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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는 장사로 80억을 번 이대봉 교수의 성공이야기
이대봉 지음 / 도서출판 JMG(자료원·메세나·그래그래) / 2001년 7월
평점 :
절판
이대봉 교수의 성공이야기는 '그저 돈을 많이 번' 사람의 이야기로서가 아니라 다음 두 가지 이유 때문에 감동적이었고 생각케 하는 바가 많았다. 이것은 소위 성공한 사람들에게서 볼 수 있는 공통점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첫번째는 성공한 사람들은 갖은 악조건과 시련에 굴복하지 않고 극복한다는 점이며, 두 번째는 자신이 추구하는 것이 명확하며, 자신만의 독특한 것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부친의 사업실패 후 저자의 가정은 아이들이 부모들의 사랑을 느끼며 자랄 수 없는 곳으로 변한다. 부친의 잦은 음주, 외박, 모친에 대한 구타와 돈 졸음 등. 급기야 모친이 가출을 하고, 부친도 더 이상 귀가하지 않는다. 졸지에 어린 두 동생의 주린 배를 책임 져야 하는 가장이 되고 만다. 그때 그는 12살이었다. 한창 감수성이 예민하고, 신체적 정신적으로 급격한 변화를 맞이할 때였다.
배고픔은 무서운 것. 시간이 지나면 빈 배는 어김없이 음식을 채워줄 것을 참을 수 없는 고통으로 협박한다. 벌이를 하기엔 너무 어렸던 저자는 구걸이 빈 뱃속을 채울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일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구걸을 하다보면 진짜 거지가 된다'는 경구와 스스로 갖추고 있던 자존심은 걸인의 뻔뻔함과 천박한 타성이 몸에 배지 않도록 한다.
현실에 대한 좌절, 부모에 대한 원망, 청소년기에 가질만한 반항심 같은 것은 사치였으리라. 어려운 환경에서도 배우고자 하는 욕구와 두 동생을 비롯한 자신의 굶주림을 해결해야 한다는 생존의 문제 앞에서는. 학비를 납부하지 못해서 시험을 못보고, 점심은 친구들의 자선으로 해결해야 하는 학교생활이 얼마나 고단했을까. 그래도 저자는 꾸준히 상위 성적을 유지하고 주위에 진실한 우정을 쌓아간다.
우연한 기회로 시작한 18년의 군생활. 생활은 안정됐고 제대와 함께 나름대로 새 인생을 시작할 돈도 모았다. 그러나 행복의 문은 저자에게 쉽게 열리지 않았다. 학창시절부터 자신을 도와주었던 절친한 친구로부터 사기를 당하여 그 동안의 노력이 물거품이 되고 만 것이다.
돈도 돈이지만 인간과 세상에 대한 실망과 배심감은 어떠했을까. 모든 것을 포기하고픈 막다른 길(자살)까지 몰리지만, 그러나 저자는 운명에 굴복하지 않았다. 사건의 순서대로 꾸밈없이 쉽게 써내려간 글들이어서 그랬는지 나는 저자의 고통이 그대로 느껴졌다. 보통사람이 감내하기 힘든 역경을 극복하고 이룬 성공이기에 거기에는 눈부심이 있다.
저자는 '산채비빔밥'으로 성공했다. 그러나 그것은 어느 날 갑자기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이 아니다. 배고픈 시절 '먹는 장사를 하면 배는 곯지 않을 것이다'는 생각을 할 때부터 그 성공은 싹이 트고, 군생활 초기에 열매가 맺혀서 18년간을 농익은 결과인 것이다.
배고픔을 면하는 것은 저자의 인생 최대의 바램이었을 것이다. 그러한 바램이 성공을 나은 배아이지 않았을까. 만약 주위에 군생활을, 그것도 명령과 지시를 주로 내렸던 장교로서 18년간을 했던 사람이 서비스업종인 식당을 하겠다고 하면 도시락 싸가지고 다니면서 말려라. 백에 구십 구는 성공하지 못할 테니까.
그러나 저자는 성공에 대한 간절한 원함으로 그런 장애를 극복해낸다. '성격이 원래 그래서'(서비스업종에 맞는 성격)라고 생각하는 것은 저자의 노력을 과소 평가하는 것이 될 것이다. 나는 아직까지 식당 운영의 아이디어를 내기 위해서 식당바닥에 스티로폼을 깔고 잤다는 사람의 얘기는 처음 듣는다.
그리고 번개불처럼 번쩍이는 그의 영업전략들. 자신을 상품화한 변신 등, 그러한 것들은 오직 그만의 독특한 노력의 성과였다. 그래서 이 책은 그 흔하디 흔한 여타의 성공담과는 다른 살아 있는 싱싱함을 느끼게 한다. 자신만이 괴로운 현실에 놓여 있다고 생각하는 자, 성공을 꿈꾸는 자, 일독할 가치가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