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개의 죽음 그르니에 선집 3
장 그르니에 지음, 지현 옮김 / 민음사 / 199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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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년 '청하' 에서 출간되어 10쇄본 까지 나온 책이며, 최근에는 민음사에서 새롭게 출간되어 독자들에게 장 그르니에의 잔잔하면서도 강렬한 문체를 보다 쉽게 느낄 수 있도록 해 주어 반가운 생각이 든다.   본문의 내용 중 다음의 글귀가 있다.

 

‘우리를 사랑하는 것들 혹은 우리를 사랑할 준비가 되어 있는 것들을 사랑하자.  우리의 보잘것 없는 힘을 남을 설득하기 위하여 사용하지 말자.’ 

 

그렇다.  시간도 없고 능력도 없다.  사랑할 준비가 되어 있는 것들을 사랑하자.  설득의 여지가 없는 것이다.

 

장 그르니에의 부드러운 문체는 언제, 어느 책을 읽더라도 독자들에게 늘상 안정감을 주는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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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밀란 쿤데라 지음, 이재룡 옮김 / 민음사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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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어떤 책들은 예컨데 독자들로 하여금  시원함과 명쾌한 정답을 안겨 주곤 한다.  물론 이러한 책들이 항상 좋다고는 할 수 없겠지만, 상대적으로 밀란 쿤데라의 [참을수 없는 존재의가벼움]은 독자들로 하여금 의문스럽기 짝이 없는 질문들을 수없이 던져 주곤 한다.  잔인하기 짝이 없을 만치 모든 질문에 대한 답은 저자는 모른체, 모두 독자 스스로 생각하도록 맡 버린다. 

공감하거나, 의심스러운 부분을 예로 보자면, 토마스가 테레사를 만나게 계기만 놓고 보자면, 무려 여섯번의 우연이 필요했었다.  과연 그는 테레사를 필연적으로 만났다고 보아야 하는가? 우연과 필연, 철학, 신화, 킷취... 그의 문학적 영역은 실로 끝도 없다.  그와 동시대에 살고 있음이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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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人 - 양장본
이문열 지음 / 아침나라(둥지) / 200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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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문열은 정말 뛰어난 작가이다특히 그의 문장력은 알아 줘야 한다.  지금껏 그의 책을 읽어 보면서 그 처럼 간결하고 어긋남이 없는 글들을 결코 접해본 기억이 없는 하다

[시인]  하나의 역사 소설이다.  다만 옛체는 전혀 쓰이지 않았고, 오히려 더욱 완벽한 현대어로 이루어져있다.   얼핏 [시인] 읽고 느낌은 이인화의  까뮈의 [최초의 인간] 대비되는 작품이었다고 생각된다.  담백한 문체에서 작품은 서로가 닮았다고 생각된다.  대개 역사소설하면, 김주영, 혹은 유현종의 역사소설을 떠올리게 되는데 그들의 문체는 지나치게 낯설고, 끈적거릴 지경이었다.  오히려 이인화나 이문열의 역사소설이 읽기는 보다 손쉽고, 오히려 감동적이라 생각된다. 

[최초의 인간] 유사한 점으로는 작품에서의 주인공 (자크와 김병연) 들이 모두 작가의 분신으로서 역할을 하였다는 것이고, 또한 아버지를 일찍 여윈탓에 끊임 없는 고통과 싸워야 했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찾을 있었다.   주인공들은 아버지의 어쩌면 무책임한 죽음 (김병연은 사실 아버지 역시 피해자이다. 할아버지가 고난의 씨앗이었으니까) 때문에, 타의적인 영향으로 고통을 받아왔다.  거기에 덧붙여 김병연은 체제라고 하는 더욱 강력한 결정타를 얻어 맞고는 더이상 일어서지 못한채, 반체제적, 무체제적 관점에서 끊임없는 방황의 길을 떠났으나, 자크는 끝내 신분의 회복을 이루어내고 만다.  자크의 경우, 오로지 가난만이 그의 불행의 씨앗이었으므로....

그래서인지 [시인] 읽으면서 사실 더욱 공감이 갔다.  이는 어찌보면, 김병연의 이중의 억압 (가난, 체제) 자크의 가난의 고통보다 하였다는 측면도 있겠고, 또한 무시할 없는 것은, 동양적 공감대로 인해 나의 감정이 동했기 때문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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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의 인간 -양장본
알베르 카뮈 지음, 김화영 옮김 / 열린책들 / 200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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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의 인간] 미완성 작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더욱 감동을 주는 책이.  어쩌면 오히려 미완성의 작품으로서, 또한 미쳐 그럴듯한 포장으로 감추어 지지 못한채로 세상에 내밀어진 작품이기에 내개 더욱 가깝게 느껴졌는지도 모르겠다.

까뮈가 부조리한 세상에 정정당당하게 맞서는 면을 존경하고, 사랑한다.  정당하게 맞선다는 의미는 어쩌면 유치한 수준으로 부조리를 고치려고, 혹은 부조리한 세상을 거역하려 한다는 것과는 度를 달리한다.  그는 오히려 더욱 당당하다.  까뮈는 부조리한 세상을 한번의 눈가림도 없이 끝끝내 쳐다보는데 당당함이 있다.  마치 공포영화를 보면서 귀와 눈을 가리는 비겁함이 그에게는 적어도 없다.  두눈을 똑바로 뜨고 부조리를 끝내 지켜보며, 그는 그러한 부조리를 우리에게 전해준다.  그리고는 그러한 부조리를 고쳐야 한다거나 맞서 싸워야 한다고 설교하지도 않는다.  그저 보여줄 뿐이며, 또한 자신 스스로 그저 그러한 부조리를 열심히 관찰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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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딱하게 보기
슬라보예 지젝 지음, 김소연 외 옮김 / 시각과언어 / 199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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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자크라캉 Jacques Lacan 고상하기 그지 없는 이론적 주제들을 현대 대중문화에서 본보기가 만한 경우들과 아울러, 또한 그것들을 통해서 해독하려는 목적을 두었다. (머리말) 이에 대해 진지한 예술가 였다고 일반적으로 동의하는 알프레드 히치코크, 필름느와르, 과학소설, 탐정소설, 감상적인 키치 Kitsch, 스티븐 까지 거슬러 올라가게 된다.  

자크 라캉을 이해하지 못하고 책을 읽는 다는 것은 불가능 해 보인다. 1부에서 라캉의 이론을 아주 단순하게 설명하고는 있으나, 그것만으로 이책을 읽기 위한 백그라운드의 형성에는 너무도 그의 이론이 난해해 보일 수 있다. 

더구나 책을 이해할 없었던 이유 중의 하나로 옮긴이의 번역에 다소 문제가 있다고 보인다.   번역하는 자신도 책의 내용을 올바르게 이해했을까?  내가 이해 되는 부분은 그들도 이해 했겠고, 그들이 이해 못하는 부분들은 역시 이해 못했을 거라는 추측이 든다.

어렵고 난해한, 그러면서도 읽어볼만한 책을 번역했다는 점은 높이 평가할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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