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ne 10 - 언제까지나
루시 M. 몽고메리 지음, 김유경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02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Anne 시리즈에 중독되어 소녀시절을 보냈던 나로서는, 동서문화사의 이번 완역 판본이 고맙기도 하고 조금 섭섭하기도 하다. 새로 예쁜 옷을 갈아입고 나와주어서 많은 사람이 읽어주는 거야 당연히 고마운 일이지만, '최초 완역본'이라고 선전문구에 척하니 박혀 나오는 건 껄끄럽다. 내가 기억하는 Anne 시리즈의 완역본은 역시 동서문화사에서 하얀 하드커버로 나왔던 '박순녀'씨 번역의 12권 시리즈이고, 익숙한 게 좋아보이기 때문인지는 몰라도 새로 나온 김유경씨의 번역보다는 확실히 그쪽이 더 '몽고메리의 스타일'을 잘 살려주고 있다는 생각이 드니 말이다. 다른 출판사에서 나온 것도 아니고 같은 출판사에서 나온 책인데 왜 새로 번역하는 수고를 했는지(미묘하게 몇 부분이 달라졌을 분 전체적인 번역이 크게 달라진 것도 아니다), 그러면서도 각 책의 한국어 소제목은 왜 이전 시리즈의 것들을 그대로 갖다 붙였는지...이번 앤 시리즈는 내게는 여러 모로 미스터리다.

이번 시리즈에서 아마도 유일하게 이전의 12권 시리즈에 포함되지 않은 부분이 있다면 바로 마지막 10권 후반부의 '앤의 크리스마스' 라는 제목으로 실려있는 14편의 단편이다. 제목 그대로(그러나 앤은 어디에도 등장하지 않는다. 잉글사이드라는 집이 단편 중 하나에 등장하는데, 거기 사는 가족들마저 앤의 가족은 아니라서 조금 당황스럽긴 하다) 크리스마스에 관련된 짧은 단편들을 모아놓았다. 어렵고 힘든 크리스마스를 맞는 사람들에게 주어지는 뜻밖의 선물과 관련된 이야기가 많은데, 조금은 싱겁고 단순하기도 하지만 아기자기하고 따뜻하다.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아이들에게 읽어주면 함께 마음 따뜻해질 수 있는 내용이니, 크리스마스 케잌과 함께 이 책 한 권쯤 같이 준비해도 좋을 듯 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