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4강 신화의 비밀
이용수 외 지음 / 시공사 / 2002년 9월
평점 :
절판


월드컵이 끝나고 수많은 관련 도서들이 쏟아져 나왔다. 월드컵 화보집, 히딩크 자서전을 비롯한 선수들의 자서전 혹은 에세이집, 히딩크의 리더쉽을 분석한 책들, 현장기록 혹은 리포트, 기사 축쇄본, 심지어는 월드컵 기간에 떠돈 유머를 모은 책(이런 책까지 관련도서에 넣어야 할 지는 모르겠지만)까지.

월드컵 기간의 신문기사부터 시작해서 그런 책들을 다 어지간히 섭렵한 나에게도, 이 책은 꽤 재미있었다. 지은이로 되어 있는 이용수 위원의 이름을 믿고 산 책이었지만 사실 글쓴이는 대부분 모 스포츠 신문사의 기자들이라고 하는 편이 옳을 것이다.(책 표지에는 분명히 이용수 '외'라고 되어 있으니 할 말은 없다. '외'라는 말은 항상 무섭다).

스포츠 신문에 대해 꽤 시니컬한 시각을 가지고 있긴 하지만, 이 책의 진실성은 그럭저럭 믿을만해 보인다. 쉽고 편하게 읽히지만 흥미 위주의 작문 흔적은 별로 없고, 다른 매체에서 접했던 얘기와 크게 어긋나는 부분도 없다. 이제까지 알려지지 않았던 여러 뒷이야기들이 꽤 흥미롭고, 함께 월드컵을 가장 근처에서 지켜본 코칭스태프들, 이용수 위원장을 비롯한 박항서, 정해성, 김현태 코치, 최주영 재활 트레이너, 전한진 통역담당 과장, 김대업 주무 등의 육성을 군데군데 삽입시켜서 현장감과 진실성을 부여한 구성 역시 효과적이다.

일방적으로 한 사람의 시각으로만 서술되는 자서전에 드러났던 모습과는 달리 대표팀과 히딩크를 지나치게 영웅시하지 않고 그나마 객관적으로 보고 있는 점도 개인적으로는 마음에 들었다.

아뭏든, 내가 읽은 월드컵 관련 도서 중에서는 가장 생생하고 객관적인 편. 아직도 지난 6월을 생각하면 가슴이 뛰는, 그래서 한순간이라도 그때로 돌아가고 싶은 축구팬에게라면 즐거운 시간여행이 될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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