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시터 긴! 4
와키 야마토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02년 3월
평점 :
절판


일단 설정이 기발한 만화다. '긴'이라는 베이비시터가 의뢰를 받아 여러 가정을 돌아다니면서 아이와 부모가 안고있는 문제를 치유해주고 떠나는 이야기가 옴니버스식으로 반복되는 전체적인 스토리 라인은 무난하고 평범하다. 그러나 메리 포핀스 차림을 즐겨하는 이 긴이 사실은 아기를 너무나 사랑하지만 자신이 아이를 낳을 수 없어 베이비시터라는 직업을 택한 게이 남성이라는 황당한 설정이 이 작품의 양념이다.

전반적으로 유쾌하고 가볍고, 이런 표현은 좀 그럴지도 모르나, 그야말로 만화적이다. 긴이 만나는 여러 부모와 아이들이 가지고 있는 문제는 단순하고, 해결책도 단순하다. 그러나 부모들이 가지고 있는(사실 아이들이 가지고 있는 문제는 별로 없다. '천사들'에게 문제를 일으키는 건 사실 다 어른들이 아니던가) 문제는 어찌보면 누구에게나 생길 수 있는 현실적인 것이라서 이 만화가 생명력을 얻게 되는지도 모르겠다.

아이를 엘리트로 키우기 위해 어린 시절부터 온갖 과외로 들들 볶아대는 엄마(당연히 그 기저에는 자신의 열등감이 숨어있다. 지나치게 전형적이라 하겠지만, 세상엔 이런 엄마들이 천지다), 육아에는 전혀 관심없이 아내에게만 맡겨두는 무책임 아빠, 혼잣몸으로 아이들을 키우느라 다정하게 안아줄 시간도 없는 또다른 엄마.....문제 리스트는 끝이 없지만, 다행히도 긴의 손길이면 모두 해결된다. 그러나 사실 긴이 해주는 것은 그들이 문제를 올바로 쳐다보게 만드는 것이고, 결국 해결책은 당사자들의 깨달음이다.

뻔하다면 뻔하고 황당하다면 황당하지만, 그래도 유쾌하고 따뜻해서 나는 이 만화가 좋다. 워낙 요리와 아이가 나오는 만화라면 다 좋아하는 내 취향 때문인지도 모르지만, 세상이 너무 버석버석해보일때 한번쯤 기분좋게 읽어볼 만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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