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피 메이크 업 7
아이카와 모모코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02년 4월
평점 :
절판


요즘 저에겐 화장이 필요악입니다. 인젠 화장을 '해도 되는' 나이를 넘어서, 화장을 '해야 하는' 나이가 되어 버리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안하고 다니기엔 어딘가 민망하고, 매일 아침 하려니 참 귀찮은 일이 되어버린거죠. 화장하는 게 일상이라기 보단 이벤트였던 과거에는 오히려 화장이 더 즐거운 일이었던 것 같은데요.

이 만화, 해피 메이크 업'은 화장품 메이커 마벨의 판매사원 레이코가 문제점을 안고 찾아오는 손님마다 메이크업을 통해 해결책을 찾아준다는 옴니버스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얼핏 보면 마벨의 화장품은 만병통치약 같습니다. 그렇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화장품은 어디까지나 도구 역할을 할 뿐, 레이코가 손님들에게 찾아주는 것은 자신감과 자기애지요. 화장을 통해 스스로를 아름답게 만들고, 그로 인해 자신감을 가지고 스스로를 사랑하게 되는 것이 이 만화의 주된 주제니까요.

물론 플롯은 지나치게 단순하고, 사람들은 어이없을 만큼 간단히 행복해집니다(코스메의 마법.이라는 명목으로요). 이런 단순함에도 불구하고 이 만화가 재미있는 건 스토리성이 강한데다 각 에피소드마다 등장하는 메이크업 제품들의 설정이 흥미롭기 때문이겠지요. 만화의 주된 소재가 되는 화장품을 작가가 좋아한다는 것이 느껴지고, 화장품의 아기자기함을 즐기면서 만화를 그린다는 게 느껴져서 보는 사람도 기분이 좋아집니다.

현실은 물론 이렇게 간단하지 않지요. 그렇지만 뭐 어떻습니까. 지루한 일상이었던 화장이 이 만화를 보고 나면 잠시라도 가슴 설레는 이벤트처럼 느껴지니까요. 레이코 같은 착한 마녀가 있는 화장품 가게가 있다면 저도 한번 찾아가 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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