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미도 - Silmido
영화
평점 :
상영종료


1. 대강의 소재만 알고 보러간 영화라서, 영화 후반부로 가면서 계속 픽션이 많이 섞인 내용이기를 빌었다. 보고 나서 찾아봤더니 95%는 실화인 모양이다. 이 영화에서 가장 소름끼치는 부분이다.

2. 권력에는 항상 문제가 뒤따르지만 가장 곤란한 문제는 무책임이다. 그들이 아무리 사형수라고는 해도, 헛된 희망만을 주입했다가 결국은 저런 식의 수수방관이라니. 실제의 그들은 아마도 내가 접할 일도 이해해야 할 일도 없을 사람들이었겠지만, 그래도 영화속의 그들 때문에 지독하게 마음이 아팠다. 울었다.

3. 안성기를 이해한다. 스스로 머리에 총을 겨눌 수 밖에 없던 그 심정을. 나라도 아마도 그럴 수 밖에 없었겠지.

4. 이 부분은 아마도 연출이었겠지만, 마지막에 자신의 이름과 주민등록번호를 피로 쓰던 훈련병들. 허준호의 손에서 떨어지던 사탕 봉지와 함께 제일 가슴 찡한 부분이었는데, 아마도 한국인이 아니면 이해하기 힘들 코드다 싶기도 하다.

5. 주인공들만이 아니라 훈련병과 기간병 개인 한 사람 한 사람이 나름대로의 존재가치를 가진 개체인데 그들이 외부 권력에 의해 일괄적으로 말살당한다는 것이 영화보는 내내 나를 괴롭혔다. 그러나 인간이란 간사해서, 강간을 저지른 훈련병 둘의 죽음은 유일하게 슬프지 않은 죽음이었다. 강간당한 여선생의 삶은 그들이 망쳐놓은 것이니까. 사실 살펴보면 모두들 그 정도 범죄는 저지르고 들어왔을지도 모르는 사람들이지만, 눈으로 본 것과 보지 않은 건 차이가 크다.

6. 설경구, 안성기, 허준호, 정재영...배우들도 모두 빛났다. 한국영화를 한층 더 영화답게 만들어주는 그들에게도 감사를.

7. 실미도는 무의도 옆이란다. 모 축구 선수의 고향이라고 해서 처음 지명을 들었던 곳인데 요즘 천국의 계단 촬영지까지 들어와서 이래저래 유명세를 타고 있나보다(그 축구선수랑 비슷하군..). 기분내키면 한번쯤 가볼까 싶어졌다. 영화의 흔적은 거기 없다는 건 알지만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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