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텝포드 와이프 - The Stepford Wives
영화
평점 :
상영종료


0. 꼭 보려고 했던 영화인데, 게으름피다가 코 앞 극장에서 하는 거 놓치고 압구정까지 보러 갔다 왔습니다. 스포일러 만땅이예요..(라지만 어차피 이번주면 다 내릴 듯 하니).

1. 저야 70%가 니콜언니, 때문에 보러 간 영화인데, 니콜 키드만도 얼굴에선 나이든 태가 조금 나긴 납니다만 몸매는 여전히 나이스 그 자체더군요.

영화 보면서 내내 니콜 키드만이 꼭 한번은 저 '스텝포드 와이프'가 된 모습으로 나올 거라고 생각했는데, 역시나...스텝포드 와이프들의 가장 큰 특징이 바비인형 스타일이라는 건데, 바비인형으로 제일 어울리는 니콜이 금발 휘날리며 나오지 않을 리가 없지요. 입고 나온 드레스도 완전히 인형옷;;;;(바비인형 사면 처음 입고 나오는 기본형).

근데 그러고 나와서 애교떠는 모습 보고 있자니, 니콜이 좀 더 어릴때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풍의 영화에서 남부처녀 역할을 했으면 끝내줬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인젠 좀 늦었고, 아쉬워요. 그 얼굴에 그 몸매에 그 애교..진짜 멋졌을 텐데 말이죠.(아, '콜드 마운틴'에서 남부처녀로 나오긴 했지만 그건 좀-_-;;;)

2. 스텝포드란 마을 전체가 무슨 '마사의 키친'에 나오는 세트 같고, 와이프들은 다들 가사도 퍼펙트, 외모도 퍼펙트한 그 설정, 솔직히 말하자면 일단 눈은 즐겁더군요. 그런 면에서 보면 거기 나오는 남편들도 조금은 이해가 가긴 가는....뭐 이렇게 나이브하게 말할 수 있는 것도 극중에서 머리 속에 나노칩을 심어서 여자들을 바꿔놓는다는 그 수술이라는 거 자체가 너무 황당하게 설정되어 있어서 별로 위기감이 안 들었기 때문인지도 모르지만요. 아니 뭐 얼굴 이쁘고 몸매 쭉 뻗고 가사일 잘하고 크리스마스 트리에 매다는 장식품보다 더 복잡한 일에는 관심이 없는 여자들이 오글오글 모여서 방긋방긋 웃고 있는게 나름대로 보기 좋았다고 하면 욕먹을지도 모르지만, (아는 사람은 아는) 제 최근의 행보를 돌아보니 그걸 꿈꾼 남자들이 조금은 이해가 갔다는 거죠 뭐.....

그렇지만 사실 제가 저 스텝포드 와이프에 등장하는 류의 장면들을 보기 좋아하는 건, "저렇게 되고 싶어서"라기 보단 "저러고 사는게 얼마나 어려운 지 아니까" 보는 것만으로 흐뭇해, 쪽에 더 가까운 거 같긴 해요. 여자들이 모피니 보석이니 휘감고 쉬크하게 나오는 건 별로 안 좋아하는데, 저런 파스텔 톤 옷+멋지게 세팅한 머리+퍼펙트한 가사 실력+꽃과 나무 가득한 햇살 쏟아지는 배경..이런 건 너무 취향이라서 ㅠ_ㅠ. 영화 자체의 플롯은 상당히 엉성함에도 불구하고 그야말로 눈이 즐거워서 좋았다니까요.

3. 니콜 언니도 니콜 언니지만, 조역으로 나온 베트 미들러랑 글렌 클로즈의 연기도 좋았고, 그 게이 역을 한 남자배우 연기도 재밌어서, 배경이랑 조역들 연기 보는 재미가 쏠쏠했어요. 특히 마지막 장면에서 글렌 클로즈의 블랙 코미디는..

1975년에 만들어졌던 영화를 리메이크 한 거고, 원작이었던 아이라 레빈의 소설은 당시 '페미니즘의 상징'이었다는데..75년작 영화는 섬뜩한 스릴러였다는데 이번 영화는 코미디더군요. 글쎄, 플롯이 얼마나 바뀌었는지는 모르지만 이 플롯 대로였다면 진지한 스릴러가 되기엔 너무 개연성이 약하고, 코미디인 편이 나을 거 같긴 한데 말이죠. 앞에서도 말했지만 그 여성개조에 대한 부분이 너무 나이브하게 설정된데다 그 해결법도 좀 황당해서, 진지해지긴 어려웠다는..

4. 처음에는 남자들의 환상이나 반란으로 보였던 영화는 결국 그 배후에서 모든 걸 조종한 것 조차 여자였다는 결말로, 철저하게 남자들을 바보로 만들어 버리더군요. 남자들이 보면 무슨 생각이 들까, 싶었는데 앞자리 커플 중에 남자분은 "영화 정말 재밌다"라고 농담인지 진담인지 알 수 없는 말투로 이야기하면서 나가긴 하던데...암튼 여자들끼리 보기에 훨씬 좋은 영화긴 해요. 파자마 파티 같은데서 틀어놓고 같이 웃으면서 보면 딱 좋은.

5. 니콜의 남편역으로 나온 매튜 브로데릭은 한때 나름대로 미소년 청춘스타였던 거 같은데, 정말 곰돌이풍 이웃집 아저씨가 되어 버려서 세월의 무상함을 절감.

그렇지만 영화관 로비에 헐리우드판 "쉘 위 댄스" 포스터가 붙어있었는데, 거기 나온 수잔 서랜든 언니 얼굴이 저게 정말 46년생 여자의 얼굴 맞나 싶을 정도라서, 세월이 누구한테나 똑같이 흐르는 건 아니구나..라는 생각도. 46년생이면 저희 엄마랑 동갑인데, 거짓말 안 보태고 포스터의 얼굴은 제 나이에 더 가까워 보이더라구요-_-;;;.그 젊음의 비결은 멋진 연하남편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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