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6월 4일의 문장


세상의 선을 자라나게 하는 일은 역사에 남지 않는 보편적인 행위들에 달려 있다. 우리가 그렇게 나쁜 일을 겪지 않을 수 있었던 이유의 절반은 드러나지 않는 삶을 충실하게 살아 낸 사람들 덕분이고, 나머지 절반은 아무도 찾지 않는 무덤에 묻힌 사람들 덕분이다.


- 조지 엘리엇 - 좋은 생각 5월호 발췌


ㅁ 내가 이 문장을 처음 읽을 그 순간에, 버스를 타고 있었다.


바로 앞에 버스 운전기사님이 있었고, 바로 뒤엔 한 할머니가 앉아 있었다.


그들의 일들이 바로 이 '드러나지 않는 삶을 충실하게 살아 낸 사람들'이라는 생각에,


문득 울컥해진다. 나머지 절반은 무덤에 있다는 말에 내가 알지 못하는 누군가들,


가령 내가 지나온 모든 시간에서 스쳐간 사람들의 충실한 삶 덕분에,


내가 이 자리에 있다는 생각이 들었고,


마치 칼세이건이 말하는 '창백한 푸른 점'처럼 (물론 맥락이 좀 다르지만)


내가 뭔가 대단한 존재가 아니라는 걸, 거대한 세상의 흐름에 나는 단지 지나가는 점이라고


새삼 느끼게 되는 문장.


ㅁ 역사를 배우면 무척 대단한 사람들이 존재하고, 그들이 세상을 바꾸었다는 편협에 갇히지만,


사실 수많은 사람들이 살아가서 쌓아둔 결과물이 지금 현재라는 사실.


역사에는 보이지도, 배우지도, 무엇보다도 알 수 없었던 그들에게


잠깐동안만이라도 경의를 표하고 싶다.


ㅁ 하루를 담는 문장 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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