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2월 12일의 문장
내가 경험한 가장 아름다운 시절은 언제일까? 그 시절에 대해 쓰면 아름다운 문장을 쓸 수 있다.
김연수(월간 [좋은생각] 2월호 발췌)
ㅁ 이 문장. 읽고나서 주춤하게 만드는 문장. 내가 억지로 쓸려던 글을 돌아보게 만드는 문장.
ㅁ 글을 쓰다가 보면 툭툭 막히는 부분이 있다.
그게 뭔지 모르겠지만, 그 순간만큼은, 답답하기 그지없다. 내용이 생각이 안나기도 하고,
아니면 뭔가 앞쪽과 안 어울리는 느낌도 들고...
여기가 어딘지 몰라서 두리번두리번거리는 어린 아이와 같이
마냥 어쩔 줄 몰라서 울고싶은 아이가 되어버렸다.
그 뒤로 막힌 글을 그대로 둔 채, 나는 그 아이를 외면하고 있었다.
그런 와중에 저런 문장을 보았다. 내가 쓸려던 글은 결국 예쁘게 꾸며진 속 빈 강정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 문장들 안에는 아무런 영혼이 들어있지 않았다. 그래서 더 이상 진도를 나가지 못했다.
다시 처음부터 글을 쓰자.
모든 걸 덮고, 내가 잘 쓸 수 있고, 열정적으로 담을 수 있는 문장들을 쓰자.
그런 생각이 드니 글 쓰는게 무섭지 않아졌다.
아름다운 시절이 언제였을까. 내가 걸어온 그 길을 다시 돌아가는 길엔
이미 다 아는 사실들의 현장이지만, 놓쳤던 것들을 볼 수 있을 꺼란 기대가
몹시 설레게 만든다. 그 시작의 하루가 바로 오늘이었다.
ㅁ 하루를 담는 문장 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