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9월 4일의 문장


자신이 이 세상에 어떻게 스며들 것인지를 신중하게 결정하고 나면 이미 녹아 없어져 있지.


[한 스푼의 시간](위즈덤하우스) - 구병모


ㅁ 아마 세제에 비유한 이야기인 걸로 기억한다. 세탁소를 오래 한 '명정'의 말이다.


그를 보며 문득 뭐든 오래하면 거기서 인생의 진리를 발견하게 되는가 보다.


세탁소뿐이랴. 어떤 일이든 오래한 사람들, 한 마디로 달인, 장인 뭐 어떤 말로도 표현할 수 있다.


그들에겐 각자가 하는 일 자체로 삶의 진리를 깨우친 게 아닌가 싶다.


ㅁ 저 문장은 마치 내가 신중하게 결정해도 어자피 녹아 없어지니, 그냥 되는대로 살아라.


그런 소리로 들린다. 책을 처음 읽을 당시에는 그렇지 않았던 걸로 기억하는데...


그래서 찾아봤는데, 앞에 문장이 필요하다.


너는 지금까지 사람이 밝혀낸 한도 내에서 우주의 역사를 모두 알고 있을 거다. 우주의 나이가 137억 년을 조금 넘나 그렇다지. 그 우주 안의 콩알만 한 지구도 태어난 지 45억 년이나 되고. 그에 비하면 사람의 인생은 고작 푸른 세제 한 스푼이 물에 녹는 시간에 불과하단다.


음...


여기서 '너'가 누군진 말하지 않겠다. 책을 보면 알테니까.


어쨌든 인간의, 그리고 우리의 고민이나 생각이 엄청나게 먼지티끌보다 못한단 소리인가 보다.


천문학을 공부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코스모스나 천문학을 하면서 정말 내 존재 자체가 너무 허무할 때가 있었는데


마치 그런 느낌이랄까.


그렇다고 삶 전체가 회의적이라고 결단 내려선 안되겠다.


그 먼지티끌보다 못해도 그 안에서 나름의 의미와 가치, 행복, 기쁨, 재미 등을 느끼면서


그렇게 살아가는 거니까.


존재가치의 의문에, 삶의 허무에, 그리고 과거의 회상까지


생각해본 오늘.


ㅁ 하루를 담는 문장 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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