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최대한 밝게, 그러니까 최대한 매력적으로 우리는 자신을 상대방에게 알린다. 그러나 상대방이 우리 쪽으로 다가오든 아니면 다른 길을 선택하든 그것은 전적으로 상대방의 자유 의사에 맡겨야 한다. 우리는 상대방이 우리를 선택하든 말든 상관하지 말고 최대한 노력을 기울이면 된다. 다시 말해 강력하고 매력적인 빛을 비추기만 하면 된다.

페란 라몬-코르테스의 <등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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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뭐라고 해도 등대는 진실이다.
하지만 배가 어떻게 가야 하는지 하는 것은 등대의 강렬한 불빛이 가리키는 의미도 있겠지만 전적으로 배를 운항하는 선장의 믿음에 따른 것이다.
진실은 믿음 속에 있다.
믿을 수 없는 것들 속에서는 진실도 마찬가지로 믿지 못하는 것들의 하나이다.
무엇을 있는 그대로 보여준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렇다고 모든 것을 다 보여줄 수도 없는 일이다. 그것이 진실이든 거짓이든 있는 그대로 보여준다고 해서 있는 그대로 보여지지도 않는다.
중요한 것은 어떻게 믿느냐, 누가 믿느냐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이다.
선장이 등대의 불빛을 믿고 배의 방향을 틀 듯 등대는 믿음의 가치이다.
이 세상의 가장 큰 믿음은 사랑이다.
삶 또한 그럴 것이다.
<황인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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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드럽게 한 여인이 내게 노래 부른다 황혼의 시간에.
노래는 세월의 먼 추억의 길로 나를 이끌어가서,
나는
한 아이가 피아노 아래 앉아 있고
피아노의 울려퍼지는 소리와
그리고 노래하며 미소짓는 어머니의 균형잡힌 작은 발을 본다.

나도 모르게 훌륭한 노래 솜씨는 나를
옛날로 데려가 내 가슴을 울린다.
일요일 밤. 밖은 겨울.
아늑한 방에는 찬송가 소리. 고음의 피아노가 선창을 하고.

이젠 검은 피아노의 아파시오나토에 맞춰
가수가 소프라노를 뽑아도 감동이 없다.
내 어린 날의 아름다움이 되살아나
추억의 홍수에 내 어른은 떠내려가고,
나는 아이처럼 옛날 생각으로 목놓아 운다.


D.H.로렌스의 시 <피아노>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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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옷을 빨면 쉽게 해진다는 말에 빨려고 내놓은 옷을 다시 입는 남편의 마음은 여리지만 아름답습니다. 일어나야 할 시간인데도 곤히 자고 있는 남편을 보면서 깨울까 말까 망설이며 몇번씩 시계를 보는 아내의 마음은 여리지만 아름답습니다. 꽃 한 송이 꺽어다 화병에 꽂고 싶지만 이제 막 물이 오르는 나무가 슬퍼할까 꽃만 쓰다듬다 빈손으로 돌아오는 딸아이의 마음은 여리지만 아름답습니다. 옷가게에 가서 어울리지 않는 옷 한번 입어 보고는 그냥 나오지 못해 서성이며 머리를 긁적이는 아들의 마음은 여리지만 아름답습니다. 봄비에 젖어 무거워진 꽃잎이 불어오는 바람에 떨어질까 봐 물기를 조심스럽게 후후 불어내는 소녀의 마음은 여리지만 아름답습니다. '사랑한다'고 말해 버린 그 한마디 말 때문에 헤어지고 싶지만 떠나지 못한체 약속 장소로 향하는 여인의 마음은 여리지만 아름답습니다. 아이의 거짓말에 회초리를 들었지만 매 맞는 아이보다 가슴이 더 아파 회초리를 내던지고 아이를 끌어안는 어머니의 마음은 여리지만 아름답습니다. 가볍게 업을 수 있지만 업어 주면 몸이 더 약해져 다시는 외출을 못하실까 봐, 등굽은 어머니의 작고 힘겨운 보폭을 맞추어 걷는 아들의 마음은 여리지만 아름답습니다. 좋은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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