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는 내 감정들을 확인시켜준다.
몇몇 사랑은 비를 견뎌내지 못했다. 굳게 착색되지 못한 그 색깔들이 빗물에 씻겨 바래버렸다. 비는 붉은빛을 받아 삶에 이미지를 가져다주는 사진 현상액처럼 작용한다. 그것은 감정의 결정 작용을 완성한다.
가끔 비는 나를 대상 없는 사랑에 빠져들게 한다. (...) 하지만 그 짝 없는 사랑은 머지않아 실현된다.
비는 전조의 효력을 가지고 있다.
남동풍이 폭풍우를 예고하듯, 비는 내가 사랑할 여자를 예고한다.
비는 우리가 사랑에 빠지는 것처럼 내린다.
예보를 무색하게 만들며 느닷없이.

마트랭 파주의 <비>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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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일을 하거나 하지 않는 것은 나의 형식이다.
삶이라는 것은 지향하는 모양이며 이 형식을 유지하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그 속에 저마다의 가치가 있다.
나는 분명한 형식을 가진 의미이다.
<황인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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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집일지라도 마당을 깨끗이 쓸고
가난할지라도 여자가 머리를 곱게 빗으면
외관과 외모가 화려하지 않아도 품위가 우아할 것이다.
훌륭한 사람이 가난하고 불행해지더라도
어찌 자기 스스로 피폐해지고 해이해질 것인가.

한용운의 <채근담2> 중에서 '가난하더라도 자기를 가꾸라
홍자성의 <채근담>을 한용운 선생이 우리 현실에 맞도록 쓴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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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갑자기 삶이 지루하다고 생각되거나, 낯선 내가 나와 맞서는 것을 본다. 지금의 나를 보면, 나는 어제와 다르게 변해있다. 문득 그런 나를 발견하게 될 때 어떤 무서움 같은 것을 느끼기도 한다.

나는 앞으로 어떻게 변할 것인가에 대해 스스로 물음을 던져본다. 원하지 않는 내 모습과 마주친다는 것은 정말 끔찍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매일같이 면도를 하기 위해 아침마다 거울 앞에서 바라보는 얼굴에 대한 얘기가 아니다.

점점 말라비틀어져가는 영혼으로 어떻게 행복할 수 있겠는가.

노후를 대비해 연금을 붓거나 펀드에 투자를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괜찮은 내가 있다면 괜찮은 나로서 계속 멋지게 내게 남아 있게 할 수 있다면 그것이 나머지 인생을 구원하는 일일 것이다.
<황인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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