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실은 삶의 본질이자 인간의 숙명이다
아내를 자살로 떠나보낸 어느 남편의 이야기: 영화 〈라우더 댄 밤즈〉외상적 사별 그 직후: 영화 〈데몰리션〉
무엇을 잃었는지도 모르는, 이름 없는 슬픔 마주하기: 영화 〈그녀의 조각들〉
삭제하지 못한 죽음, 디지털 데이터로 멈춰 세운 상실: 블랙 미러 시리즈 2 〈돌아올게〉
상실 경험을 상실한 학교: 영화 〈라자르 선생님〉
자살이 던지는 비통한 질문: 영화 〈환상의 빛
자식을 잃은 부부의 애도: 영화 〈래빗 홀〉
가해자와 피해자의 용서와 애도: 영화 〈매스〉
어린 시절 떠난 부모를 기억하는 법: 영화 〈애프터썬〉
삶의 끝자락에서 묻는 존엄한 죽음과 사랑: 영화 〈아무르〉
총 10편의 영화의 공통점인 죽음이라는 주제들로 우리들은 죽음과 상실, 애도와 회복을 다루지 않으며 왜 우리는 슬픔앞에서 이렇게 서툴수 밖에 없는가라는 질문을 하며 슬픔의 감정을 이해하고 자신의 상태를 설명할 언어를 갖지 못한 사람들로부터 충분히 슬퍼하고 불안해 하지 않아도 된다는 무언의 위로가 담겨있다.
그러면서 저자는 죽음의 방식과 사별관계에 따라 애도의 경로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세밀하게 구분한다.
저자는 임상심리학박사이자 임상심지전문가로 2014년 중앙심리부검센터 부센터장으로 근무하며 한국형 심리부검 체크리스트를 개발했다. 이를 바탕으로 국내 자살 사망자 데이터베이스 구축의 기초를 마련했고, 전국의 자살 사별자들을 만나며 상실과 애도, 자살을 둘러싼 우리사회의 고통에 깊은 관심을 갖게 되었다. 저서로 <우리는 모두 자살 사별자입니다> <여섯 밤의 애도> <누군가의 곁에 있기> 등이 있으며, 자살 사별자 뿐 아니라 예기치 않게 누군가를 잃은 사람들, 기꺼이 그들 곁에 있고자 하는 이들의 편안하게 애도할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애쓰고 있다.
내가 무엇을 하고 있다 라는 의식없이 자동적으로 굴러간 시간들이었을 겁니다.
하지만 이제 습관처럼 할 수 없게 되어버린거죠.
우선 아무것도 할수 없는 '멈춤'상태에 놓여 있음을 인정하고 충분한 시간 동안 거기에 머물러야 합니다.
아무리 발버둥쳐봐야 해결한 방법은 없습니다 .발버둥칠수록 점점더 고통의 늪에 빠져들기 마련입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상실의 범주는 넓습니다. 어떤 상실은 한 사람의 삶을 지배할 정도로 크게 다가오기도 합니다. 클라이맥스를 뭉텅 거둬내 맥이 다 빠져버린 이야기처럼 '그때 잃어버린 것'을 이야기하지 않고서는 '나'라는 사람을 설명할 수 없는 경험 같은 것이 그런 상실 이죠. 개인차가 있지만 여기 해당하는 상실이 '외상적 사별'인 경우가 많습니다.
샤이니 멤버 종현의 X 팬계정에는 과거의 오늘, 언론에 노출된 종현의 스케줄 사진이 업데이트됩니다.
종현 본인의 계정도 그대로 남아있습니다. 2017년 4월 24일을 끝으로 종현의 계정에는 더이상 새로운 소식이 올라오지 않지만 그를 기억하고 사랑하는 팬들은 그의 계정에 방문해서 글을 남기고 있습니다.
한 사람이 죽음으로 이세계와 작별했지만, 디지털 공간에 그의 흔적은 떠나지 못한 채 남아 있습니다.
나아가 과학기술은 그를 사랑하는 이들의 바람에 따라 그 사람을 이 세계에 오래도록 머물게 할 수도 있습니다.
자살은 남겨진 사람에게 어쩔 수 없이 '이유'를 찾아 처절한 방황을 하게 만듭니다.
그것이 설령 답이 될수 없고 불완던하더라도 말이죠.
계속 붙잡는것과 완전히 끊어내는것 사이 어딘가에 상징적이고 의미 있는 방식으로 그 마음을 전환해 볼 수 있습니다.
가까운 이의 죽음들을 겪고 난 이후 가끔 슬픔을 느끼는 감정이 무엇이었는지, 잊어버리게 되었을 때가 있었다.
슬픔이 서툴었고, 또 다른 슬픔을 받아들이고 싶지 않아 피해다니기도 했었다. 슬픔을 만나면 모르는 척 외면하기도 하고, 오히려 더 담담하게 아무렇지 않은 척을 해왔다. 그러다가 보니, 내가 지금 이상황에서 이런감정이 생기는게 맞나? 싶을정도로 아무렇지 않은 날 일상에서 울컥하던 순간이 생겼다. 오히려 슬픔을 마주하지 않고 회피하다보니 아무때나 찾아왔던게 아닐까 싶다.
이책에서는 다양한 상실의 경험들을 다룬다. 영화속장면의 이야기의 상실이지만, 읽는 나는 나의 상실이었던 기억이 떠오르기도 하고, 그때가 문득 떠올라 슬프기도하고, 이책을 읽으며 다양한 감정들을 느꼈던것 같다. 나는 그래서 나의 상실을 어떻게 극복해 냈을까?
라고 곰곰히 생각해보니 난, 상실을 받아들이고 사라진 뒤에도 내안에 계속 남아있는 자리라고 생각했던것 같다. 억지로 잊으려 하지 않고, 흘러가는대로 살아가며, 행복함을 채워가다보니 자연스럽게 상실은 내 안에 흐릿하게 남게 되었던 것 같다.
그래도 전에는 괜찮다가도 가끔 무너질때도 있었지만, 이제는 안간힘 쓰며 죽음을 무덤덤하게 없음을 외면하려고 하지 않는것 같다.
하지만 슬프게도 나는 아직 남아 있는 내인생의 앞으로의 상실이 무섭다.
*출판사 ' 아몬드'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직접 읽고 쓴 주관적인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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