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문화의 이중성, 일본은 왜라는 의문에 대한 궁극적 해답을 담은 책이다.
일본은 지리적으로 한국가 가까우면 역사적으로 끊임없이 적대와 협력을 반복해왔다.
문화적으로 익숙하고 비슷한 구석이 있으면서도 서로 도저히 이해할 수 없을 만큼 낯설고 다른면도 있다.
과거의 문화뿐만 아니라 현대의 문화도 그렇다. 세부적으로 파헤치면 서로 다른 사상과 문화들을 가지고 있다.
제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1944년, 미국 정부는 인류학자 루스 베네딕트에게 일본 문화를 연구해달라고 요청했다.
당시 미국에게 일본은 가장 낯설고 예측하기 힘든 적이었기에 효과적으로 대처하려면 일본인의 행동 양상을 파악할 필요가 있었다.
베네딕트는 방대한 자료조사와 미국거주일본인들의 도움으로 일본문화를 탁월하게 분석했다.
한없이 겸손하고 친절한 국민성을 보이면서도 때로는 군국주의로의 회귀와 혐한을 외치는 일본을 우리는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국화와 칼』은 이러한 의문에 대한 해답의 출발점으로 삼아야 하는 책이다.
나 또한 일본은 여행하기 좋은 나라, 전체적으로 바라보는 일본인들과 일본문화에 대해서는 긍정적이고 우호적이지만
과거의 일본이 한국에 한 역사적인 사건을 마주하면 일단 바라보는 시각부터가 달라진다.
처음에는 이책의 제목이 왜 국화와 칼일까, 국화가 가지고 있는 대체적인 상징을 뜻하는것일까,
칼은 일본의 칼을 상징하는것일까 궁금했는데 12장의 끝에 이르면 ‘국화’와 ‘칼’이라는 상징에 담긴 의미를 중층적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일본인에게 ‘칼’은 단순히 무력과 공격의 상징만이 아니다. 일본인은 자기 몸을 ‘칼’에 비유하며 ‘녹이 슬지 않게 관리할 책임’을 강조하는데,
이는 무사가 칼을 번쩍거리게 관리할 책임이 있듯이 인간이라면 자기 행동의 결과에 대한 책임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뜻이다.
즉 칼은 자기책임의 상징이기도 하다. ‘국화’ 또한 일본 특유의 정원 관리와 국화 재배 기술을 언급하며 의미를 확장한다.
정원에 놓을 바위 하나까지 세심히 선별해 자연을 위장하는 일본식 정원 관리와 모양을 다듬기 위해 철사를 덧대는
국화 재배 기술은 일본 문화에 퍼져 있는 하지(수치심)의 구속력을 의미한다.
최근 일본과 관련된 영화 파묘를 봐서 그런지 과거의 일본 문화, 일제강점기 시절을 떠올리면서 읽다보니 좀 화가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