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내가 죽었습니다 - 출간 20주년 기념 개정판 반올림 1
이경혜 지음 / 바람의아이들 / 2024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2004년 출간했던 <어느 날 내가 죽었습니다>의 출간 20주년 개정판이다.

나는 이책을 읽었던 적이있다. <어느 날 내가 죽었습니다>는 2004년 당시 동화를 쓰던 이경혜 작가가 처음으로 쓴 청소년소설이다. ‘청소년소설’이라는 장르 명칭도 생소하던 시절이라 처음에는 ‘중학생 소설’이라는 명칭으로 소개되었다. 예전에는 청소년이 별도의 독자로 취급되지 않아서 초등학교를 졸업한 십대들은 어리둥절한 채 어른 책을 읽을 수밖에 없었다. 20년이 흐른 지금, 대부분의 서점에 청소년책 코너가 따로 있고 청소년소설을 즐겨 읽는 성인 독자들이 있을 정도다. 오늘날 청소년소설이 어엿한 하나의 장르로 인정받는 데 있어 중심 역할을 했던 대표적인 작품, 그리고 지금까지 재쇄를 거듭하며 여전히 청소년 독자들에게 읽히고 있는 책이다.

나 또한 성인이지만 청소년 소설을 자주 찾아 읽는다. 유년시절을 거쳐온 우리들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가 담겨있어서 그렇지 않을까.

이책에 나오는 진유미는 교복 치마를 짧게 올려 입고 귀 뚫고 화장하는 ‘날라리’ 여학생이다. 부모의 이혼과 엄마의 재혼, 터울이 많이 나는 성이 다른 남동생 등 자신의 가정환경이 남들 눈에 어떻게 보일지 충분히 이해하고 아랑곳하지 않는 당찬 십대이기도 하다. 이런 유미에게 관심과 호의를 보이며 다가운 재준이는

유미의 유일한 남자사람친구이다 유일한 단짝친구였다. 하지만 재준이가 오토바이사고로 죽고 유미가 재준이 어머니로부터 재준이가 남긴 일기장을

건네 받으면서 이야기는 시작한다. 이책의 제목은 자신의 죽음을 예건한듯한 어느날 내가 죽었습니다. 내 죽음의 의미는 무엇일까요라는 문장으로부터 시작한다.

수수께끼 같은 재준이의 삶과 죽음을 추적하는 동시에 사랑하는 친구를 잃고 슬픔에 빠진 유미가 애도하는 과정을 다루고 있다. 알고 보니 ‘어느 날 내가 죽었습니다’라는 문장은 재준이가 매일매일 일상을 새롭게 바라보는 방식이었다. 그는 죽음을 기다리는 삶이 아닌 새롭게 바라보는 삶의 마음으로

그가 살아온 환경과 그의 마음가짐 그리고 그의 일상적인 이야기가 담겨있다. 누구보다 충실하고 열정적으로 살아온 재준이의 이야기를 읽으며

유미는 위안도 얻고 자신의 삶을 돌아보는 계기를 만들어주기도 한다. 이때 오토바이로 인한 죽음을 다룬 이유는 2000년대 초반

오토바이족들의 심각한 사회문제가 있었다고 한다. 실제로 작가는 2001년 한 소년의 죽음을 전해듣고 비통한 마음에 이 소년을 기리기 위해 이 작품을 구성했다고 한다.

그시절 치마를 짧게 줄이고, 화장을 하고 외모를 꾸미며 학창시절을 보냈던 그 감정은 그때의 그들만 알것이다.

그때는 그런게 예뻐보였고, 그런게 이런 사회에 항의 하고 나를 표현하려한다고 생각했지만, 성인인 나는 지금 성인의 눈으로

바라보는 학생들의 그런 외모와 행동들이 이해가 안가는것 처럼 그때당시에 겪는 당사자들만 알수있는 마음이 있을것이다.

그것들을 청소년의 시각에서 바라보며 소설을 끌고가는것이 이책을 좀더 집중 있게 읽을 수 있게한 묘미였다.

이 책의 초판을 읽었던 당시 청소년 독자들은 이제 부모가 되어 기성세대에 진입하고 있을 것이다. 우리도 마침내 세대를 건너 공유할 만한 청소년소설을 갖게 된 셈이다.

학창시절의 우리라면 가까운 또래의 죽음이라는것은 쉽게 접할 수 있는 일이아니었다. 그래서 이런 죽음이라는 소재는 청소년들에게는

보다 충격적으로 다가올 것 같다. 근데 요즘은 그냥 내가 언젠가 죽게되면 이라는 전제를 가지고 생각에 빠질때가 많은것 같다.

그래서 성인인 나도 이책을 읽으며 많은 생각을 할수 있었다. 슬픈 죽음의 이야기가 그저 슬픔을 공유하려고 하는것이 아닌

환한 삶의 기반이 될수 있고, 소중한 삶을 누리는 힘이 될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작가는 독자들에게 메세지를 전한다.

*블로거 인디캣 과 출판사 바람의아이들로 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직접 읽고 쓴 주관적인 서평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