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의 숨결 가까이 - 무너진 삶을 일으키는 자연의 방식에 관하여
리처드 메이비 지음, 신소희 옮김 / 사계절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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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학자이자 “영국 최고의 자연 작가”로 꼽히는 리처드 메이비가 야생 속을 거닐며 우울증 치유하고 자연과의 연결을 회복해 나가는 에세이다. 평생 살아온 마을을 떠나 새로운 동네로 이사한 메이비는 그곳 풍경에 새겨진 이야기를 하나씩 펼쳐놓는다. 다양한 동물과 식물의 삶의 양식을 관찰하고 역사, 문화, 과학의 관점을 오가며 자연과 인간의 상호 의존성을 탐구한다. 책의 여정을 따라 인간이 딛고 선 자연 지대와 인간을 둘러싼 존재들을 하나하나 인식하다 보면, 이 세상이 하나의 생태계로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체감하게 된다. 스스로를 생태계 공동체의 일원으로 여기고 세상과의 단절감을 극복해 나가는 것, 이것이 책에서 말하는 치유와 회복의 의미다.

인적이 드문길을 따라가면서 지난 몇 달 동안, 나아가 아마도 거의 평생 나를 불안하게 해온 질문들을 더 이상은 피할 수 없다고 느낀다. 내가 속한 곳은 어딩니가? 내 역할은 무엇일까? 어떻게 해야 사회적, 정서적, 생태적으로 세상에 적응할 수 있을까?

P.26

우리는 얼굴을 마주보며 서로 조금씩 다가섰다. 호기심과 조심스러움, 한 치앞도 알 수 없는 불확실성, 건드릴 생각이없으니 너도 건드리지 말아달라는 의사를 담아 고개를 갸우뚱한 채, 우리는 300미터 쯤 떨어진 지점에 멈춰서서 서로를 가만히 응시했다.

P.42

자연과 살아가면서 자연과 인간의 상호의존성을 탐구한다. 그가 바라본 동물들에서 자신과 비슷한 점을 발견한다. 인간을 둘러싼 자연과 환경을 하나하나 살펴보면서 살아가며 자신의 생각과 느낀점을 서스름없이 이책에 표현해두었다. 저자 리차드 메이비가 자연속을 거닐며 바라본 시각들의 순례를 돌아보고, 자연과의 관계를 맺는 방식을 탐구하며, 자연을 바라보며 우울에서 벗어나는 과정들을 흐르는 시간에 따라 보여준다. 리처드 메이비는 식물학자이자 영국 최고의 자연작가라고 불린다.

책을 집필한 이후 공허함과 우울감에 시달리던 자연작가이자 식물학자인 리처드 메이비는 평생을 살아온 칠턴을 떠나 이스트 앵글리아의 새로운 동네로 향한다.

숲보다는 늪과 습지로 둘러쌓인 곳에서 마주한 풍경들, 그리고 마주한 동물들을 바라보는 그의 시각이 뭔가 쓸쓸하게 보이지만 또 천천히 흘러가는 그의 시간을 따라가다보면 살아있는 모든 존재들의 연결성이 보이기도 한다.

애초에 나는 여기가 어떤 곳인지도 잘 몰랐다. 외진 환경, 지독한 습기, 농가 이름의 유래가 되 헤더와 가시금작화 덤블도 미처 알아차리지 못했다. 이집에 대한 나의 초기 인식은 부동산 중개업자의 용어를 빌리면 "17세기 농가, 사랑스러운 안식처, 목재골조, 건축 당시와 똑같은 바람막이 창과 마루청, 방 아홉개, 작가나 운둔자에게 적합"으로 완벽하게 요약할 수 있었다.

P. 51

때로는 동물들의 시각에서 동물들의 발자취를 따라걷기도하고, 자연의 곳곳들 자연멍 때리듯이 관찰하기도 하며 발견해내는 그의 시각적인 요소들을 읽다보면 뭔가 잔잔하면서도 하루하루 바쁘게 흘러가는 자연의 모든것들의 모습을 볼수 있다. 도시의 삶에 지치고 빠른 변화가 매일 같이 생기는 곳에서 상실감을 느낀 사람들이 자연을 거닐며 여행하고, 어느지역 한달살기같이 조용하고 고요하고 느린 자연으로 떠나는모습들이 떠올랐다.

5월 말이다. 이때만을 기다리며 온갖 시행착오와 불완전 연소의 나날을 견뎌왔다는 듯여름이 활짝 펼쳐졌다. 평범한 여름과는 다른, 그 좋았던 옛날 처럼 한동안 애수를 잊고 영국 동부의 집단적 기억속으로 타오르며 스러져가는 찬란한 색채와 황홀한 냄새의 계절이 될터였다.

P. 247

*'사계절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직접 읽고 쓴 주관적인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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