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켜진 자들을 위한 노래
브라이언 에븐슨 지음, 이유림 옮김 / 하빌리스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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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로 봐도 그소녀는 얼굴이 없었다.

앞쪽에도 뒷쪽에도 머리카락 뿐이어서 어느 쪽이 앞모습인지 구별할 수 없었다.

p. 9

이책의 첫문장이다. 얼굴이 없다는 문장, 첫문장부터 소름이 돋았었는데 시작에 불과했다.

첫번째 이야기는 사산아 이야기로 시작한다. 그리고 낮상담사와 밤상담사가 존재하는 어떠한 치료를 하는 사람을 만난다.

하지만 이야기가 점점 진행되어 가다보면 반전과 이야기의 실체를 얻게 된다. 그리고 이책의 마지막부분도 그동안 이야기를 읽으면서

해답을 찾아가다가 잃어버리게 된다. 나는 그렇게 느꼈다. 이야기의 흐름속 등장인물들은 자신을 찾아가지 못하고 혼란과 혼돈속에서

자신을 잃어가는것 같았다. 그냥 얼굴 없이 뒤통수만 달린 채 태어난 아이, 작품의 마지막 장면에 넣을 고요함을 찾기 위해 기상천외한 살인을

저지른 영화감독, 인간의 육신을 차지하고는 더 많은 살아있는 몸을 탐하는 우주괴물, 돌연 변이 생명체로부터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포스트

아포칼립스 생존자 공동체 등 뭔가 섬뜩하고 현실스럽지 않은 삶들의 다양한 이야기를 호러장르에 녹아내었다.

읽다보면 나도 정신없어질만큼 뭔가 혼란스럽고 빠르게 흐름이 진행되어가는것, 그리고 상황을 설명하는 문체들이 자세하지만 섬뜩한게 또

이책의 매력일 수도 있지 않을까, 이 책 『삼켜진 자들을 위한 노래』에는 수상작 「세상의 매듭을 풀기 위한 노래」를 비롯해 환상과 호러 SF 등의 장르를 망라한 22가지 단편들이 수록되어 있다. 단편들이 모여 하나의 넓은 호러쇼가 나온것 같기도 하다. 후반부쯤에 트리거경고라는 소제목의 단편이 있는데, 띄어쓰기 없이 문장을 이어나간 경고문구들로 이루어져있는데, 주의: ~ 로 시작해서 어떠한 문장을 나열 하는데, 읽다보면 머릿속에 호러영화한편 뚝딱만들어내는 것 같은 문장전개방식도 뭔가 매력적이었다. 문장이나 영화를 보면 상상하며 보고 읽게 되는데 이부분이 나에겐 더 무섭게 다가왔다.

읽다보면 소름도 돋고, 왜 환상 호러 장르라고 하는지도 이해하게 되고, 약간 우주에 갇혀서 온갖 생물들한테 호러적인 요소들을 유입당하는 느낌이었다. 문장과 문체만으로도 이만큼의 상상력을 끄집어 낼 수 있게 한 작가의 소설이 압도적으로 몰입되고 읽는 나조차 심리적으로 압박이 가해지면서 끊임없이 추격당하면서 읽는 듯했다. 실제로 작품집속에서 어떤 이야기는 알수 없는 괴물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거나 가스라이팅처럼 누군가를 심리적으로 압박하고 몰아붙이는 유형도 등장하는데, 이 등장만으로도 읽는 독자도 함께 쫓기는 듯한 느낌이 들면 꽤나 잘쓰여진 소설이 맞지 않을까.

*출판사 ' 하빌리스' 2월 서포터즈 자격으로 직접 읽고 쓴 주관적인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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