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의 반만이라도
이선진 지음 / 자음과모음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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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음과모음 신인문학상 수상 이선진 첫 소설집인 <밤의 반만이라도>는 밤을 긁어내 그리는 여덟 빛깔 이야기를 담았다.

여덟 편의 소서들은 현실과 환상을 넘나들며 다채롭게 그려지는 퀴어 여성들의 이야기, 겨울이라는 한정적인 계절과

비밀스러운 밤 속에서 더욱 애틋하게 다가오는 이야기들을 담았다. 사랑이야기는 어떤 것이든 참 간지럽고 몽글몽글 하다.

이선진의 “특유의 불안정하고 아슬아슬한 긴장의 상황”은 「보금의 자리」속 장르적 상상력을 통해 다시 한번 펼쳐진다.

단편들의 이야기가 모여 하나의 서사가 그려진다.

부나, 나

나니나기

보금의 자리

망종

무관한 겨울

밤의 반만이라도

고독기(考讀期)

생사람들

이 여덟가지 이야기중에 하나의 소제목이 이책의 제목이 되었다. 밤의 반만이라도 라는 제목과 책표지의 그림은 달을 좋아하는, 나에게

더 의미있게 다가왔다. 책을 읽고 나니 반쪽짜리 사랑의 이야기를 담은게 아닐까 싶다. 특유의 문체와 단편이 모인 하나의 소설집인데

단편들의 몰입감이 좋았다. 이 소설을 읽으면서 느낀 감정은 몽글몽글하지만 간지럽고, 따뜻한것 같은데 외로운 감정들이었다.

소설이지만 책속에 등장하는 장소들이 익히 알고 있는 지역들이라서 그런지 뭔가 친근하고 그래서 더 흥미로웠다.

나는 소설을 읽을때 읽으면서 장면들이 머릿속에 저절로 그려지는 소설들을 좋아한다. 장르에 상관없이 책속 상황들이 머리에 그림처럼

영화의 장면처럼 지나가게 되는 소설은 나에게 항상 감명깊고 좋은 책으로 기억에 남았다. <밤의 반만이라도>는 나에게 그런 영화같았다.

뭔가 특유의 문체와 이야기의 진행 전개가 읽는동안 흐름이 끊기지 않고 뒷이야기가 계속 궁금해지게 만들었다.

나는 사람보다 책이 좋아서, 책 속에 묻혀 있으면 만사가 형통할할 것같다는 고상하고 속 편한 믿음 하나로 도서관에 입성한 풋내기 사서 였을 뿐 그때까지만 해도 내가 부나에게 마음을 쓰게 될 거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하였다.

p.11

얼굴 안 자에 낯 면 자릴 써서 안면도 인줄 알았는데 부나는 그게 아니라고, 편안할 안에 잘면 자를 써서 안면도라고 했다.

편안하게 잘 수 있는 섬.

p.23

나는 왜 언제부터 나이고 미진은 왜 언제부터 미진일까. 우리는 얼마나 더 우리일까.

우매 씨는 언제쯤 잠에서 깰까. 오늘은 잘모르겠어. 아직은 한밤중이어서 우리는 고드름이 다 녹을 때 까지만

기다려보기로 한다.

p. 151

나는 종종 뭔가 터무니없고, 이상한 생각을 한다. 만약에 라는 가정을 좋아하고, 그런 혼자만의 가정의 생각속에서

꼬리에 꼬리를 물고 나에게 질문을 던진다. 책을 읽으며 나에게 질문을 던지는 시간이 많았다. 따뜻한 솥밥의 분위기지만

차가운 겨울이 떠오른다.

*출판사 자음과모음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직접 읽고 쓴 주관적인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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