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없다 - 이태원 참사가 우리에게 남긴 이야기
정혜승 지음 / 메디치미디어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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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한복판에서 159명의 청년들이 아까운 목숨을 잃은 이태원 참사가 일어난 지 어느새 1년의 시간이 흘렀다. 귀가하지 않는 아이를 찾기 위해 사고현장을 찾았던 저자는 왜 정부가 이런 참사를 막지 못했는지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았다. 명백히 정부의 잘못인데도 불구하고 정부 관계자 어느 누구도 사과하지 않는 상황, 사회적 애도와 관계없이 피해자 탓을 하는 여당과 언론의 태도에 분노가 솟구쳤다. 그 분노와 ‘왜?’라는 질문에서 이 기록은 시작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전직 기자 출신이다. 기업과 정부에서 홍보와 소통을 담당했으며 저자는 이책에서 전 정부와 현 정부의 실무진, 참사유가족, 전문가 32명을 인터뷰했다. 그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아픔을 공유하고, 정부의 존재 이유는 무엇이고 좀 더 좋은 정부를 가지려면 어떻게 해야하는지 그 해답을 탐색한다. 2022년 10월29일 밤, 나는 이태원 참사시간 3시간 전까지 이태원 근처에 있었다. 그때 이태원 근처에서 어떤 페스티벌이 있어서 방문을 했었고, 해가지자 점점 사람들이 너무 몰려와서 걸어다니기도 어딜 구경하기도 힘들어서 근처로 장소를 옮겼다. 나는 이태원 참사가 있던 시각 한강진역 근처 술집에서 집에가려고 막 나온 참이었다. 구급차가 한대도 두대도 아닌 몇십대가 지나가길래 이태원에서 불이 났거나, 코로나 이후 사람들이 많이 몰리니까 미리 대비를 하나보다 싶었다. 저녁9시면 막 이제 할로윈파티가 시작될 시간이었으니 말이다. 난 그렇게 집으로 돌아갔느데 갑자기 여러친구들에게 연락이 오고, SNS나 인터넷 뉴스에서 속보가 뜨는 것들을 보았다.

참사라니, 조선시대도 아닌 지금 현대사회에서 그것도 도심에서 참사라니 믿기지 않았다. 그리고 그날 새벽부터 다음날까지 믿기지 않은 속보들은 계속해서 나왔다. 건너건너 지인중에 참사유가족이 있었고, 참사유가족의 지인들이 있었다. 난 지금 같이 치안도 좋고, 안전한 나라라고 생각하는 지금 현사회에서 이런 일이 일어졌다는것이 분통하고 화가났다. 이미 세월호참사를 겪은 정부라면 어떠한 상황에서 어떻게 대비를 해야할지 미리 인지하고 있지 않을까 싶었다. 현정부는 아니 그동안의 내가 관심을 가진 후에 정부는 그래도 소잃고 외양간을 고치는 한이 있어도, 똑같은 실수를 하지 않으려고 대비를 했다고 생각했는데 난 그래서 지금 현재의 정부가 제일 실패한 정부라고 생각되었다. 정부의 존재는 무엇일까, 다시한번 생각하게 되면서 이태원 참사를 다시 마주해보았다.

"150여 명의 희생자가 수도 한복판에서 축제를 즐기다가 사망했는데 국가는 할 일이 없었다고 답하는 정부라면, 그곳에는 이미 정부가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주최자가 없어서 매뉴얼이 없었다고? 단풍 든 산과 해수욕장에 사람들이 모이는 것에 무슨 주최자가 있어서 인가? 중앙정부의 관료든 지방정부의 단체장이든 그런 철면피 같은 발언을 하는 곳에는 이미 정부는 존재하지 않는다."

P.007

팬데믹 이후 첫 노마스크 축제였다 .그런데 인파가 어느정도 몰릴 것인지,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아무 대책이없었다고 실토했다.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는 말을 안전 최고책임자가 비극적 참사 다음날 무심하게 해버렸다.

P.020

이 뉴스를 접했을때, 아 저사람은 자식이 없나? 가족이 없나? 라는 생각을 했다. 역지사지. 역지사지로 생각을 해보아도 저런 말이 나올수가 없다. 하물며 이태원참사를 뉴스기사로 접한 사람들도 트라우마가 생기고, 슬픔에 빠져있는데 무심한 저태도는 감정이 없는 기계도 저런말은 안할것 같다. 정부가 존재하는 이유는 뭘까, 이날 처음 생각해본것 같다. 우리가 안전에서 보호받고 살아가기 위해 공무원들,대통령이 각자의 역할을 맡아 지금 정부에서 자리하고 있는게 아니었을까? 그들은 그냥 돈만 벌면 되는 사람들인가 싶었다. 어른인 나보다 어른인 분들일텐데 그런 책임감을 가질수는 없는건가? 라는 생각을 너무너무 했던것 같다.

높은 자리에 있을수록 책임이 큰 것은 상식이다. 영화 속 영웅 스파이더맨조차 "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는 것을 아는데, 한국의 장관, 경찰청장은 책임을 하나도 지지 않고 빠져나갔다. 이렇게 되면 시스템 전환이나 제도 개선을 통한 재난안전법 상 재난대비 시스템은 공허하게 방치된다. 윗사람 대신 책임을 다 떠안아야 하는 일선 공무원들은 법적 관점에서 재난 책임을 회피하는 데 집중하게 된다.

P.47

솔직히 이번 대통령의 국가를 바라보는 시야는 경주마같다는 생각이 든다. 멀리 내다보고 판단을 하지 않고, 일단 지금 당장의 일에 대해 판단을 한다. 물론 나와 다른 의견이 있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내 개인적인 견해는 이렇다. 대한민국 이라는 나라에서 살아가는 대다수는 국민인데, 국민을 이해하려고 노력조차 없는 이들의 판단으로 정부가 굴러가는것 같다. 이태원참사를 따라가다보면 정부의 현 상태를 알게 된다. 정부는 참사 이후 어느부분에 중점을 두고 집중해 있는지, 도대체 현재의 대한민국은 과연 국민주권의 나라가 맞는지 정부를 만드는것은 결국 주권자인 국민들인데, 현재의 정부는 누가 만들어가고 있는지 파헤치며 확인해보는 시간이었다.

국민청원에 대한 아쉬움, 유감, 비판들도 많았지만 그래도 있는것이 없는 것보다 낫다고 확신한다. 언론과의 전쟁을 불사하는 검찰 정부라 그런지, 언론도 기세가 꺾이는 가운데 국민이 원하는 어젠다에 힘을 실어주는 청원이라는 플랫폼의 부재가 더 아쉽다.

P.354

솔직히 요즘은 뉴스에 연예속보가 대문짝만하게 나면 또 정부가 뭘 숨길려고 하는거지 라는 의심부터 든다. 예전에는 그래도 국민과 소통이라도 하는 시늉이라고 했던것 같은데, 요즘은 소통을 하려고 시도하다가 지치는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우리는 꾸준히 정부에게 소리쳐야한다. 이마저도 외면해버린다면, 앞으로의 정부는 정말로 국민의 주권을 앗아버릴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내가 사는동안 정부가 그래도 국민들에게서 등을 돌리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국민들이 좀 더 시끄럽게 항의하고 소리쳐서 좀 더 나은 사회가 되어갔으면 좋겠다. 물론 아직 너무 멀었지만.

*메디치북스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직접 읽고 쓴 주관적인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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