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일한 하루 - 쉽지 않지만 재미있는 날도 있으니까
안예은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22년 8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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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참 우울해. 그래도 살아봐야겠지?”

이번 생에 미련은 없지만 태어났으니 재밌게 살아보려는 매일의 고군분투!

싱어송라이터 안예은의 첫 번째 에세이

〈k팝스타 5〉에서 준우승을 하며 이름을 알린, 싱어송라이터 안예은의 첫 책인 안일한 하루는 그녀의 tmi모음집이라고 할 만큼 그동안 몰랐던 그녀의 이야기가 나온다. 나는 안예은이라는 가수가 참 좋다. 독특하고, 재밌는 음악을 많이 만든다. k팝스타를 볼때 느꼈던것이 신선한 주제를 가지고 독특한 목소리로 이야기를 노래로 풀어낸다는 것이 흥미로웠고, 홍연이라는 노래가 나온 후 주변 사람들에게 동네방네 이노래 너무 좋다고 꼭 들으라고 소문을 내고 다녔던 것 같다.

그렇게 해서 내남자친구도 내친구들도 홍연이라는 노래를 좋아한다. 문어의꿈이라는 노래는 처음에 안예은의 노래인줄 몰랐다. 그냥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노래중 하나로 알고 있었고, 뽀로로 노래처럼 어떤 만화 주제가인줄 알았는데 안예은의 노래라는 것을 알게되었다. 순수하고 발랄한 목소리가 창귀, 능소화를 부른 같은 가수일줄은 몰랐으니까, 근데 문어의 꿈 또한 어린이들을 위한 곡이 아니었다니, 이것 또한 충격이었다.


안예은의 에세이를 읽으며 뭔가 나의 학창시절과 많이 닮아 있다고 느꼈다. 안예은에게 체리노래방이 있었다면, 나는 질러존 노래방과 개구리 노래방이 있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개구리노래방은 중학교 때 ,질러존 노래방은 성인이 된 이후의 추억이 담긴 노래방이다. 개구리노래방은 오천원만 있으면 3시간 동안 노래를 할 수 있었던 곳이었다. 안예은이 즐겨가던 체리노래방처럼 지하 구석에 위치했다. 뭔가 퀘퀘한 냄새와 어두컴컴하고 무인 노래방인 점까지 너무 닮아 있었다. 아무래도 안예은과 비슷한 시기를 살아갔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질러존노래방은 성인이 된 이후 친구들과 밤 늦게까지 술을 먹은 후 첫차를 기다리기 위한 용도로 가던 노래방 이었다. 이 노래방은 대게 손님이 많이오지 않는 10시 , 12시 이후에 가게 되면 사장님이 노래방 시간을 무한으로 준다. 그러면 나는 친구들과 이 노래방에 가서 해가 뜰때까지 자는 친구들, 아니면 해가 뜰때까지 노래를 부르는 친구들로 나뉜다. 얼마나 노래를 부를게 없어서 아무숫자나 눌러서 노래불러서 점수 받는 내기도 했었다.

또한 안예은 팬이었음에도 몰랐던 안예은 이라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도 알게 되었다. 원래 관심이 생기고 좋아하는 사람에 대해 모든 것, 싫어하는게 뭐인지도 알고 싶은 것이 사람 마음이 아닐까, 안예은이라는 가수를 너무 좋아했어서 이책이 너무 재밌고 행복하게 읽었던 것 같다.

사실 최근 내가 성인ADHD가 아닐까 의심되는 일이 종종 (사실 종종은 아니고, 어렸을때부터 있던게 아닐까 싶은 생각) 생기는데 그것 뿐만 아니라 감정을 뭔가 마음대로 통제하지 못하는것 같아서 심각하게 고민중인 사실도 있었는데, 이책 <안일한 하루>를 읽으며 하고 싶은 음악을 하면서 사는 사람도 자괴감이 들고 우울해질수 있구나 하는 마음이 그리고, 뭔가 이번생에는 미련은 없지만 태어났으니 재밌게 살아봐야 하지 않겠는가 라는 생각이 뭔가 비슷하고 공감이 가서 더욱 더 위로를 받고 힘을 얻었던 것 같다. 7년동안 울지 않았던 안예은을 대신해서 가족이 쓴 편지를 보고 나혼자 질질 짜면서 읽기도 했다. 너무 마음에 와닿는 문장이 많아서, 그리고 공감되는 이야기가 많아서 재밌게 읽었다.

한번은 '체리노래방의 기계에서 0이라는 숫자를 보고 오자'는 결심에 불이 붙어 뜻이 맞는 사람들으 모아 간적이 있다 .애창곡부터 후렴만 아는 노래까지 전부 불러대며 영원히 세 자릿수일 것만 같은 숫자가 두자릿수로 바뀌려는 찰나를 목전에 두고 있는 때, 노래방 기계 화면에는 또 '05:00 추가 입력되었습니다'라는 자막이 떴다. P.23


위에 언급했던 개구리노래방이 안예은의 체리노래방과 비슷한 느낌이었다.


사람이 살아가는 일에 있어서 그렇게 수많은 상자가 필요할까? 나는 국경에 살고 싶다. 밤하늘이 천장이요, 잔디밭이 장판이라 여기며. P.48


아무튼 인생이란 .. 그 뭐냐, 그거다. 청소가 되지 않은 너저분한 길을 운동화 달랑 하나로 밑창이 다 뜯어질 때까지 버텨야 하는 것 같다 .껌을 밟을 때도, 은행을 밟을 때도 ,압정을 밟을 때도 있는 것이다. 이물질을 제거하고 다시 걸을 수는 있지만 흔적은 남는다. 그리고 이 세상을 떠날 때쯤 발을 내려다보면, 신발은 진작 사라져 있고,신발 밑창이라고 믿고 있던 것은 발바닥의 굳은살인 것이다 P.56

그런것 같다. 누구나 인생을 여러번 살아본 사람은 없으니까, 겪어봐야지 아는것 같다. 그런데 나는 겪어보지도 않고서 두려워했다. 그리고 지금도 두려워 하는 중이고, 나는 점점 나이가 먹어가면서 미래가 보이지 않는 사람인것 같은 생각을 해왔다.

나는 겁이 많다. 취향에 맞을 것 같은 공포영화 예고편이 뜨면 개봉일만 손꼽아 기다리고, 괴담에 빠삭하고, 비가 오거나 구름이 많이 낀 우중충한 날씨에는 공포영화 사운드트랙을 감상하며, 벌써 세번째 호러송을 발매하는 사람이 이런 말을 하면 다들 웃지만, 나는 정말 겁이 많다.

P.89

이부분도 너무 공감이 되었다. 나 또한 겁쟁이다. 고소공포증도 심하고 겁도 정말 많다. 겁쟁이 에피소드들은 파도파도 계속 나온다. 애버랜드 호러메이즈를 당차게 결제하고 들어갔다가 네발로 엉엉 울면서 나온 에피소드, 초등학생 친구들도 별로 무서워하지 않는 귀신의 집에 들어갔다가 입구로 다시 나왔던 20살의 나.. 제주도 여행중 밤에 가는 오름이 그렇게 예쁘다고 해서 빛 하나없는 시간에 오름을 걷다가 노랫소리에 놀라 엉엉 울면서 내려간 26살의 나 매년 여름에 공포영화가 나올때 궁금한 영화를 위시리스트에 넣어두고 개봉하자마자 가서 가디건 구멍으로 공포영화를 보고 온 후 공포영화를 보고 온 일주일 내내 가위에 눌리는 나같이 이책의 안예은도 호러송을 시리즈로 내지만 겁이 많은 사람인것이 뭔가 비슷해서 .. 신기했다.

몸의 흉터는 그 사람의 역사이고 만들어낼 수 없는 멋진 타투 어쩌고 하는 그런 내용이었다.

나의 몸은 세상어디에도 없는 역사책이다.

P.134

나는 날이 바뀔 때마다 친구와 '좆같은 하루가 또 시작됐다'며 아침인사를 주고 받는다. 여전히 부정적이고, 여전히 인생이라는 것을 살아가기가 너무 힘들고, 여전히 세상만사 다 싫다. 어젼히 내 존재에 비해 과분한 사랑을 받는다고 생각하고, 여전히 나는재능 없고 못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여전히 이승에 대한 미련이 별로 없고, 여전히 세상을, 사람을 , 나자신을 사랑하는 방법을 모른다.

P.167


못된 인간이 정말많다. 누군가에게는 나도 못된 인간 일 것이고 나도 나자신이 썩 괜찮은 성격의 착한 사람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래서 상상을 초월하는 못된인간들을 보며 어떻게 하면 나에게도 남에게도 부끄럽지 않은 삶을 살 수 있을 까 매일 생각한다. 그러나 그건 너무 어렵다. 너무!! 대충 살고 싶다. 그러나 그러면 안된다. 에후.

그렇기 때문에 나는 쉽지 않네 가보자고를 외쳐야 한다. 나는 당장 생을 마감할 용기가 없다. 이승에 미련이 있는 것은 아니고, 저승길로 가는 방법은 내가 알기로는 아픈 것 밖에 없기 때문에 그게 무섭다.

P.173



나는 이 밈이 저렇게 블러 처리된 짤로 만나서 안예은의 밈인지 몰랐는데 이책을 읽고 알게 되었다... 정말 불펌하는 사람들 미워!!



*웅답하라1기 로 웅진지식하우스에서 도서를 지원 받아 직접 읽고 쓴 주관적인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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