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는 잘 있습니다 - 엄지사진관이 기록한 일상의 순간들
엄지사진관 지음 / 상상출판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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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을 포기하기로 했을 때 무턱대고 여행을 떠났다. 비행기는 타고 싶었지만 별 어려운 과정이나 로밍 없이도 핸드폰이 수월하게 터지는 곳. 그래서 제주를 택했다. 여행이라기보다는 일종의 도피에 가까웠다. 주변 사람들에게 당당히 꿈이라고 말해왔던 나의 '꿈'을 지키지 못했다는 절망감이 나를 제주로 이끌었다.

p.17


제주도라는 섬에 사는 작가의 에세이를 담은 <제주는 잘 있습니다>는 저자가 원하던 꿈을 이루지못하고 도망치듯이 왔던 제주도에서 여행으로서 제주의 일상, 제주에서 살아가는 이야기와 사진으로 담은 그의 제주의 모습을 볼수 있다. 낯선 제주에서의 생활이 , 그리고 나도 언젠가 꿈꾸는 제주의 삶을 미리 만나보는 시간이었다. 나도 일상을 도피하고 싶을때 항상 제주도를 찾았다. 해외여행으로 여유를 찾고 활력을 찾지만 많은 준비가 필요없고 여권도 필요없는 제주여행은 아무때나 마음먹으면 갈수 있기에 친구들과 연인들과 자주찾던 곳이다. 제주를 여행할때마다 제주의 숨은 공간들을 방문하려고 계획을 짜기도 하고 어떤때는 식도락이라면서 먹기위해 제주도로 떠날 때도 있다.

제주는 나에게 휴식과 여유, 마음의 안정을 준다. 복잡하고 스트레스 받고 사는것이 힘이 들때 항상 제주를 찾았다.

저자도 처음에는 도피를 위해 찾았던 제주의 삶에서 적응하면서 자신만의 패턴으로 살아가는 모습이 이에세이 속에 드러난다. 따뜻하고 파스텔톤의 색감을 담은 제주의 사진들이 곧 여름휴가의 나에게 또 한번 제주의 방문을 이끈다.

꾸며지지 않는 글들, 있는 그대로 진심으로 담아낸 그의 이야기가 더 와닿는다. 때로는 화려한 언어들로 에피소드들로 꾸며진 에세이를 읽다보면 질려버리곤 마는데, 그냥 일상같은 친구의 이야기같은 에세이를 읽어보는 지금의 마음은 너무 평온하다.

사실 제주에서 홀로서기를 시작하며 자주 바닥을 쳤다. 더 잘살기 위한 선택이었는데 왜 이런 꼴인가. 다니던 광고회사의 선배들이 그건 아니라고 뜯어말리 때도 오히려 괜찮을 거라고 그들을 안심시키던 순간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다. 하지만 후회는 나를 갉아먹기만 하므로, 그럴수록 이 악물로 잘 해내야만 했다.

p.33



필름사진은 잔인하지 한롤을 쓰는데 한두달이 꼬박 걸리는데 막상 그 기다림을 거쳐 현상 스캔을 할땐 당시 좋았던 순간이 좋지 않은 순간으로 바뀌기도 하고 따스했던 관계의 온기가 달라지기도 하지

p.41



이문장에 너무 공감이 갔던 이유는 내 첫번째 필름 카메라를 현상했을 때의 기억으로 돌아가게 한다.

서포터즈 활동 마무리 선물로 받았던 일회용필카로 사진을 마구 찍으러 다녔었는데, 현상을 해보니 거의 나의 일년반의추억들이 그곳에 담겨 있었다. 거의 전부라고 생각해 왔던 동호회 활동의 사람들도 있었고, 일년반동안 스쳐지나갔던 인연들의 모습들도 있었다. 돌아보면 지금은 연락하지 않는 사람들의 사진이 있었어서 현상을 해서 사진 파일을 받고 바로 지워버렸던 기억이 떠올랐다.


집에는 이제 필름카메라가 3개가 더 있다. 한때 미쳐서 현상하러 갔다가 사버린 필름 카메라, 지인에게 받은 토이카메라 생일이라고 선물받은 일회용 필름카메라가 남았다. 이것들을 다 사용하고 나면 한동안은 필름카메라를 구매하지 않을 생각이다. 그냥 그때그때로 남겨두는것으로 충분하다.

적어도 내가 행복해지길 바란다. 내가 하고 있는 일에 미흡함이 없는 전문가가 되기를 바란다. 그래도 가끔은 나도 엇나가고 싶다. 당장 오늘 끝내야 하는 일이 너무 힘드러지면 어떻게 될까 고민한다. 조금 더 애쓰고 조금 덜 여유롭거나, 조금 덜 애쓰고 조금 더 여유 롭거나, 다른 사람들은 무엇을 선택하며 살까.

p.47


사실 몇년동안은 나는 워라벨이 제일 중요했다. 하지만 지금 인원이 있는 회사를 다녀서 그럴까.

소기업에만 다니다가 중소기업에 다녀서 그런것일까, 지금 하는일이 나의 적성에 맞지 않는다고 느껴져서 일까.

자괴감과 더 해내고 싶다는 마음이 공존한다. 더 잘하고 싶고, 더 잘해지고 싶고, 그냥 잘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확실히 30대가 좋다. 의미 부여를 많이 하는 내게 30살로 넘어오는 시기는 우울의 연속이었다. 내가 어찌할 수 없는 불가항력이 크다느 것을 느꼈다. 그리고 지나고 지난 지금 다시 생각한다. 확실히 30대가 좋다.

p.208



저자는 왠지 나와 또래같다. 제주를 떠올리면 나는 따뜻한 봄과 가을이 떠오른다. 누구는 눈이 가득쌓인 한라산을 떠올릴지도 모른다. 그렇게 매년 몇박며칠 여행을 하고 가는 제주는 항상 방문할때 마다 새롭다. 올해에도 제주여행을 꿈꾸고 있다.


언젠가는 제주에 오래머무는 것도 꿈꾼다. 언제가 될진 모르겠다. 하지만 제주의 따뜻한 풍경과 고요하고 적막해보이지만 그속에서도 바쁘게 살아가는 모든사람들이 있는 제주의 삶을 꿈꾼다. 저자의 우당탕탕 제주일상이 재밌었고, 저자의 마음의 글에 공감가는 부분이 많았다.

저자가 함께 담은 사진들과 함께 문장들을 읽으면 마음의 위로도 된다.

*출판사 '상상출판'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직접 읽고 쓴 주관적인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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