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를 구하러 온 초보인간 - 낯선 세계를 건너는 초보자 응원 에세이
강이슬 지음 / 김영사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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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맛보는 세계에서 겪는 당황스러움을 이토록 솔직하고 재밌게 풀어내는 작가가 또 있을까. “누구는 못하고 싶어서 못하나!” 초보들의 서러운 포인트를 정확히 꼬집는 위트로 격한 공감을 이끌어내며 초보들을 웃고 울린다. 이책의 저자 강이슬은 이렇게나 못하는 운전을, 수영을, 채식을 ‘이렇게나 열심히 하는 나’를 믿는다. 초보들에게 따뜻하고 다정한 미래를 지키러 온 히어로의 마음으로, 기꺼이 초보의 시기를 지나고 있다. 〈놀라운 토요일〉 〈SNL 코리아〉 〈인생술집〉 등 TV 프로그램에서 근면하게 일하는 방송작가. 제6회 카카오 브런치북 프로젝트에서 대상을 받아 에세이 《안 느끼한 산문집》을 출간했고, 《새드엔딩은 없다》를 썼다.

'운전을 해봤어야 감이라는게 생기죠'라는 말은 피 같은 돈을 생각하며 속으로 삼켰다. 아무래도 매트릭스는 자신의 초보 시절 같은 건 싸그리 다 까먹은게 분명했다.

p.016

초보운전의 에피소드부분은 운전면허시험을 준비했던 나의 기억을 상기시켰다. 나는 제법 싸고 야매로 운전면허를 알려주는 운전학원을 다녔었다. 면허도 따고싶어서 딴것이 아닌 분명 장롱면허가 될게 뻔한데 이제 면허좀 따야되지 않겠냐는 아빠의 말에 그렇게 면허학원에 등록하게 되었다. 결론적으로 나는 면허시험을 준비하면서 운전이라는 것에 대해 질려버렸고 무서워졌으며, 함께 시험을 준비한 친구는 사수만에 면허시험을 합격했고 그녀는 제2의 주민등록증이 생겼다. 그리고 나는 면허시험을 떨어진 이후로 재시험을 보지않고 7년이 흘렀다. <미래를 구하러 온 초보인간>의 책속 이야기처럼 이미 자신이 초보인 시절을 잊은채 초보를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호통을 치는 매트릭스가 꼭 7년전 내가 운전면허를 준비할때 옆자리에 타고 있었던 호랑이 운전학원 선생님의 모습과 닮아 있었다.

부모님께 책을 드리기 전 나는 미리 부모님의 예상 질문리스트를 뽑았었다. 항목 중에 담배도 물론 있었따. 초연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더니 아빠는 약간 울상이 되어 그런걸 책에 쓰면 어떡하냐고 말했다.

p.041

사실 나도 부모님에게 말을 하지못했지만 이미 경험해본 것들이 있다. 그것들이 무엇일까 떠올리는 것들중에 8할을 내가 했을지도 모른다. 저자 강이슬은 정말 그녀만의 재치있고 재밌는 말투로 그의 이야기를 전한다. 막 서른이 되어 이제 좀 철좀 들어야지라고 생각했던 나는 우당탕탕 삼십대를 보내고 있는데 마치 지금의 나와 같은 우당탕탕한 면모들도 보여서 재밌게 읽을 수 있었다.

'20대가 끝났다. 나는 30대야. '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까 생각했다. 그것은 실망이나 후회도 아니었고 아쉬움 혹은 막막함 같은 것도 아니었따.

어떤 책임감과 조급함이었다. 지난날, 철없고 어리석은 행동을 할 때마다 합리화하기 딱 좋았던 '아직 20대니까'라는 변명들이 부채감이 되어 2020년1월 1일, 아침 햇살과 함께 온몸으로 쏟아져 내렸다. 이제는 진짜로 어른이 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았다.

p.057

책 제목이 <미래를 구하러온 초보인간>인것처럼 저자 강이슬도, 나도 30대가 처음인 초보인간이었다. 앞서 말했듯이 우당탕탕의 1월을 보내고 있는 여전한 나지만, 어딘가 조급함과 무게감이 나를 짓눌러 올때가 있다. 30대가 되면 결혼을 하고, 어느정도의 직책을 갖고 살줄알았는데 아직도 회사에서는 사원따리로 일을 하고, 결혼을 하지못한 채 현실에서도 아둥바둥 보내는 아직은 젊은 30대를 막 지나고 있는 것 같다.

"너는 좋겠다. 하기 싫은 일도 결국엔 남이 다 해줘서."

나는 가끔 호랑이 부럽다. 아니다, 나는 자주 호랑을 부러워한다. 월요병을 끙끙 앓으며 출근할 때 세상 고아한 포즈로 포근한 이불에 파묻혀 느리게 눈을 깜빡이는 호랑을 볼 때 부럽고,

p.102

내가 만약 다음생에 동물로 태어난다면 ,다음생에는 부잣집의 반려동물로 태어나겠다는 말을 종종 할때가 떠올랐다. 내가 반려동물들을 보면서 느꼈던 부러움의 생각이 이책에도 담겨있어서 신기하고 재밌었다. 강아지들은 사람에게 한없이 순종적이고 한사람만 바라보는 생명이지만, 우리처럼 먹고살 걱정도, 스트레스도 받지 않겠지 부럽다. 가만히 있어도 귀여워해주고 애교를 조금만 부려도 맛있는 간식과 음식을 공짜로 먹을수 있으니까 라는 초등학생같은 상상을 한적이 많은데 이책에도 비슷하게 반려동물에 대한 생각을 가진 부분이 있어서 유독 더 재밌었다.

"아빠 있으니까 괜찮아."

주책 맞게도 그 말에 눈물이 날 것 같았다. 왜냐하면 난 정말 아빠만 있으면 다 괜찮은 사람이니까.

나의 캡틴, 나의 대장, 나의 아버지를 조수석에 싣고 씩씩하게 엑셀을 밟았다.

p.175

책의 마치며 저자는 이렇게 우리에게 질문한다. 사람은 죽기전까지 몇번이나 초보가 될까요?

10대들에겐 20대가 초보일것이고, 20대에겐 30대가 되는게 초보일 것이다. 처음 운전대를 잡은날이 초보운전의 시작일 것이고, 모든 새로운 시작을 할때 처음으로 우리는 모든 '초보'라는 타이틀을 가질수 있을 것이다. 저자의 초보였던 순간 순간들이, 돌이켜보면 우리의 초보였던 순간들이고, 우리가 아직 겪지 못할 앞으로 겪을 초보일 순간들일 것이다. 저자는 이렇게 또 말한다. 올챙이 적을 기억하는 개구리가 되자고, 그러니 초보이고 처음인 막막한 일을 겪더라고 좌절하지 말고 씩씩하게 겪어내자고 말한다.

미래에는 우리가 되돌아볼수 있고, 경험이라고 생각할수 있다는 것들이니 말이다. 좋아하는 프로그램들인 〈놀라운 토요일〉 〈SNL 코리아〉 〈인생술집〉 등의 방송작가라서 그런지 재치있고 재미난 말투와 특유의 문체가 더 잘읽히도록 마음을 위로해주도록 도움을 주었다. 마음에 와닿는 문장, 기억하고 싶은 문장, 재밌는 문장들이 너무 많아서 두세번 더 읽고 필사하고 싶은 책이 되었다.


*출판사 '김영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직접읽고 쓴 주관적인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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