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하고 싶어질 때마다 보는 책 - 페미니스트 아내의 결혼탐구생활
박식빵 지음, 김예지 표지그림 / 푸른향기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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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하고 싶어질 때마다 보는 책>은 결혼 7년 차 페미니스트 아내의 결혼 탐구생활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세상에서 가장 가까운 타인, 부부라는 인연은 가장 가깝기 때문에 가장 많이 부딪치게 되는 사이이다.

저자는 고민 한번 없이 덜컥 결혼부터 해버렸는 가에 대한 의문으로 시작되며, 30대 중반의 7년 차 주부로서 결혼생활을 하면서 겪은 좌충우돌 이야기의 여정을 담았다. 저자 박식 빵은 85년생 평범한 30대 여성으로 결혼과 함께 아내이자 며느리, 엄마로서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

영문과 재학 시절 책 읽기와 글쓰기에 빠졌고, 언젠간 멋진 글을 쓰는 작가가 되고 싶다는 꿈을 키워왔다.

결혼을 계기로 남편을 따라 영국에서 몇 년 지낸 뒤 아이 엄마가 되어 한국으로 돌아왔고, 너무 예쁜 딸을 보며 육아 시를 SNS에 연재 중이면서도 결혼생활 동안 지독한 고부 관계에 대한 괴로움을 계기로 결혼생활을 주제로 글을 쓰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자기 자신의 이야기로 시작해서 더 확장되어 결국은 인간관계와 페미니즘에 대한 생각을 다루기도 한다.

Chapter 1 결혼에 입성하기 위한 전제조건 콩깍지의 함정

Chapter 2 결혼은 현실 혹은 미친 짓

Chapter 3 엄마는 페미니스트 그리고 오늘부터 아내도 페미니스트

Chapter 4 그럼에도 결혼하고 싶은 페미니스트를 위하여 하지 마 도망가


카테고리들을 살펴보자면 조금 자극적이고 확고한 가치관을 나타내는 소주제들은 잠시 이 책을 읽는 것이 고민되게 만들었다.

남편 입장에서 읽었더라면 기분이 나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문체들도 있어서, 조금 읽고 리뷰하기 조심스러워지는 책이었다.

그럼에도 이 책이 끌리게 된 이유는 임신, 육아, 집안일 등 결혼이 주는 환상을 깨버리는 현실적인 모습을 유머러스한 문체로 과감 없이 표현해 놓았기 때문에 영화나 드라마에서 스킵 되는 건너뛰어지는 결혼과 부부생활의 현실이 어떤 것인지, 그 속에서의 문제점들은 무엇들이 있는지를 과감 없이 보여주는 모습 때문에 궁금해서 읽게 된 것 같다.

OECD 국가 중 최저 출생률이라는 오명을 가진 나라인 대한민국, 헬 조선이라고 불리는 이 나라에서 아이 하나 낳아 키우고 있는 30대 부부가 어떻게 결혼에 골인했고,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를 보여주며, 저자 같은 70,80년 대생 세대들이 같이 공감하며 킥킥대고 웃을 수도 있고, 공감되어 눈물 한 방울 흘릴 수도 있을 것 같은 책이었다. 그리고 90년 대생, 이후의 젊은 세대들에게는 아주 작은 나침판이 될 수도 있겠다.

[모성애의 발명]을 쓴 독일의 사회학자 엘리자베트 벡 게른스하임에 따르면, 여자가 오랜 시간 동안 가정주부로만 살아온 것은 산업화의 결과라고 한다. 가족 경제 속에서 함께 일할 수 있었던 아이와 여성, 노약자는 익명의 시장 법칙 아래에서 변방으로 밀려났고, 산업사회의 등장과 동시에 새로운 형태의 인생행로가 필요해지게 된 것이다.

P.23

아직도 많은 사람이, 특히 나이 드신 어른들이 결혼하지 '못한' 사람을 무언가 '흠이 있는 사람' 취급을 한다.

P.24

사랑해서 결혼한 한 쌍의 남자와 여자가 그저 자식의 엄마, 아빠로만 산다면 그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으며 어찌 행복할 수 있을까? 아무리 자식이 큰 기쁨을 준다고 해도 그것은 반쪽짜리 행복이고, 그런 부부 사이에서 자란 아이 또한 부부라는 관계의 조합에서만큼은 어떻게 행복해지는 것인지 배우지 못할 수 있다.

P.57

옛날에는 여자가 일찍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가정주부로 사는 모습이 당연하다고 생각되는 시대였다. 가부장적 사회의 모습과 남자와 여자의 역할분담이 정확하게 나누어져 있었다. 사실 남자 입장에서의 결혼에 대한 현실을 보여줬더라면 조금 더 완벽한 책이 되었을 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어쨌든 이 책은 여자 남자라는 성을 가르고 생각하게 하는 책이 아니라 인생의 주인공은 '나 자신'라는 것을 독자들에게 알려주고 싶어 하는 저자의 생각이 담긴 책이다. 나는 사실 페미니스트라는 것에 대해 잘 모르겠다. 그래서 페미니스트 아내이자 작가인 박식빵저자의 이 책을 어떠한 관점으로 받아들어야 할지 조금 난감하다. 그래서 그냥 나는 '아직도 과거 사상에 얽매인 결혼제도와 시집살이를 비판하는 마음'과 결혼을 하게 되면 '내 인생의 주인공은 가족도, 남편도, 아이도 아닌 나 자신'이라는 생각을 갖는 마음으로 읽었다. 실제로도 지금의 내 삶에서 제일 중요한 사람은 나 자신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현대사회는 가치관을 중요시하고 개개인의 삶이 중요한 시대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결혼을 하지 않고 살아가는 비혼 주의의 생각을 가진 사람들의 비율도 점점 증가하고, 헬 조선이라는 타이틀에 맞게 지금 시대에서 아이를 낳고 살면 경제적 어려움과 자연재해 등의 어려움으로 점점 출산율도 감소한다고 생각한다. 나도 20대 초반에는 30살이 되기 전에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살아가겠지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지금의 나는 30대를 바라보는 나이가 되었다. 이제는 사실 잘 모르겠다 '결혼 적령기'라고 하는 나이가 되어버렸지만 이제는 결혼에 대해 깊게 생각하려고 하면 머리가 아파지며 외면하게 된다. 지금은 '결혼이 과연 이 사람만 좋아서 다른 것들을 다 제쳐두고 할 수 있는 것일까?'라는 생각이 든다. 20대 초반에서 20대 후반을 지나오며 그 사이에 많은 가치관들이 형성되어 결혼을 하는 삶이 과연 나에게 좋은 영향과 행복한 삶을 줄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을 하게 되는 사람이 되어 있었다. 그렇다고 해서 이 책은 결혼을 하지 말라고 단정 짓는, 비혼을 장려하는 책은 아니다. 하지만 결혼 적령기라는 것이 다가와서 어쩔 수 없이 해야 하는 결혼이라면 한 번 더 생각하도록 도와주는 책이 될 것 같다. 결혼 후의 삶을 현실적으로 보여주는 책이다.

기혼인 여성에게도 미혼인데 비혼을 생각하는 사람들에게도 가볍고 재미있게 읽어보도록 추천해 주고 싶은 책이다.

* 출판사'푸른 향기'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직접 읽고 쓴 주관적인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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