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에 울다
마루야마 겐지 지음, 한성례 옮김 / 자음과모음 / 2020년 12월
평점 :
절판


<달에 울다>는 시의 함축성과 소설의 서사성을 갖춘 천개의 시어가 빚어낸 한편의 아름다운 소설이라는 소개가 있다.

저자 마루야마 겐지는 1966년 『여름의 흐름』으로 제23회 ‘문학계신인문학상’, 같은 작품으로 제56회 ‘아쿠타가와상’을 최연소로 수상했다. 이후 어떤 문학상도 거부하고 문단에서 벗어나 고향 오마치에 거주하며 쓰고 싶은 작품만 쓰겠다는 각오로 오직 소설 창작에만 전념했다. 독특한 문체를 지향하는 마루야마 겐지는 『마르코 폴』지가 현역 편집인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일본 현대문학사에 길이 남을 작가 베스트 14’에 선정되기도 하며 수많은 작품을 냈다.

이책 <달에 울다>도 저자만의 독특한 문체가 드러난다. 어딘가는 심오하고 고독한 분위기를 담은 이야기는 달에울다/ 조롱을 높이 매달고 라는 이두 목차를 가지고 흘러간다. 달에 울다에서는 사과밭을 가진 농가의 외아들로 태어난 주인공이 등장한다. 이 주인공은 자신을 이 공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이 공간속 사람들에게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인다. 이 농가에서 아버지와 사과농사를 지으면서 살아간다. 아버지는 이웃집 남자를 살해 하게 되는데, 그 살해당한 남자의 딸을 사랑하게 된다. 의지하던 개도 죽고, 부모가 세상을 떠나고 주인공은 그의 인생의 모든 시절을 보낸 이 마을에서 그리고 야에코와 함께했던 이 모든곳의 순간들을 잊지못해 떠나지 못하고 떠나간 야에코가 다시 이곳으로 돌아올때까지 그리워한다.

짧게 끊어지는 문장들이 시인지 소설인지 구분하기 애매하게 구성되며 , 저자의 간결하고 독특한 문체로 분위기를 고조시킨다.

구성에 있어 특이점을 가졌고, 시와 소설의 중간적 장르르 갈구해온 작가의 시소설 이라는 새로운 장르인것이 문장들에서 도드라진다.

어둡고 고요한 흐름속에 어둡지도 밝지도 않은 우중충한 먹구름같은 이야기 전개가 독자들에게는 왠지 호불호가 갈릴거 같은 느낌도 들었다.

문장속의 공간들에 놓인 주인공은 공간에 집착한다. 그리고 이 공간의 집착은 조롱을 높이 매달고에서도 이어진다.

달에울다 주인공은 40살에 죽음을 맞이하고 , 이어 나오는 조롱을 높이 매달고의 이야기의 주인공은 40대에 새로운 삶을 시작한다.

과거와 현재, 환상과 현실의 갈림길의 표현은 다른 시공간이아닌 이어지는것 같은 흐름을 보여주며 주인공은 그공간에서 혼란을 겪는것 같기도 하다. 많은 등장인물과 공간의 등장없이, 한공간 사이에서 이야기가 진행되지만 그공간속에서 많은 혼란을 겪는 주인공의 인생이 그려진다.

나는 시를 읽으면 내가 생각하는 인물과 감정을 대입하여 내 방식과 내의도대로 해석할수 있기에 시라는 장르를 좋아한다. 그렇기에 시소설의 새로운 장르를 통해 저자의 생각과 의도를 표현하고자 했던 이것들은 어쩌면 현재의 인간들의 삶속에서 보여지는것들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저자도 이러한 의도를 가지고 이야기를 표현하려 했던 것 같다.

백구는 내가 매일 밤 누구를 만나는지 알고 있다.

야에코의 발소리, 야에코의 냄새, 야에코의 목소리, 백구는 나보다 훨씬 잘 안다.

p.47

나는 지금 분명히 행복하다.

1년 전에는 상상조차 못했던 날들이다.

p.57

가을 병풍에 그려져 있는 그림은 그림자 하나 없는 명월, 가을 바람에 굽이치는 초원, 그리고 거지 법시다.

p.67

해가 뜨고 기온이 상승함에 따라 굵은 가지를 잘근잘근 눌러서 끝내 부러뜨리고야 마는 그런 눈이다.

p.97

*출판사 '자음과모음'으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직접 읽고 쓴 주관적인 서평입니다.

#달에울다 #마루야마겐지소설 #시소설 #자음과모음 #자모단 #책스타그램 #소설 #문학계문학상 #아쿠타가와상수상작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