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36
벽체나 지붕에 진흙을 이겨 바르는 방법은 일찍이 선사시대 때부터 있어 왔다. 그러던 것이 1970년대 이후 초가집의 퇴장과 더불어 흙집은 점차 자취를 감추기 시작했다.
P.37
불씨란 말 그대로 '씨앗불'이다. 그래서 옛날에는 불씨를 씨오쟁이에 담아 놓은 곡식의 씨처럼, 혹은 사람의 목숨처럼 소중하게 보관했다. 최소한 성냥이 널리 보급되기 전까지만 해도 이 불씨 지키기는 대물림으로 이어져 왔다.
P.46
별다른 놀이기구가 없던 시절, 고무신은 훌륭한 장난감이기도 했다.
P.88
하지만 책에 실린 오지마을이 아직까지 오지마을로 남아 있는 경우는 거의 보지못했다. 그것은 마치 사라지기 위해 존재하는 마을 같았다.
P.213
늘 그랬듯 시골의 가치는 도시의 논리에 묻혀버린다. 도시라는 거대한 괴물은 호시탐탐 힘없는 농촌을 집어삼킬 생각만 한다.
P.213
잘생각해보면 옛것의 문화를 이어가 오늘날 발전한것들이 꽤 있다. 하지만 도시들은 얼마 남지 않은 시골들을 집어 삼킨다. 무분별하게 개발을 하고, 주거시설을 짓다보면 몇십년전에는 듣지도 못했던 싱크홀이 빈번히 발생하거나 매연, 폐수 , 교통체증, 쓰레기문제 환경파괴문제들이 생겼다. 도시화가 되고 과학의 발전이 있기에 우리의 삶이 좀 더 윤택해지고, 편리해진것 같지만 내면은 또 달랐다.
플라스틱 쓰레기가 너무 많아 환경이 오염되고, 많은 교통시설들로 매연이 발생하고, 이제는 파란하늘을 자주 볼 수 없는 시대가 된 지금 처럼 말이다. 미세먼지가 심해서 마스크를 써야하는시대가 올지는 몰랐고, 사실 코로나 시대도 올지도 몰랐다. 옛것을 찾아 다니는 방송 프로그램들 속 장인들을 보다보면 지금의 과학자, 개발자들보다 더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은 기본 베이스가 있고, 그것을 토대로 개발을 하거나 더 발전을 시키는데, 옛날 전통들을 지금까지 지켜오고 유지하고 있는 장인들은 사람이 과학기술을 사용하지 않고, 한땀한땀 손으로 만들어 내고 알아내고 지켜낸것이기 때문이다.
1900년대가 끝나갈 시점에 태어났지만, 1900년대를 떠올리면 생각나는 이미지와 ,2000년대를 생각하는 이미지는 매우 다르다. 1900년대의 기억들은 왠지 모르게 정이 많고, 따뜻하고 한적하고 조용하고 고요했던 느낌이 들지만, 2000년대를 생각하면 차갑고, 바쁘고 시끄럽고 어지러운 기분이 든다. 물론 그렇다고 옛것이 더좋다! 지금 시대는 정이 없다! 라고 단정지을 수는 없지만, 가끔은 자연친화적이고, 미세먼지와 앞으로 미래를 걱정하지 않아도 되던 그때가 그립기도 하다. 이책을 읽고 이런 기분이 들었다면 저자의 의도를 잘 파악했다고 생각한다. 저자가 담담하게 담아낸 옛것에 대한 기록들을 우리가 잊어버리지 않고 기억해내는것 그자체로 의미있는 것들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