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파괴
김민수 지음 / 달꽃 / 2018년 3월
평점 :
절판


 

이책은 에세이와 소설 그 어딘가에 멈춰있는 이야기를 담았다. 작가는 자신이 감정표현이 서툰사람이며, 그러한 소심한 성격들로 세상과 소통할수 있었던 방법은 글이었다고 한다. #일상의 파괴는 저자가 이십대 후반쯤 대학교를 갓졸업하고 쿠바로 긴 여행을 떠났었고, 그리고 서른이 넘어 또한번 쿠바를 또다시 다녀와 쿠바에서의 이야기를 허구의 소설이야기와 잘 버무려 내었다. 저자의 경험담과 소설의 이야기들이 엮이며 저자의 젊은날의 감정을 집약해 놓았기에 뭔가 조금더 생생하고 몰입감이 드는 이야기로 완성되어진게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쩔수 없이 사실과 허구가 뒤섞인 이야기가 될것입니다. 사랑하기에 , 상처주기싫기에, 때로는 자신이 없기에 , 나는 이곳에 온전히 솔직하지 못함을 미안하게 생각합니다. 그대는 물을 수 있습니다. 왜 너의 이야기를 들어야 하는지, 소심한 나는 바라보지 못하고 조심스럽게 답해봅니다. 조금 긴 푸념을 공허한 하늘을 향해 외치기보다는 그래도 이 쓸쓸한 별 함께 디디고 사는 그대에게 들려주고 싶다고.

#프롤로그 中

 

이 책은 처음을 서연이의 죽음으로 시작한다. 그리고 책속의 주인공인 '나' 라는 인물은 그녀의 부재로 그동안의 삶을 돌아본다. 서연이와 그는 그저 그런 대학동기로 만나 , 티격태격하며 정이들고 결혼을 했던 사이였다. 그녀가 죽고 난 후, 그는 모든것을 멈추었다. 그렇게 매일을 아무일도 하지못하고 지내다가 서연이가 사라진 한국을 떠나 서연이가 머물렀던 머나먼 그 낯선나라 쿠바로 다시 떠날 채비를 한다. 그는 쿠바에서 여행을 하며, 과거의 쿠바여행들을 회상한다. 이야기의 중간중간에는 그와 그녀의 과거의 추억이 대화형의 문체로 나온다.

 

쿠바의 과거여행과 현재여행의 이야기 그리고 소설속 주인공들의 과거시점의 대화들로 이소설이 조금더 풍부한 내용으로 다가왔다. 단지 저자의 과거의쿠바여행의 기억과 서른이 넘어 다시 가게된 쿠바의 이야기만 담게된다면 그냥 그저그런 여행산문이 되어있을 것이지만, 저자가 만들어 낸 허구의 인물들의 이야기와 인물들이 보고 느끼는 감정들은 아마 저자의 감정들일 것이고, 저자는 이 인물들에게 자신의 감정을 이입시켜 책속에서 또한번 쿠바여행을 다녀온것이 아닐까 생각했다.

"꿈이 있어서 너는 좋겠다."

"나는 꿈이 없는 네가 부러운데."

"헛소리하지마."

"꿈이라는 게 꼭 순기능만 있을까?"

"무슨 말을 하고 싶은거야 ?"

"꿈이 독이 되어 나를 병들게 만드는 거 같아. 여유도, 주변 사람들과의 평범한 일상도, 모두 꿈 앞에 시시한게 돼버렸거든."

p.46

언제든 떠나고 싶으면 떠나요. 같이 다니게 됐다고 마음이 사라졌는데 억지로 달라붙어 있지는 않을 테니까.

p.65

'난 작은 것에서 기쁨을 찾아. 치즈버거 같은 것 말야, 정말 맛있잖아. 비 오기 10분 전의 하늘, 웃음이 수다로 변하는 순간, 담배 한 대를 피며 즐거운 순간을 보낼 때.'

p.112

사랑하세요.

지금의 눈 맞춤을 잊지 마세요.

지치지 마세요.

p.216

어떤 이는 여행을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했고, 인생이라고 했고, 새로운 나를 만나는 기적같은 순간이라고 했따. 나 역시 얼마쯤은 그런 기대감이 긴 여행을 준비하게 된 동기가 되었다. 하지만 결론은 나에게는 여행이 환상이 되어주진 못했다. 여행은 여전히 삶이었고, 나였다. 여행길에서도 나는 나로 인해 지쳤고, 나에게서 벗어나지 못했다.

-본문 중에서

#일상의 파괴 는 전체적으로 글 부분은 흑백으로 되어 있고, 쿠바의 사진 또한 흑백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뒷부분에는 작가의 특별페이지는 형형색색의 사진과 저자의 마지막글이 담겨있다. 흑백으로 표현된 부분은 사실 책을 인쇄하는 과정에서 비용문제인줄 알았는데, 저자는 이렇게 표현하고 싶어했던 것 같다. 제목 또한 일상의 파괴라고 지었으며, 행복한 내용과 멋진 사진이 가독 담긴 보통의 여행에세이가 아닌, 작가가 쿠바여행을 하며 찾고 싶었던 자신만의 색을 찾는 과정들이기에 흑백으로 나타내었고, 뒷부분은 결국 저자가 쿠바여행을 하며 자신에 대해 깨달았기에 이제는 형형색색의 사진들과 글들로 담아낸게 아닐까. (출판사서평에서도 낯선흑백의 쿠바를 조금은 서툰 작가님의 시각으로 보여드리려고 했다는 의사가 담겨 있다고 한다.)

직장생활을 시작하게 되면 그전에 떠난 장기간의 해외여행의 기억으로 현실을 살아간다는 이야기를 들은적이 있다. 나도 갑작스럽게 떠난 3개월간의 여행이 5년전의 기억이지만 그때의 기억으로 지금을 버티는 것 같다. 여행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는데, 이제는 혼자 떠난 그여행이 정말 잘 다녀온 여행이라고 느낄정도로 지금의 지치고 무기력한 나에게 때때로 그때의 열정들을 상기시켜준다. 더 오래 있을 수 있지만, 그때 여행은 너무 외롭고 힘들고 의지 할곳이 없었다. 지금은 왜 그때 그렇게 금방 다녀와버린거지 좀더 있어볼껄, 조금 더 참고 지내볼껄 하는 후회도 있지만 어차피 지난 일이기에 어쩔수는 없다. 코로나19로 인해 올해 버킷리스트였던 다시 떠나는 혼자해외여행을 이루지 못했지만, 언젠가는 꼭 다시 오년전의 그나라를 여행할 수 있는 날이 오길 바란다.

*출판사 '달꽃' 로 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직접읽고 쓴 주관적인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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