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은 잘못이 없다 - 어느 술고래 작가의 술(酒)기로운 금주 생활
마치다 고 지음, 이은정 옮김 / 팩토리나인 / 2020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어느 술고래 작가의 술기로운 금주생활

 

다들 한번쯤은 술에 취해 자신만의 역사를 써본 일들이 있을 것이다. 더군다나 자타공인 술꾼으로 인정받는 사람이라면 술에 얽힌 에피소드가 팔만대장경 뺨치는 수준일 것이다. 기본적으로 술은 흑역사를 동반한다. 지우고 싶은 기억들은 친구 처럼 붙어다니고 그 기억을 잊지 못해 또 술을 마시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이책은 이렇게 술을 30년동안 매일 같이 마셔온 저자 마치다 고의 본격 금주 에세이이다. 자칭타칭 술고래 작가 라고 불리는 마치다고 가 어떻게 30년동안 끊지 못했던 술을 끊을 수 있었는지, 술에 대한 저자의 생각은 어떤지 이책에 담겨있다.

술이라는 것은 20살이상의 성인이라면 한번도 안먹어본 사람은 있지만 한번만 먹어본 사람은 없을 것이라는 생각을 들게 한다.

나는 20살 성인이 되던 날 미친듯이 술을 먹고 네발로 집에 들어간 기억을 시작으로 20대 후반인 지금까지 즐겨먹는다. 나도 저자처럼 자칭타칭 술고래라고 불리운다. 대학생활 할때만 해도 술모임이라는 자리는 다 참석해야할 정도로 술을 좋아했다. 그리고 좋아하는 만큼 흑역사도 따라왔다.

흑역사로 지갑도 잃어버려보고 친구에게 만취사진도 찍혀보고 무릎도 깨져보고 택시를 타고 모르는 동네에 내려서 집까지 걸어간 기억들이 난다.

많은 흑역사들로 이제는 정신(?)차리고 적당히 음주를 즐기려고 노력하는중이다. 그노력에는 젊을 때의 신체부위의 기능이 나이를 먹어갈수록 삐걱 되는것들도 한몫했다.

위나 뭐 그런 장기들은 약간만 폭음, 폭식을 해도 "더 이상은 무리입니다! " "한계에 도달 했습니다!" "악덕주인 같으니라고!" 툴툴대며 엄살을 떤다. 그런데 간은 그렇지 않다. 24시간 쉬지않고 일을 시켜도 불평불만 한마디 않고 그저 일만 한다. 그런 점이 기특하고 갸륵하다고 해서 일을 더 시키다 보면 어느날 갑자기 예고도 없이 꽈당 쓰러져 버린다.

p.23

술을 마시던 30년은 인생의 모든것이 술을 중심으로 돌고 있었으며 가능한 빨리 후회의 우울감을 없애고 거리낌없이 맛난 술을 마시고 싶었다.

p. 77

인간은 약해서 아무래도 자신에게 관대해진다. 그래서 주변사람들에게 선언해 버리면 해야한다는 압박감을 자신에게 부여할수 있기 떄문에 선언한다.

p. 235

오늘은 기분이 좋으니까, 오늘은 우울하니까 술을 먹기위해선 모든 변명이 가능해진다. 매번 숙취때문에 , 아침마다 일어날때 우리는 이게 다 망할놈의 술때문이야 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술은 우리에게 자신을 마시라고 강요하지 않는다. 직접 잔을 들어 식도로 흘려보내는 것들이 다 우리 스스로의 의지이다. 그래서 술로 인한 모든 고통은 다 나의 책임이다. 술은 마실때는 좋다. 왠지 술을 먹으면 우울했던 기분이 좋아지는것 같기도 하고 왠지 컨디션이 좋은 날은 술이 단것같은 착각을 불러 일으키기도 한다. 이렇게 술을 먹다보면 술로인한 고통이 생겼을 때 비극이 신체적인 고통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으로 부터 출발한다. 작가는 이부분에 집중하여 인생은 언제나 밸런스 게임처럼 행복이 있는곳에는 반드시 불행이 있다는 것을 금주를 통해 깨달았다고 말한다.

저자 마치다고의 재치있는 어법과 문체들은 이미 제목 <술은 잘못이 없다> 에서부터 파악할 수 있다. 나는 이책의 제목에 부재를 달라고 하면 이렇게 달았을 것이다. 술은 잘못이 없죠, 잘못은 제가 있습니다. 라고 말이다. 술은 어떻게 보면 스트레스를 풀어주고 지쳐있는 일상에서 활력을 넣어줄수 있다 하지만 너무 술을 남용하고 과음하다보면 내 몸뿐만 아니라 일상과 인생을 망치는 지름길로도 만들 수 있다. 저자는 근 30년동안 좋아하던 술을 금주를 하면서 얻고 깨달은 것들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담았고, 금주하는 것이 불행이 아닌 또다른 행복을 찾을 수 있는 방법도 있다고 독자들에게 알려준다. 사실 나는 이책을 읽고 금주를 꼭 해야겠다고 결심을 하지는 못했다. 새로운 종류의 술이 나오면 먹어보는 것을 좋아하고 , 술자리를 좋아하는 나로써는 금주가 정말 힘들겠다고 느꼈다. 새로운 흑역사를 만든 다음날은 꼭 친구들에게 금주선언을 했던 나를 돌아보며 , 금주보다는 나의 행복을 위해 절주하는 습관을 들어야 겠다고 생각했다.

*출판사 ' 팩토리나인'으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직접 읽고 쓴 주관적인 서평입니다.

#술은잘못이없다 #마치다고 #옮긴이_이은정 #팩토리나인 #도서협찬 #도서제공 #서평 #리뷰 #금주에세이 #신간에세이추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