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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을 법한 연애소설 - 당신이 반드시 공감할 이야기
조윤성 지음 / 상상앤미디어 / 2020년 8월
평점 :

저자 조윤성은 '남자친구와 이별' 때문에 우울증으로 상담센터를 찾았다고 한다. 약을 먹고 상담을 받았지만 무기력증과 비뚤어진 집착은 여전했고, 이런 이별의 상처를 위로한 것은 에쿠니 가오리와 무라카미 하루키의 연애소설들 이었다. 나보다 훨씬 오랫동안 아파하는 연인들의 모습 ,끝나지 않을 것 같은 이별의 상처를 딛고 결국은 성숙한 사랑을 하는 그들에게서 희망을 발견했다. 그때부터 관계와 감정에 대한 생각을 글로 써왔고, 누군가 마음에 들어오면 일단 글로 적어보고 몇번을 곱씹으며 도대체 이 울렁이는 감정은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를 탐구했다.
스쳐지나간 인연들에 대한 , 그리고 저자가 직접 겪은 연애에 대한 다큐멘터리 이자, 동시대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보내는 공감의 메세지이다.
첫사랑같은 이야기를 기대했다면 , 아쉽지만 그런 설레고 간질간질한 사랑이야기가 담겨있는 책은 아니다. 남자와 여자가 만나고 헤어지는 과정들을 담은 이야기이다. 주인공은 '수아' 라는 여자인물이 등장한다. 수아라는 인물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이책은 총 34개의 소제목으로 이루어져 있다. 저자의 다큐멘터리 같은 연애 이야기를 담으며 , 어떤 부분은 소설같이 느껴지기도 했지만 브런치 170만뷰의 인기 로맨스 소설이라는 명성처럼 읽는내내 내 이야기 같은 부분들도 담겨있다. 연애를 해본 사람들이라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들이 담겨있다. 금사빠라는 말처럼 한순간의 인연으로 금방 사랑에 빠져버렸던 순간들, 오래만나던 연인과의 헤어짐 , 이번만큼은 좋은 사람이라고 느꼈는데 아니었던 순간들등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한번쯤은 등장했던 '러브 스토리'의 주인공같은 이야기들이 펼쳐진다. 저자는 이이야기들로 사랑 때문에 아파하고 힘들어하는 사람들에게 조금이라도 위로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사랑을 하며 설레는 마음 , 그 사랑하는 마음이 진행되어가는 저자의 감정들이 정말 적나라하게 등장한다. 마치 옆에서 그들의 연애이야기를 듣는 기분이었다. 읽다보니 이책의 제목을 왜 '있을 법한 연애소설'이라고 지은 것인지 조금 알거 같았다. 소설같은 이야기들이지만 어쩌면 내 이야기일지도 몰랐을 이야기이기 때문이 아닐까 , 그래서 공감하고 이해할수 있는 부분들이 많은것이 아닐까 라고 느꼈다.
처음에는 불같은 사랑 , 매일매일 설레는 사람이 좋았다. 하지만 세월이 흐르고 서로의 사이가 익숙해져가는 만큼 처음 같은 마음과 행동을 유지하는 사람들은 드문것같다고 생각한다. 나는 연애를 많이 안해봤지만 지금은 연애를 하고 있는 중이고, 이제는 평범한 연애가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알게되었다. 이책도 그러한 '평범한 연애'를 하는 것이 얼마나 소중하고 어려운 일인지 보여주는것 같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나를 사랑하는 기적, 여러 굴곡을 거쳐 이제 별탈없는 연애를 하고 있다면, 연애의 초입을 떠올리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고 저자는 말한다.
서울의 야경은 하늘이며 바닥이며 할 것 없이 빛무리인데 제주의 밤은 털을 잘 고른 고양이처럼 까맣기만 했다. 까만 어둠 사이로 철썩이는 파도 소리가 더 선명하게 들렸다. 어떤 음악보다 파도의 오가는 음색이 더 고왔다.
"오늘 하루는 어땠어?"
거의 매일 ,틈만 나면 만나는 사이지만 대화의 시작은 늘 이 질문이었다. 안부. 오늘의 하루가, 일상이 안녕했는지를 묻는것.
여러 의미에서, 과정에 충실하면서 진부하지 않았던 "네가 욕심이 나"라는 고백은 매우 신선했다. 당연하고 어찌보면 참 쉽게 여겨지는 이연애의 출발 과정이 내게는 왜 그리 어려웠을까.
두 계절이 힘겨루기를 하는 찰나는 아름답다. 더위는 한풀 꺾이고, 하늘은 차츰 푸르게 높아지고, 바람은 선선하다. 온통 좋은 것들만 한데 모아놓은 것 같은 오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