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머니멀 - 인간과 동물이 더불어 산다는 것
김현기 지음 / 포르체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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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해진, 류승룡, 박신혜 배우가 프레젠터로 출연하고 김우빈 배우의 나레이션이 어우러진 휴머니멀은 인간과 동물을 뜻하는 휴먼과 애니멀의 합성어이다. 인간의 탐욕을 채우기 위해 희생되는 동물과 그 동물의 삶을 되찾아 주려는 인간의 노력을 담은 MBC 창사특집 다큐멘터리인 <휴머니멀>은 아프리카 코끼리 부터 태평양의 돌고리까지 4개 대륙 10개국을 1년동안 돌며 여정을 찍었는데 휴머니멀의 연출을 맡았던 김현기 PD가 직접 쓴 책이다. 다큐멘터리의 감동을 다시한번 책으로 만나볼 수 있으며, 방송에서 볼 수 없던 생생한 현장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사람들은 다큐멘터리가 있는 그대로의 '자연'이라고 착각한다. 휴먼다큐의 출연자는 카메라가 있든 없든 똑같이 행동하고, 자연다큐 속 동물은 촬영팀 앞에서도 야생의 본능을 여과 없이 드러낼 것이라 믿는다. 이는 일견 사실이지만 ,적잖이 거짓이기도 하다. 사람도 동물도 카메라가 자신을 따라다니는 상황에서 온전히 자유로울 수 없다.

p.007

매번 다큐를 볼때 난 당연히 이건 그대로의 자연속에서 살아가는 동물의 모습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책을 알게되며 어느정도는 맞지만 어느정도는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생각해보면 제작진을 투명인간 처럼 생각하고 거의 앞까지 다가가 촬영을 하는 것은 서로에게 절대적으로 위험한 행동이라는것을 깨닫게 되었다. 그런데 종종 다큐에서는 이런모습이 보여진다. 정말 야생의 본연의 모습이라면 이 이후의 장면을 상상하지도 못할 것이다. 이책을 쓴 pd님은 이러한 동물의 자연스러운 본성자체를 , 그리고 진짜 세상을 보여주고 싶다는 갈증이 있었다고 한다.

동물원속 동물들, 티비장면속 동물들의 모습에 숨겨진 이면들을 말이다. 앵글속의 계획된 장면이 아닌 , 조금은 거칠과 과격하더라도 삶과 죽음이 교차되는 찰나를 담고 싶다고 , 포장되지 않는 날것의 현실을 말이다. 이 현실속에서 인간과 동물사이에서 생존을 위한 냉엄한 투쟁을 포착하는것을 목표로 삼고 담아내었다. 인간의 손에 죽어나가고, 포획되어지고 길들여지는 야생동물들의 모습을. 아프리카코 끼리를 시작으로 지구다섯바퀴의 대장정이 시작되었다.

1장 밀렵과의 만남, 코끼리

2장 총을 든 천사, 트로피 헌터

3장 전통의 이면, 피로 물드는 바다

4장 지배자 인간, 공존으로의 여정

이처럼 코끼리를 사육하기 위해 자아와 야생성을 말살시키는 훈련과정을 '파잔'이라고 한다. 태국을 포함한 아시아의 13개 국가가 파잔으로 코끼리를 조련한다. 이 과정을 거친 코끼리들은 순순히 쇠사슬에 다리가 묶인 채 안장을 얹고 사람들을 태우게 된다.

p.027

아시아 코끼리와 인간의 관계를 '학대'라는 키워드로 정리할 수 있다면, 아프리카 코끼리의 경우는 '밀렵'이다.

p.045

" 동물들에게 해를 입히는 사람들도 있지만, 또 혼신을 다해서 지키려는 분들이 있기 때문에 희망은 있다고 봐요. 그나마 다행이죠. 그런데 2050년쯤 되면 아시아의 코끼리가 멸종할 것 같다는 얘기를하시더라고요. 그렇게 되지 않으려면 그분들에게만 의지할게 아니라, 모두가 같이 노력해 희망을 찾아야 하지 않을 까 싶습니다. "

p.085

트로피 헌팅은 '휴머니멀' 이 보여주고자 했던 인간의 잔인한 본성을 가장 극명하게 드러내는 행위다. 자신의 손에 죽어가는 생명을 보며 쾌락을 느끼는 만물의 영장. 이를 코앞에서 확인하는 경험은 우리에게 강한 의구심과 트라우마를 남긴다.

p. 146

최근 돌고래 고기의 소비가 급감하면서 생포의 비중이 늘어났다. 어부들은 나이가 젊고 몸이 유선형인, 예쁜 돌고래를 골라낸다. 그리고 이 녀석들만 배에 묶어 끌고 가 가두리에 가뒀다가, 해외 아쿠아리움에 판매한다.

p.163

이 좁은 감옥에서 빠져나온 김에 멀리 도망이라도 치면 좋으련만, 돌고래들은 다시 사육사에게로 모여들었다. 이 지역의 물길을 아예 모르기 때문에 어디로 헤엄쳐가야 할지 모르는데다, 이들이 주는 먹이로 극심한 허기부터 달래야 했기 때문이다. 죽은 생선 몇마리로 사람들은 손쉽게 돌고래를 다시 모아 가둘 수 있었다.

p.188

누군가는 이렇게 말할지도 모른다. "멸종이라는 것도 일종의 적자생존 아닌가.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는 동물은 사라지고, 다른 동물들이 또 나타나지 않겠는가." 라고.

p.266

코끼리는 생각보다 머리가 좋은 동물이라고 한다. 기억력은 침팬지와 돌고래를넘어 동물 중 최고수준이다. 거울에 비친 자신을 인식할 정도의 자아정체성을 가지고 있으며 다양한 감정표현도 가능하다고 한다. 동남아 여행을 가서 자주 볼수있는 코끼리 쇼가 있다. 코에 붓을 쥐고 그림을 그린다던가, 등에 사람들을 태우고 걸어다닌것 들이 그 예이다. 이렇게 고등생물인 코끼리를 사람의 입맛에 맞게 이용하기위해선 세뇌를 하고 야생성과 자아를 굴복시켜야한다. 그래서 생후5개월만 되어도 어미로부터 분리를 시켜 길들인다고 한다. 코끼리가 들어가지도 못할거 같은 나무우리에 억지로 가둔뒤 쇠 꼬챙이로 24시간내내 먹이도 주지 못하고 학대를 한다. 이렇게 학대받은 코끼리는 초점을 잃고 순순히 사육사가 하라는 대로 하게된다고 한다. 그렇지 않으면 또 학대를 받을것이라는걸 알기 때문이다.

아시아 코끼리와는 달리 아프리카 코끼리는 아주큰 상아를 가지고 있다. 이 '상아'가 아프리카에서는 밀렵의 이유가 되었다.

아프리카코끼리들의 시체를 보면 자연사한지 누군가에게 죽임을 당한지 보인다고 한다. 왜냐하면 밀렵에 당한 코끼리는 얼굴이 잘려나가 있다.

상아가 필요하기 때문에 산채로 얼굴을 잘라간다고 한다. 이렇게 해야 많은 양의 총을 쓸필요도 없이 코끼리의 상아만 가져갈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사실을 보고 인간들이 너무 잔인하다고 느꼈다. 아시아코끼리를 학대하는것도, 아프리카 코끼리를 사냥하는것도 결국은 인간의 욕심때문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코끼리의 피냄새를 맡고 오는 독수리들을 처치하기위해 코끼리의 피에 독을 타기도 한다.

난 그동안 코끼리의 상아가 죽은 코끼리에게서 나온 상아로 만든 장식품이라고 알고 있었는데, 이렇게 산채로 코끼리를 죽이고 고통을 느끼고있는 코끼리는 신경도 쓰지 않은 채 얼굴을 잘라내가는 인간의 잔인함과 탐욕들에 대해 너무 슬프고 화가났다.

이러한 한편에는 코끼리들의 개체수를 지키고, 몸과 마음에 상처를 입은 코끼리들을 구조하고 케어해주는사람들이 존재한다.

코끼리는 생태적, 경제적 측면에서 우리에게 매우 중요한 존재라고 한다. 아프리카 식생을 유지하는 생태계 엔지니어 역할을 한다.


올해 초에 <휴머니멀>이라는 다큐멘터리를 tv방송으로 해줬던것을 봤던 기억이 있다. 다큐멘터리를 보면서 인간의 욕심과 잔인함에 마음이 좋지 않았는데, 책으로 출간했다는것을 알게되어 읽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마침 활동중인 서평단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읽을 수 있는 기회가 되어 읽게 되었는데, 방송으로 봤던 이야기들을 글로 읽으니 좀더 와닿고 방송외의 이야기도 담겨있어서 많은 생각이 들었던것 같다.

생각해보면 이러한 생존경쟁 속에서 살아나기 위해서는 어쩔수 없이 서로를 죽이고 죽이며 살아남아야 한다는것은 맞는말이다. 하지만 인간의 욕심만으로 무자비하게 학대하고 죽이는것은 있어서는 안될일이라고 생각한다. 자연에서만 만날수 있는 동물들을 가까이서 보고 만날수 있다는 것은 어쩌면 동물원이 없었다면 그런 기회는 한번이라도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동물원에서 아프리카에 사는 사자들을 보고 돌고래를 보고 코끼리를보고 기린을 보는등 우리나라에서 다른나라에서 만날수 없는 동물들을 한곳에서 본다. 이러한 동물들의 삶이 자유롭고 평온하기만 하다면 좋겠지만 이렇게 전시를 위해 데려온 동물들은 태어나고 죽을 때까지 학대받고 스트레스받고 자신을 잃고 살다가 죽는다.

어디서 본지 기억은 잘 나지 않는데 동물의 모습과 인간의 모습을 바꿔서 그려놓은 그림들을 본적이 있다. 우리가 동물이었다면 그 동물들에게 그렇게 잔인하게 했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코끼리를 길들이기 위해 자아를 없애려고 파잔을하는 사람들, 코끼리 상아를 위해 무자비하게 밀렵하는 사람들, 트로피헌팅이 생태계의 교란을 정리해준다고 일종의 사명감이라고 하는 헌터들, 전통을 지킨다고 매년 돌고래를 죽이는 사람들, 우리나라에서 사육당하는 곰과 외국의 야생곰의 사례들 , 인간의 영역과 동물들의 영역이 겹치며 두려워하는 사람들. 이러한 이야기가 이책속에 담겨있다.

인간이 있기전에 동물들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인간은 옛날부터 살아가기 위해 동물들에게 많은 도움을 받으며 살아왔다고 생각한다.

어쩌면 인간들이 이러한 동물들의 영역에 먼저 침범한것이 아닐까, 하지만 동물들은 인간들 처럼 무자비하게 죽이고 학대하지않기 때문이다.

멸종위기에 있는 동물들의 개체수를 지켜내려고 하는 사람들도 있고, 그 멸종위기에 영향을 주었던 인간들도 존재한다.

동물과 인간이 조화롭게 살려면 인간이 먼저 자연을 이해해야한다고 생각한다. 무작정 동물원에 있는 동물들이 귀엽고 예쁘다고 돈을 지불하고 가지않았으면 좋겠다. 전세계에 있는 사람들의 욕심으로 만들어진 동물의 우리들이 사라졌으면 좋겠다.

작년 이맘때쯤 우리나라에 있던 벨루가 한마리가 폐사했다는 기사가 생각났다. 그리고 지금 홀로 남은 벨루가는 떠나간 친구를 그리워하며 자폐증세라고 할수있는 정형행동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 사회적 관계를 맺는 벨루가가 이상행동 보이고 있다고 하는데, 원래는 이 벨루가를 야생방류하겠다고 약속을 했다고 한다. 하지만 벨루가는 방생되지 않고 여전히 그곳에 혼자 있다.

역지사지라는 말이있다. 학대와 학살을 위해 죽어마땅해서 태어나는 생명체는없다고 생각한다. 이책을 읽으며 앞으로 어떻게 인간과 동물이 조화롭게 살아가야 할지 많은 고민과 생각을 할수 있게 해준것 같다. 모든 사람들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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