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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내가 왜 살아야 하는지 몰랐습니다 - 20년간 우울증과 동행해온 사람의 치유 여정이 담긴 책
고요 지음 / 인디고(글담) / 2020년 5월
평점 :
품절

"너만 힘든거 아냐" "너보다 못한 사람도 많은데 감사하며 살아야지"
이런말들에 속아 내 아픔을 투명하게 내어놓지 못한 채 살아가진 내 감정을 믿고 아픈걸 아프다고 인정하는 게 말도 안되게 힘들진 않았나요?
<나는 내가 왜 살아야 하는지 몰랐습니다> 中
저자 고요는 인생의 대부분을 우울증과 함께 해왔다. 다들 부러워한다는 직업인 초등학교 선생님이라는 직업을 갖게 되었지만 과도한 스트레스 때문에 더 망가지고 있었다고 한다. 겉은 괜찮아 보일지라도 속은 곪고 썩어들어가버린 '나' 라 고 표현할 만큼 힘들었다.
오랫동안 저자를 괴롭히던 우울증에서 벗어나고자 떠난 세계여행에서 일주일 만에 버스 전복사고로 사랑하는 친구를 잃었다. 친구를 잃은 그 상실감은 인생의 전체가 뿌리째 흔들리는 것 같고, 모든게 내탓이라고 들리는 자책감으로 이어졌고, 이후 더 극심한 우울증이 되어 그녀를 자살의 문턱까지 이끌었다고 한다.
이책은 매일 왜 살아야 하는지도 모른채 죽음을 생각하며 살아가던 저자가 산티아고 순례길을 걸으며 왜곡된 자신의 감정과 생각들을 정리해가고 수정해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새로운 눈으로 나를 바라보며 이제는 적이 아닌 친구로서, 강아지처럼 작고 귀여워진 우울증과 함께 살아가고 있다. 저자는 이책이 매일 죽음을 바라던 내가 오늘도 죽음을 생각했을지 모를 당신을 위해여 용기내어 저자의 이야기를 담고, 우울증으로 힘들어 하는 사람들에게 이책으로 위로를 받고 하루하루 살아내고 버텨낼 힘이 되길 바란다고 말한다.
Chapter1 이 모든 걸 끝내면 행복해질 수 있을까?
Chapter2 일을 멈췄습니다, 살고 싶었거든요
Chapter3 모든 걸 버리고 떠난 세계여행에서 모든 걸 잃다
Chapter4아무리 울어도 나오지 않는 눈물도 있기에
Chapter5 몸의 고통이 끝나고 난 후에 찾아온 마음의 고통
Chapter6 괜찮아, 다시 한번 일어나 걸어보자
Chapter7 살아간다는 건 나 자신과 정면으로 마주하는 것
Chapter8 혼자일 때도 행복한 사람이 되기 위해
목차는 이렇게 구성되어 있다. 처음우울증을 겪으며 느낀 감정과 일을 끝내고 떠난 세계여행, 그리고 여행에서의 사고로 얻게된 몸의고통, 몸의고통이 지나고 나니 찾아온 마음의고통, 하지만 그것을 극복하기위해 정면으로 우울증과 맞선 저자의 이야기의 과정이 담겨있다.
소외감과 외로움으로 고통받는 자리가 내가 있어야 할 곳이었다.
출구 없는 한평짜리 감옥안에 살며 고집스레 그 자리를 지켰다.
저자의 어린시절의 환경이 드러나있던 문장이었다. 그리고 공감도 갔다. 나의 어린시절에도 이러한 생각을 가졌던 때가 있었으니까.
가까운 학교에서 전학을 왔다고, 말주변이 없고 조용하다고 이유같지도 않은 이유들로 왕따를 하고 따돌림을 시키는 시기가 있었다.
술을 마실 때 만큼은 마음이 편하고 즐거우니 자주 술을 마셨다. 빨리 취할 수록 괴로움도 빨리 잊히니 급하게도 마셨다. 기억을 잃을 때까지 마셨다. 다음 날 아침, 텅 빈 머리에 하얗게 질린 채 벌을 받는 심정으로 기억을 더듬었다.
한 때 사회생활도 너무 힘들고, 인간관계에도 많은 상처를 받아 아무도 만나고 싶지않았던 때가 있었다. 그때마다 나에겐 술이라는 친구가 있었다. 가끔 친구들과 만나서 신나게 술을 먹는날이면 다음날은 항상 기억을 잃은 나와 속이 않좋은 내가 공존했다. 내친구들은 내가 비밀이 많다고 했다. 하지만 나는 술을 먹으면 내마음속에 있는 나만의 비밀을 술술 털어놓았던것 같다. 하지만 정작 나는 기억을 못했고, 그때 생각을 하면 술에 많이 의존해서 살았던것 같다.
나에게 여행만큼 자기감각을 길러주는 것도 없었다. 처음 겪어보는 그곳만의 색깔, 냄새, 소리... 정신없이 쏟아지는 신선한 자극은 날 오직 '지금 이순간'에만 머물수 있게 해주었다.
여행을 다녀온사람들은 항상 여행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한다. 시간이 될때 꼭 혼자든 , 친구들과든, 가족이든 해외여행을 다녀오라고, 그러면 그 여행의 기억을 가지고 살아갈 수 있다고 그런말을 하는데 나도 처음에는 저말이 공감가지 않았다. 휴학을 하고 도피하는 심정으로 해외여행을 혼자 다녀왔었는데 별써 5년전의 이야기이지만 그때의 기억으로 현생을 버티는거 같아서 저자의 저문장이 공감이 되었다.
사고후 내 안엔 두개의 내가 생겼다. 무엇을 해도 괜찮은 나와 하나도 안 괜찮은 나.
저자는 세계여행을 꿈꾸며 갔던 여행에서 친구를 잃고 몸과 마음이 다쳤다. 그래도 한달여의 시간동안 괜찮은 나로 생기발랄하게 살았다. 하지만 그것은 괜찮은 나와 안괜찮은 내가 분열을 거치는 과정이었다. 그리고 실어증이 왔다.
책의 중반부까지 읽으면서 그동안 내가 우울하고 힘들어했던 날들은 고요작가님에 비해서는 새발의 피로 안되는 힘듬이었다고 느꼈다. 물론 사람의 고통과 우울을 다른 이의 시각에서 마음대로 판단하면 안된다.왜냐하면 다른사람에게는 먼지같은 일이어도, 정작 자신에게는 우주만큼감당하기 힘든 일일 수도 있을테니 말이다. 저자의 그동안의 삶과 마음속의 이야기를 보면서 그동안 얼마나 힘들었을까 라고 느끼며, 위로해 주고 싶었다. 그리고 후반부로 갈수록 저자가 자신의 상황과 감정에 대해 이해하고 극복해 나아가는 과정을 글로 담아놓았는데 독자의 시선으로 참 다행이고 멋진 사람이라고 느꼈다.
모든 일엔 이유가 있어, 그것도 아주 아름다운 이유가. 네가 여기 있는게 그 이유야.
순례길을 다녀오고 많은 사람들을 만나며 그중 길위에서 잠시동행했던 친구들이 해준 말중에 하나이다.
저자가 순례길을 다녀오며고 나서 다시 우울증이 재발하고, 스트레스 조절에 실패하지만 ,
순례길을 다녀오기 전과는 다르게 대응 한다고 한다. 고통이 었던 시간들의 기억을 버팀목으로 삼으며 내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려고 노력한다. 우울증을 겪으며 그만큼 공감능력도 많아지고 재발하는 우울증들을 이제는 잘관리하는 방법도 터득했다. 타인의 시선에 흔들리지 않고 자신을 먼저 챙기게 되고 , 외부의 기준에 나를 끼워맞추려고 하지 않으려고 한다.
저자가 보고 들은 것이 아닌, 실제로 겪고 극복하려고 노력하는 과정들을 직접 보면서 마음에 더 와닿은것 같다. 아무렇지 않은 척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우울증에 힘들어하는 이들에게 위로의 말 대신 이책을 선물해주면 많은 도움이 될거 같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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