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휴식과 이완의 해
오테사 모시페그 지음, 민은영 옮김 / 문학동네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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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책을 처음 봤을땐 '26살 뉴욕에 사는 나 라는 인물로 스스로의 휴식과 이완의 해를 갖기로 하고 각종 약을 처방받아 동면에 들어가기로 한다'고 소개되었기 때문에 그리고 함께 온 이어플러그를 보면서 잔잔하고 서정적인 소설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책을 펼쳐 열페이지 남짓 읽고 나서부터는 정반대의 분위기를 가진 소설임을 느꼈다. 이책을 읽고 싶었던 이유는 현재의 사회상황과 나의 생각과 맞는 제목을 가진 책이었기에 휴식에 관한 이야기가 담겨있을것이고 나는 이책을 읽으며 내 휴식을 다스리는 방법을 터득해볼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여러가지 일들 속에서 스트레스를 푸는방법은 다양할 것이다. 이 책처럼 잠을 자거나, 또는 친구들을 만나거나 ,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등 하지만 이책의 주인공은 자신의 현재 생활에서 지쳐 정말 동물들처럼 동면을 택했을 것이다.

 

주인공은 외적으로 보면 부유하고 가진것이 많아보이고 똑똑한 젊은이 이지만, 내면은 그렇지 않았다. 정신은 사랑받지 못한 유년기에 비롯된 삭막한 감정, 자만과 자기 비하를 오가는 태도, 타인에 대한 혐오와 경멸로 매말라있다. 병에걸려 돌아가신 아버지와, 어머니는 알콜중독으로 결국엔 뇌사상태에 빠져 고아가 되버린 주인공이 이미 헤어져버린 전애인에게 집착을 하기도 하고 누구에게도 사랑받지 못하는 삶을 살았다. 그나마 그녀의 곁에는 리바라는 친구가 유일하게 있었지만 그녀또한 다이어트에 매달리고 술에 의존하며 주인공에 대한 숭배,질투가 뒤범벅된 절친의 가면을쓴 친구일 뿐이었다.그들은 주인공들에게 별도움이 되지 못해보였다.

"약물중독같은거 아니야." 나는 방어적으로 말했다. "잠시 쉬고있는거야. 지금은 내 휴식과 이완의 해거든." _p.24

내 뇌가 주변 세상을 비난 하는 짓을 조금 덜 하면 삶이 더 참을 만해질 거라고 생각했다._p.31

그렇게 현실에서의 도피처를 찾다가 정신과의사 닥터터틀을 운명적으로 만나게 된다.

그리고 주인공은 정신과의사가 처방해준 수많은 약을 오용하기도 하고 남용하기도 한다.

아직 상용화되지 않은 약물을 사용하기도 한다. 그녀는 주치의에게 거짓말을 하며 약을 좀더 받고, 더 센약을 원하며 약에 의지하기 시작한다. '인페르미테롤' 이라는 이름도 어려운 약을 연달아 복용하며 본격적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이러한 과정속에서 책의 내용도 주인공의 심리상태처럼 엉망진창 전개된다. 처음에는 꿈속의 상상, 망상같은 생각들이 나열된 글들이 진행되다가 무의식중에 주인공이 벌인 행동들이 나열되기도 한다. 책을 집중해서 읽지 않으면 이 글들이 지금 주인공이 깨어있는 상태의 이야기인지 아니면 망상속인지 아니면 무의식속인지 헷갈릴정도의 전개방식으로 독특하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너무 거침없고 직접적이고 극단적으로 묘사되는 표현들을 읽으며 조금은 이질감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이러한 전개방식이 주인공이 얼마나 힘들고 고통스럽고 괴로운 삶속에서 살고 있었는지 대변해주는 표현같았다.

마음 한편에서는 문에 열쇠를 꽂으면 마법처럼 다른 아파트로 , 다른 인생으로, 즐거움과 흥분으로 너무 밝게 빛나는 나머지 처음 보면 일시적으로 눈이 멀어버리는 그런 곳으로 문이 열리기를 소망했던 것 같다. _p.135

인페르미테롤 마흔 알 중 첫번째 한알을 먹고 침실로 들어가 베개를 부풀린 후 드러누웠다. _p.325

극단적이고 비현실적인 전개속에서 주인공이 독자들에게 해주고 싶은말은 무엇이었을까,

나는 이책의 결말이 비극적이고 암울할거같은 예감이 자꾸들어서 중간중간 그만 읽고 싶다고 느꼈었다. 하지만 내용이 전개될수록 약들에 적응하고 휴식과 이완의 방법을 터득해가는 법을 알아내는 것 같아 보였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마흔알을 4일마다 복용하고 핑시와의 프로젝트에서 마침내 자신을 찾아가는 주인공을 볼 수 있었다. 약물남용을 통해 새사람으로 거듭난다는 전제를 가진 이책은 현실적으로는 불가능하다. 하지만 복잡하고 불행하고 스트레스속에서 '하루종일 아무것도 안하고 잠만 자고싶다' 라고 생각한적이 있는데, 소설속에서 이러한 답답한 마음을 대신 해소시켜준 기분이었다. 현실에서는 약물과 동면이 절대로 해서는 안될 소재들이지만 대신 주인공처럼 결국엔 마음의안정을 취할 수 있는 나만의 스트레스 해소법을 찾아봐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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