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린
장래이 지음 / 고즈넉이엔티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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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획없이 태어난 은성이라는 인간은 1세대, 자연인이다. 그의연인인 박재희라는인물은 3세대 즉 , 영생을 약속받은 몸이자 , 미래인류연구소의 연구원이다. 재희의 연인 은성은 동물처럼 태어나서 동물처럼 무방비하게 살다 갔지만, 죽을때 만큼은 유일하게 사회에 보탬이 되었다. 그들의 몸이 과학자들의 연구재료가 되었기 때문이다.

환경을 돌이킬수 없이 파괴되고 인류문명은 스스로에게 제동을 거는데 실패한다.

인공지능의 능력은 인류를 이미 능가한지 오래다. 자연그대로의 인간은 1세대, 생명공학의 수혜를 입고 몸을 업그레이드 한 사람들은 2세대, 그리고 2045년 연방정부의 비호 아래 극비리에 진행된 프로젝트에서 마침내 새로운 인간이 탄생한다. 데이터를 자유자재로 다루는 연산능력과 무한에 가까운 신체 재생력 , 이들은 바로 3세대이다.

1세대들은 기대수명이 길지 않다. 3세대인 재희는 영생을 약속받은 몸이었지만, 은성은 그렇지 않았다.

"그래, 너랑 같이 있을게 ."

은성이 죽기 바로직전 재희에게 했던말이다. 이별은 필연적인줄 알았는데 임종을 맞으며 은성은 이러한 유언을 남긴다. 갑작스러운 허락에 재희는 해킹까지 하면서 은성을 복구하는데 필요한 생체 데이터들을 모은다.

연구소에는 은성의 평생 데이터가 모아져있다. 단한가지 은성이 갑작스럽게 마음을 바꾼 죽음직전의 데이터를 빼고 말이다. 재희는 연구원인 엄마 박민경에게 죽음의 데이터는 왜 모아지지않느냐며 묻는다. 박민경은 3세대들에겐 죽음이라는것은 존재하지않으니 굳이 필요하지 않은것이라고 말한다.

죽음은 구시대적인 현상이라고, 너희와는 상관없는 일이라고 엄마는 말했다. /p.38

재희는 죽음이라는 기억이 자신에게도 있을까 생각했다. 그리고 그때의 기억이 떠올랐다.

재희가 대여섯살 무렵 , 재희의 친오빠는 일고여덟살정도 되었을때이다. 엄마의 친구들과 1박2일로 산악 종주를 다녀왔고 화강암 능선을 기어다니며 보온병에 눈을 담아 몇번이고 마셔댔다.

그리고 그들은 이른새벽 열이 40도를 넘나들고 있었다. 3세대 특유의 재생능력을 발휘하며 항체를 쏟아내는 그들의 혈관속에서 바이러스는 2년전에 유행했던 b형 인플루엔자였다. 그들은 혈관속에서 할체의 거울 쌍이라도 되는 것처럼 함께 무한대로 증식했다. 과학자들은 이 신인류의 실험이 실패했다고 생각했지만 닷새째가 되던 새벽 말끔히 소강되었다. 이것이 재희가 가지고 있는 죽음에 대한 흐릿한 인상이었다.

재희의 오빠 박범재는 가상현실 플랫폼 '홀린'을 운영중이다. 범재의 가상현실안에는 웹상에 상주하다시피 하는 1세대들이 넘쳐났다. 오빠의 손을 직접 더럽히지 않고 1세대의 신원계정을 잠시 빌려주어 데이터를 빼돌려 은성의 죽음데이터에 대한 연구를 위한 자료를 쓰려고 생각한다.

그때 , 은성의 사망과 비슷한 시기에 의문의 죽음을 맞이해 연구소로 배송되어 온 이가 있다. 재희의 오빠 박범재이다. 재희의 엄마와 재희가 그것을 발견하고 본격적으로 이야기가 빠르게 전개되어간다.

은성의 죽음직전의 데이터는 어디로 갔는지, 박범재를 죽음에 몰아넣은 사람은 누구인지, 이책의 제목인 박범재의 가상현실 플랫폼' 홀린'에 대한 진실은 무엇인지 이책을 읽다보면 깨닫게될것이다.

홀린을 읽는동안 왠지 정말 몇십년 후에는 이러한 세대가 올거같아서 , 판타지 소설이자 SF소설이지만 약간의 현실감도 있어서 좋았다. 한번쯤 상상해봤던 무한의 삶이라는 도구를 가지고 이야기를 빠르게 전개해나가며, 그 속에 교훈도 주고 감동도 주었다. 내용에 대한 서술이 풍부하여 읽으면 내용이 그대로 상상되어서 좋았다. 예상하지 못했던 반전들도 있어서 지루하지않고 재밌게 읽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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