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의 연애
심윤경 지음 / 문학동네 / 200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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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이 그렇게 천박하고 얄팍한 은유로 쓰여졌을 리가 없지만, 나의 감상 및 분석에 따르면, 이건 '대한민국에 글쓰는 아내를 견딜 수 있는 남자가 있을까?'에 대한 질문과 대답인 것 같았다.

글쓰는 아내의 그 예민함, 명민함, 그리고 넘볼 수 없는 지독한 자기 세계. 그와 더불어 생활인으로써의 감각 없음과 다른 분야에서의 천치 같음. 게다가 아내의 글을 읽어보면 어김없이 들어 있는 자기의 얘기 (소설 쓰는 사람의 등장 인물에 주변 인물들이 묻어있지 않을 수가 없다. 예전에 故 김소진의 소설에 소설가인 아내의 글을 읽고 괴로워 하는 남자가 주인공으로 나오는 것이 있었다. 본인이 소설가인 사람도 이런 글을 쓸 지언데....) 이것들을 견딜 수 있는 남자는 아마 굉장히 드물 것이다.

그래서 마지막은 그렇게 느껴졌다. 글쓰는 아내를 견딜 수 없다고 난리난리를 한번 쳤던 남편이. 도저히 그것은 끊어버릴 수 없는 천형 같은 것이라고 깨닫고. 다시 한번 마음을 다 잡고 잘 살아보기로 결심하는 것이라고 말이다.

그리고 책을 덮으며 낄낄 웃었다. '그래, 자아만 강하고 경제력과 생활력도 없는 여자를 견딜 수 있는 남자는 없겠지. 그런데 그 여자를 사랑하기로 마음 먹은 남자. 기록될 만한 가치가 있다. 그래 이현. 너의 이름을 기억하마.' 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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