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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쁠라스의 악마는 무엇을 몰랐을까? ㅣ 피노키오의 철학 4
양운덕 지음 / 창비 / 2001년 12월
평점 :
품절
철학을 쉽게 설명하려고, 노력한 책이다. 부담을 덜어주는 여백과 그림으로, 책에 쉽게 손이 가게 한다는 장점이 있다. 그렇지만, 이왕 쉽게 쓰려고 맘 먹은 거, 더 재미있게 쓸 수도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든다. 아무래도 지은이가 혹시 잘못된 지식을 전달하지 않을까 좀 긴장한 탓이 아닌가 싶다. 또한, 뒤로 갈수록 어려운 이론들을 단순히 정리하는 수준에서 끝내는 것 같다. 전반부의 니체에 대한 설명이 생동적인 것과는 대조된다. 물리학적, 수학적인 내용들이 많아, 지은이로서도 한계에 부딪친 게 아닌지.
아무튼 이렇게 쉽게 철학을 설명하는 책이 많이 나오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철학을 왜곡하는 것만 아니라면, 철학이 전혀 딴 나라 얘기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는 데는 이러한 책들이 제격인 것 같다. 그렇지만, 여기서 멈춘다면 곤란할 것이다. 잘 썼든, 못 썼든, 지은이의 해석이 많이 가미될 수밖에 없는 내용들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독자들을 위해서라도, 책에서 언급한 철학, 철학자, 기타 이론들에 대한 참고 문헌을 필히 써야 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논문에 참고 문헌을 다는 의미와는 다르다. 어디까지나, 이 책에서 끝나지 않고, 더 생각하고 싶은 사람들, 원래 니체, 비트겐슈타인 등이 뭐라고 했는지 스스로 읽어보고 싶은 사람들에게 철학의 왕국으로 가는 안내서를 전달한다는 의미에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