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란 무엇인가 - 현대 신경과학과 동양 불교사상의 만남
달라이 라마 외 토론, 대니얼 골먼 엮음, 김선희 옮김 / 씨앗을뿌리는사람 / 2006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아주 오래전에 예수님도, 부처님도, 공자도 돌아가셨고, 비교적 최근의 사람인 간디도 없는 지금 현시대에 성자라 불릴만한 사람이 있을까? 개인적인 의견이지만-그래도 아마 꽤 많은 사람이 동의할지도 모른다-그래도 현재 기댈 수 있는 살아있는 성자가 있다면, 달라이 라마가 아닐까 싶다. 불교를 공부하면 할수록 달라이 라마의 소박하면서도 깊이있는-달라이라마는 단순한 설교자나 승려가 아니라 불교학자로서도 손색이 없다-이야기가 마음을 끈다.

이 책은 달라이 라마가 꾸준히 관심을 쏟는 부분이기도 한, 서구 학자들과의 대담이다. 특히나 서구 신경과학 쪽에서는 명상이라든가, 하는 일종의 그들 눈에는 동양의 신비체험에 해당하는 것들에 관심이 안 갈 수가 없다. 신경과학의 진짜 전문가들은 주요한 관찰과 연구 대상으로 동양의 명상, 참선에 주목하는데, 오히려 서구문화와 현대과학에 얄팍하게 노출된 동양인들은 오히려 명상이나 참선 등을 '비과학적'인 것으로 치부해 버리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그런 점에서 서구 학자들과 달라이 라마의 대화는 서로에 대한 존중과 더 나은 앎을 위한 협조가 이어지고 있다. 서로 무척 다른 전통, 다른 철학을 기반으로 하지만 어떻게 함께 대화하며 서로에게서 배울 수 있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서로 배우고 알아가는 평화로운 분위기이지만 그래도 어딘가 달라이 라마의 목소리가 가장 호소력있다는 그런 인상이 든다. 왜일까? 아마도 이건 그의 오랜 수행과 자비행을 토대로 한 인류 전체에 대한 따뜻한 호소가 그 어느 곳에서도 보이기 때문일 것이다. 단지 학식을 자랑하기 위해서나, 탐구 자체를 목적으로 해서가 아니라, 인류 전체가 어떻게 하면 행복하고 서로 싸우지 않을 수 있는가를 끝없이 고민하는 사람의 목소리는 놓치기 아까운 현대의 성자의 목소리이다.

"모든 개인들, 과학자든 종교수행자든 공산주의자든 극단적인 무신론자든 이들은 모두 인간입니다. 모두 이 인류공동체의 구성원들입니다. 모든 사람들에게는 전체공동체에 관심을 가져야 할 책임이 있습니다. 이는 단순히 종교적 원칙이 아니라 그 자신의 이익과 관련된 것입니다. 우리는 신을 위해서 부처를 위해서 다른 행성을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가 살고 있는 우리의 행성을 위해서 그렇게 합니다. 이런 시각과 깨달음을 갖는 것은 아주 중요합니다." (pp. 308-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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