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네상스를 만든 사람들 시오노 나나미의 저작들 6
시오노 나나미 지음, 김석희 옮김 / 한길사 / 200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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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오노 나나미의 <르네상스를 만든 사람들>은 대화체를 사용해서 가능한 한 쉽고 생생하게 독자에게 다가가고 있다. 그리고 독자를 르네상스의 생생한 현장으로 인도한다. 즉 몇 백 년 후의 현대에 르네상스 시대에 대한 설명을 듣는다기 보다 생생하게 살아 움직이는 르네상스인들을 엿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그리고 풍부하고 선명한 그림들은 이 책의 최대의 강점이기도 하다.

내용 면에서 독특한 점은 르네상스를 이끈 첫 인물로서 성프란체스코를 꼽는다는 것이다. 르네상스는 중세의 종교적 분위기에 억눌려있던 앎과 창조에 대한 욕망이 폭발한 것 아니던가? 그런데 종교인인 성프란체스코가 르네상스를 이끈 사람이라고? 그러나 시오노 나나미의 분석은 흥미있고 설득력있다. 중세의 위압적인 종교적 분위기로부터 벗어나려면 종교 내부 안에서 이미 변화가 있었어야 했을테고, 그렇게 만든 사람이 성프란체스코이다. 그러한 종교적 분위기의 변화야말로 사상과 문화의 변화, 앎과 창조의 자유로움으로 이어졌을 것이다.

아쉬운 점은 이 책이 일반 대중들이 쉽게 읽을 수 있게 쓰여진 것이긴 하지만, 더 전문적으로 르네상스에 대해 알고 싶은 사람들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지 않나 하는 점이다. 즉 이 책은 단순히 르네상스 시대를 살다 간 예술가들이나 문필가들을 평면적으로 소개한다기 보다는 성프란체스코의 경우에서처럼 왜 그 인물이 르네상스를 이끌었는지, 왜 그 인물이 르네상스 시대에 중요한지 등등 시오노 나나미의 르네상스 해석이 들어간 책이다. 물론 시오노 나나미의 해석이 정확하고 훌륭한 것일 수도 있지만, 르네상스 관련 전공자가 아니라면 그 여부를 알기가 어렵다.  그래서 각주나 참고문헌 등을 통해 르네상스에 대한 학계의 일반적인 입장이라든가, 자신이 주장하는 것에 대한 근거가 되는 문헌이라든가를 소개해주었다면 더 좋았을 것 같다. 현재로서는 재미있게 읽히긴 하지만 이것이 르네상스에 대한 그 쪽 학계의 정설인지 아닌지 여부부터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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