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머 씨 이야기
파트리크 쥐스킨트 지음, 유혜자 옮김, 장 자끄 상뻬 그림 / 열린책들 / 1999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그러니 나늘 좀 제발 그냥 놔두시오  아무에게도 방해 받지 않고 살다가 눈에 띄지 않게 생을 마감하고픈 좀머씨의 일상은 다른 사람들이 보기엔 기이함 그 이상이다. 

삶이란게 싫어도 사람들과 어울려야 되는 거라고 믿고 있는 대다수의 사람들에게 그의 삶은 잘못된, 어긋난 어쩌면 실패한 인생인지도 모른다.  빵과 비옷만이 들어있는 가방과 지팡이로 종일 걸어다니는 좀머씨에겐 삶이란 죽음과 같은 의미인지도 모른다.  삶이 특별히 죽음보다 더 낫고, 살만한 가치가 있는 거라고 믿는 건 무슨 근거에서일까?  삶과 죽음에 같은 무게를 두고 있는 좀머씨는 똑 같은 특별함으로 죽음도 삶처럼 조용함으로 마치고 싶어했는지 모른다. 

어울려 사는 삶이 외로움을 덜해줄 수 있을때도 있지만 또 그만큼 우릴 더 가식적이고 고독하게 할 때도 많다.  사람들 속에서 느끼는 고독이 오로지 혼자 있어 고독한 좀머씨보다 더 낫다고 말할  수 있을까?

좀머씨는 우리 안의 또다른 우리 모습 일지도 모른다.

사람과 일에 치여 쫓기며 제발 날 좀 가만히 내버려뒀음 하는 우리 자신의 모습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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