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 포터와 불사조 기사단 1 (무선) 해리 포터 시리즈
조앤 K. 롤링 지음, 최인자 옮김 / 문학수첩 / 2003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심란했다.  아무도 만나고 싶지 않았고 아무 말도 하고 싶지 않았다.  아무 생각도 하고 싶지 않았다.
차라리 눈 감고 계속 잠이나 자고 싶어 이불을 뒤집어 쓰면 오히려 뒤척이는 시간이 더 길어졌다.
출근을 하고 일을 하다 곧바로 집에 오면 잠들기까지 내내 심란해서 무엇이든 해야 할 것 같았지만 손에 잡히지 않았다.
헤어짐의 후유증이 가라앉기까지엔 시간이 필요했다.
치유할 시간이 흐르는 것조차 의식하지 못할 정도로 몰두할 것이 필요했다.
그 때 그가 내 옆에 있었다.  내가 그를 안 것은…음.. 5년전 그러니까 1999년 겨울이었다.
난 다른 사람들보다 좀 일찍 그를 알게 된 것에 나름대로 자부심을 갖고 있다.
그를 알게 되자 마자 그에게 푹 빠져 다시 그를 만나게 될 날을 손 꼽아 기다리고 있을 때쯤 그제서야 다른 이들에게 그의 이름이 알려지게 되었다.
이번엔 꼬박 3년을 기다렸다.  너무나 긴 시간이었다.
그 사이 그는 부쩍 키가 컸고 정신적으로도 많이 성숙해 있었다.  그렇더라도 그는 아직 사춘기 소년이라 많이 혼란스러워한다.  그는 여전히 용기와 신의가 있었고 변치 않는 친구들이 있었다. 
헤르미온느는 얄밉고 부러울 정도로 똑똑하고 론은 반장에다 퀴디치의 파수꾼까지 되서 숨은 재능을 발휘하고 있다.
네빌은 부모님의 대를 이을 능력이 서서히 보이고 루나 러브굿이라는 괴짜 소녀도 새로운 친구가 됐다.
그의 예전 이야기와 마찬가지로 결론은 물론 해피엔딩이다.  하지만 아무리 볼트모어를 물리쳤다고 해도 이번엔 그걸로 만회할 수 없는 큰 슬픔이 있다.  시리우스 블랙의 죽음..
난 너무 놀라고 슬퍼서 계속 다음 장으로 넘겼다.  혹시라도 그가 다시 살아 돌아오지 않을까 하는 심정으로 마구 다음 페이지를 넘겼지만 다음 권으로 이어진다는 말 이외에는 아무 희망도 없었다.
그 또한 같은 마음으로 -아니 더한 마음이였을 테지만- 그의 대부를 그리워했다.
하루 종일 두 가지 이유로 다시 심란하다.
시리우스를 다시 볼 수 없어 슬프고, 그의 이야기를 마저 다 읽어 버려서 심란하다.
이제 무슨 낙으로 살지?
어쩌면 혹시라도 다음 이야기에 작가가 시리우스를 다시 살려만 내준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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