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화와 칼 - 일본 문화의 틀
루스 베네딕트 지음, 김윤식 외 옮김 / 을유문화사 / 2002년 1월
평점 :
절판


전후세대인 나는 고리타분하다고 할지도 모르지만 일본이라는 나라에 대해서 아직도 뿌리깊은 선입견을 가지고 있다. 물론 좋지 않은 선입견이다. 외국어공부를 할 때도 일본어는 일찌감치 제껴뒀고 일본인 작가들의 책도 거의 읽지 않았다. 적을 알아야 이길 수 있다는 옛말이 있긴 하지만 난 아예 알고 싶지도 않았다. 그만큼 일본이라는 나라에 대한 거부감이 있었던 듯 하다. 그런 내가 이 책을 읽게 된 건 사실 거창한 무슨 이유가 있어서는 아니다. 단지 친구가 읽고 있었던 터라 사보기는 아깝고 해서 그냥 빌린 거였다.
특히 제목을 익히 들은 적이 있어서 아무래도 일본 문화에 관한 책 한 권은 읽어두는 것도 좋으리라 생각을 했다.

저자는 미 국무부의 의뢰를 받아 1944년부터 2년간의 자료수집과 연구의 결과로 나온 일본 문화 연구서로 현재까지 일본 문화의 고전으로 꼽힌다.
제목에서처럼 국화와 칼로 상징되는 극단적 형태의 일본인의 이중성을 꼬집어 말하고 있다. 국화를 사랑하는 예의바르고 겸손한 내면에는 전쟁을 숭상하는 이중적이고 모순적인 일본인의 특성을 다각도로 분석한다. 하지만 읽는 동안 종종 억지스럽고 받아들이기 힘든 부분이 많았다. 여러 자료와 연구의 결과라고는 하지만 지극히 서양인 중심의 사고방식에서 바라본 분석이라는 한계는 어쩔 수 없는 듯하다. 게다가 천황이나 일본 문화의 저변에 깔린 백제 문화의 의미를 알고 있는 입장에서라면 그 거북함은 더해 질 수 밖없다. 적어도 한 국가의 문화를 논하려면 그 나라에 가서 직접 생활하면서 몸으로 체험해 봐야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이 책이 일본 문화 연구서의 고전으로 오랫동안 자리매김 할 수 있었다는 점이 놀라울 따름이다. 그만큼 일본이나 동양 문화에 대한 제대로 된 연구서가 없었다는 말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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