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거할까요
함인희 외 22인 지음 / 코드 / 200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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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예전에 알았던 남자친구의 남동생이 지방에서 대학을 다녔다. 집이 서울이라서 할 수 없이 자취를 했는데 나중에 남자친구가 남동생이 동거를 한다고 살짝 이야기해줬었다.
물론 그 사실은 부모님은 모르는 그들 형제만의 비밀이었다. 그리고 그 동생은 자기처럼 동거하는 친구들이 흔하다는 얘기를 해 줬다. 그 때가 벌써 7~8년전인데 지금은 동거인구가 훨씬 많이 늘었다고 한다. 결혼 적령기가 훨씬 지난 나는 주위에 결혼한 사람들이 많고 또 만만챦은 만큼 이혼한 사람들의 이야기도 듣는다.

흥미롭게도 이혼한 사람들의 대부분이 성격차이라고 하고 이혼하진 않았지만 결혼생활이 순조롭지 못한 사람들의 이유 또한 성격차이가 대부분이라고 한다. 그들은 농담처럼 동거라도 하고 나서 결혼할 걸 그랬다고 그런다. 그랬다면 시행착오가 좀 덜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에서일거다. 통계수치상으론 동거인구가 급속이 증가하지만 우리들의 사고방식은 그 증가율에 훨씬 못 미치고 있다. 아직까지도 동거는 금기시되어오고 부모나 직장상사나 동료들에겐 숨겨야 할 비밀이다.

동거인구가 늘어나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분명히 있을 것이다. 법적으로 혼인신고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죄지은 사람처럼 숨기고 또 손가락질 까지 받아야만 한다는 것은 또 하나의 소수에 대한 다수의 이유없는 횡포가 아닐까? 이 책은 동거 자체가 옳은지 그른지에 대해서는 이야기 하지 않는다. 그저 여기 저기 여러 사례들을 풀어놓았을 뿐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개방화된 토론꺼리도 되지 못했던 거에 비하면 이런 제목으로 출판됐다는 것만으로도 조금은 양지로 발디딜 준비를 해 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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