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감도 미래사 한국대표시인 100인선 19
이상 지음 / 미래사 / 2002년 1월
평점 :
품절


우선 나에게 ‘이 상’ 이라는 인물에게 한 걸음 다가가게 해 준 이 책에게 감사한다. 이상에 대해서 그가 ‘날개’라는 소설의 작가라는 것 외에는 별로 아는 것이 없었다. 이 책을 읽으며, 이 상이라는 인물이 작자 후기에 작가가 쓴 것처럼 나약하고, 기회주의자로 나온 것에 대해 실망했다. 그가 그런 사람이 아니라고 믿은 바도 없지만, 또한 그토록 나약하게 그려져 있다는 것도 유쾌하지만은 않았다. 작가가 의도적으로 그리 그렸는지 아닌지는 모른다. 설령 그 시대에 그 곁에 살았다 하더라도 어찌 알 수 있겠는가?

하물며 그가 없는 지금 한 작가의 글을 빌어 처음 그를 대하여 진정으로 나약했는지, 기회주의적이였는지 아닌지 그게 뭐 대수일가? 우리는 우리나름의 잣대로 재고, 추측해서 존경하든지, 혐오하든지 대수롭지 않다는 듯 그저 사라져가는 유명인으로 치부할 따름이다. 책 속에서 친일적으로 나오는 대목은 이해하기이전에 솔직히 혐오스럽다. 시대 상황이 어찌할 수 없다하나 그래도 친일적인 인물을 이해랄 정도로 시대나 배경을 뛰어넘을 만큼 마음이 넓지 못하다. 어쩌면 그는 정말로 나약했을지도 모른다. 나약함은 인간 어디에나 있다. 그래서 난 그를 존경하거나 혐오할 수 없다. 왜냐하면 나 또한 그처럼 아니 그보다 더 나약하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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