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를 읽다 - 중국과 사마천을 공부하는 법 유유 고전강의 3
김영수 지음 / 유유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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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가 서문에서 얘기했듯이 최대한 쉽게 쓰기위해 노력했다는 말에 맞게 술술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사기를 도전하기 전에 읽기에 적합하고 사기를 읽지 않는다해도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사기의 내용만으로도 상당히 사기의 대단함을 느낄 수 있도록 책을 쓴 작가의 내공이 느껴지는 책이다. 아마 이 책은 사기 전문가인 작가의 책 중 입문자를 위해 가장 재밌게 가장 쉽게 쓰여진 책인 것 같다.


춘추전국시대는 다릅니다. 이 시기에는 140개 정도의 제후국이 있었습니다. 나라들이 하나로 줄어드는 550년간의 역사입니다. 이를 수렴사라고 합니다. 로마는 확장사이고 나머지는 수렴사예요. 이 말은 140개 나라에 대한 기본정보를 알고 시작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그만큼 어렵다는 말이지요. p.59

사기가 다른 책과 구별되는 특별한 책인 또 다른 이유가 이것입니다. 이런 생생한 경험이 책에 생명을 불어넣는 거지요. 앞서 말씀 드린 것처럼 사마천이 스무 살 때 떠난 여행이 광장히 중요합니다. 사마천이 천하응 주유하면서 얻었던 영감과 상상력을 총동원해 가장 사싱에 가깝게 재구성한 책이 사기입니디. p.87

역사 기록은 거의 대부분 지배 계층 위주로 작성됩니다. 사마천은 절반이 넘는 부분을 수많은 보통 사람의 특별한 기록으로 남겼습니다. 열전에는 별의별 사람이 다 나옵니다. 사마천은 이런 인간의 중요한 행적들을 열전으로 남김으로써 역사의 주체가 인간이라는 사실을 뼈저리게 인식하도록 합니다. p.121

사마천은 관중의 말을 빌려 창고가 차야 예절을 알고 먹고 입는 것이 넉넉해야 명예와 치욕을 안다. 라고 이야기 합니다. 스스로 생각해 보세요. 주머니에 돈이 두둑하면 친구를 만났을 때 돈을 쓰게 되잖아요. 예의와 염치가 생기지요. 명예와 치욕도 경제적 부에서 출발합니다. 그런데 창고가.가득차 있고 먹고 입는 것이 넉넉한데도 명예를 모르고 치욕도 모르는 인간들은 도대체 어떤 인간들일까 싶습니다. p.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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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 6 - 시오리코 씨와 운명의 수레바퀴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 1부 6
미카미 엔 지음, 최고은 옮김 / 디앤씨미디어(주)(D&C미디어)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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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1권 남았다. 숨겨둔 곶감처럼 한 권씩 꺼내어 읽던 재미가 끝나감이 아쉬울 따름이다.
이번에는 일본 근현대 문학에 가장 큰 영향을 준 작가 중에 한명인 다자이 오사무의 책을 다루고 있다. 이 책이 시작되었을 때 그의 작품이 처음으로 다뤄졌다. 이번에는 6권 전체가 그의 작품에 대한 이야기이다. 전체적인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그동안의 이 책의 흐름과 잘 맞아 들어가는 느낌이 든다.
이제 마지막 1권을 바로 이어서 읽을지 조금 시간을 두고 읽을지 고민된다.....


˝섬세한 자존심을 가지고 있던 다자이는 생활능력이 없는 자신 변명할 수 없는 실패를 되풀이하는 자신에 대한 절망을 안고 있었어요. 언제 목숨을 끊어도 이상할 게 없는 상황이었죠. 그런 자신을 소재로 작품을 쓰는 행위가 역설적으로 소설가의 삶으로 다자이를 이끈 거죠.....유서라고 생각하고 쓴 만년은 그와 비슷한 갈등을 가지고 있던 당시 젊은이들의 심금을 울렸어요.˝
- 자신을 가지고 살아가자. 살아있는 이들은 모두 죄인이니. - p.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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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구석 미술관 - 가볍고 편하게 시작하는 유쾌한 교양 미술
조원재 지음 / 블랙피쉬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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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 특히 미술사를 처음 접하게 되는 계기는 미술작품에 얽힌 이야기에서 시작하거나 아니면 그 작품을 그린 화가의 이야기에서 시작하는 것이 대부분일 것 같다. 물론 이는 미술을 전공하지 않는 일반인에 국한된 이야기이다. 이 책은 후자에 중점을 두고 미술을 처음 접하는 사람들에게 가이드와 같은 역활을 하고자 쓰여진 책이라고 작가는 서문에 밝히고 있다.
이 책에서는 주로 사실주의, 낭만주의, 인상주의로 시작하는 19세기 이후 작가를 그 대상으로 하고 있다. 이는 아마도 미술에 별 관심이 없는 사람들도 한번쯤은 들어봤던 화가들로부터 시작하여 쉽게 미술에 흥미를 갖게 하고자하는 작가의 의도와 상대적으로 흥미있는 일화가 많이 남아 있기 때문일 것이다.

개인적으로 내가 미술을 좋아하게 된 이유는 앞에서 말한 것 중 전자이다. 그래서 나는 특별히 한 화가의 작품을 편애하기보다는 특정 주제에 따른 작품을 더 좋아하고 그와 관련된 이야기를 더 좋아한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니 처음 미술에 관심을 가지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방구석 미술관에서 제시하는 방법이 좋아보인다. 미술을 알기위해 사조와 형식을 논하기 전에 화가 개인의 삶을 통해 나타난 미술 작품을 이해하는 방식 말이다.
처음 미술에 관심을 가지고자 하는 사람에게 이 책을 참. 잘. 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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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을 빚어낸 여섯 도읍지 이야기
이유진 지음 / 메디치미디어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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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연과 연재된 칼럼을 바탕으로 만든 책이여서 그런지 책의 두께에서 오는 위압감에 비해 가독력이 매우 좋은 책이다. 상당수 이야기가 기행문 형태로 구성되어 있어 훌륭한 여행가이드 책의 느낌도 들어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여섯 도읍지 이야기 이지만 전반적인 중국 역사의 주요한 내용을 적절하게 잘 설명해 준다. 특히 전체의 1/3이 넘는 분량을 가지고 있는 시안(장안) 부분이야말로 이 책의 백미이자 핵심인 것 같다. 천년의 고도이니 얽힌 얘기가 많은 것은 당연할 것이다.
뒤로 갈수록 시안에서의 역사와 공간의 종횡무진의 횡보와 달리 도시 공간의 역사성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루고 있다. 이는 여섯도시를 설명하고 그와 관련된 중국역사도 책 한권으로 모두 얘기해야하니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을 것으로 이해된다.
여는 글에서작가가 언급하고 있는 부분이 이 책을 가장 잘 설명해 주는 것 같다.
˝시안에서 베이징까지 순서대로 읽어나가다 보면 어느덧 중국 역사를 훑게 될 것이다. 물론 순서와 상관없이 어느 곳이든 먼저 읽어도 좋다. 그때그때 마음에 드는 꼭지를 골라서 읽는 것도 괜찮다. 누군가를 기다리거나 잠들기 전 잠깐 동안 마치 옛날이야기를 듣듯 부담 없고 재밌게 말이다.˝


약한나라가 강한나라를 상대할 수 있는 방법은 두가지다. 약한 나라끼리 힘을 합치든지 강한 나라에 빌붙든지. 당시 전자의 구도가 합종이고 후자의 구도가 연횡이었다. 여섯 나라가 진나라에 대항하는 합종이든, 여섯 나라가 진나라에 사대하는 연횡이든 그 중심은 진나라였다. p.33

세계문화유산이라는 화려한 타이틀은 단 공간이 박제화, 상업화된 경우는 수없이 많다. 세계문화유산은 숙명적으로 맥도날드화 된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넘쳐나는 관광객을 상대로 하는 식당과 호텔 기념품 가게로 가득한 그곳은 원래 그 공간이 갖고 있던 고유한 빛깔을 일고 만다. p.122

위징이 당 태종에게 올란 상소에는 이런 말이 나온다. ˝두려워 할 것은 오로지 백성뿐입니다. 물은 배를 띄우기도 하지만 배를 뒤집을 수도 있습니다.˝ ˝영원히 나라의 안정을 누리고자 하되 마음의 욕망을 이기지 못하면 뿌리를 베고서 나무가 무성하길 바라고 원천을 막고서 물이 멀리까지 흐르기를 바라는 것입니다.˝ p.130

관우의 머리가 묻힌 곳이 바로 뤄양의 관림이다. 중국 역사상 무덤에 림이라는 말이 적용된 사람은 공자와 관우 두 명뿐이다. 공자가 묻힌 공림과 관우가 무된 관림, 그들의 역사적 비중이 무덤 호칭에 반영된 것이다. 일반 백성의 무덤은 분, 왕후장상의 무덤은 총, 제왕의 무덤은 능이라 한다. 공림과 관림의 림은 성인의 무덤을 의미한다. p.232

북창자과록에는 이런 일이 기록되어 있다. 어느 날 밤 떠들썩한 음악이 들려오자 인종이 궁인에게 물었다. 대체 어디서 들려오는 음악이냐? 민간의 주류에서 나는 소리입니다. 폐하 바깥 민간은 궁중의 적막함과 달리 이토록 즐겁사옵니다. 너는 아느냐? 궁중의 적막하기에 바깥 백성들이 이토록 즐거울 수 있는게다. 만약 궁중이 이토록 즐겁다면 바깥의 백성들은 적막할 수밖에 없느니라. p.305

따라서 진정 슬픈 일은 탑의 잔해가 아니라 예전과 똑같이 탑을 복구하는 것이다. 이는 결국 노예적 파괴를 돠풀이할 뿐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루쉰은 이상을 품은 혁신적 파괴자가 필요하다고 외쳤다. 또 혁신적인 파괴자를 도적이나 노예와 구별하라고 주문했다. 아무리 선명하고 보기 좋은 깃발을 내걸었다 하더라도 그것을 빙자해 남의 것을 자기 것으로 삼으려는 조짐이 있는 자는 도적이고 그것을 빙자해 눈앞의 작은 이익을 챙기려는 조짐이 있는 자는 노예다. p.344

난진대학살의 참상을 낱낱이 고발한 최초의 영문 논픽션인 이 책(The Rape of Nanking, 역사는 누구의 편에 서는가?)의 저자는 중국계 미국인 아아리스 장이다. 그녀는 책이 두 가지 잔학행위에 관한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는 일본이 수많은 이의 목숨을 빼앗은 난진대학살 자체다. 다른 하나는 일본이 이 대학살의 기억을 사람들 머릿속에서 지우려 하는 행위다. ˝과거를 기억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그 과거를 되풀이한다(조지 산타야나).˝ p.447

말 위에서 천하를 정복할 수는 있으나 말 위에서 천하를 다스릴 수는 없다. 칭기즈 칸이 중도를 파괴했고 쿠빌라이 칸이 그곳에 대도를 건설한 것은 매우 산징적인 일이다. 천하를 정복하려면 파괴가 우선이지만 그곳으로 천하를 다스릴 수는 없다. 크빌라이는 중국의 정복자가 아닌 통치자가 돠고자했다. 그는 대도를 건설함으로써 정주민에게 좀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었다. p.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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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울하게 뒤집어 쓴 죄라는 큰 이야기 줄기를 기준으로 사법체계에 대한 오만과 편견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의 사법제도가 일본의 것을 거의 따르고 있는 점에서 이 책의 내용은 충분히 우리나라의 상황과도 잘 맞아떨어진다. 요즈음 문제가 되고 있는 대법원의 사법거래 의혹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하는 소설이다.
다만, 이 책에서는 경찰과 검찰의 조직논리와 오만에 대해 비판하는 것이 주된 내용이고, 법원은 사법체계의 마지막 보루로 그려지고 있다.
이는 역설적이게도 현재 우리나라의 사법거래 의혹이 얼마나 심각한 문제인가에 대해 생각이 들게 한다. 경찰과 검찰을 독선과 오만을 견제하고 객관적이어야 할 법원에서 발생한 사법거래 의혹은 그야말로 법을 근간으로 하는 국가시스템의 마지막 댐이 무너지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옮긴이의 말에 나오는 한 평론가의 말이 이 책의 정체성을 잘 설명하는 것 같다.
˝사법의 정의와 원죄라는 주제 자체는 신선하지 않지만 이렇게까지 철저히, 전방위로 철퇴를 내리는 작품은 드물다˝



백 명, 아백명이 모인 현장에서도 그래. 그런데도 당신들은 정말로 단 한 번도 틀리지 않는다고 단언하는 건가? 건축과 범죄 수사를 똑같이 취급하지 마십시오. 즉시 그렇게 되받아치려 했지만 둘 사이의 근본적인 차이가 뭐냐고 물으면 할 말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p.82

검은 힘을 뜻하고 천칭은 선악을 판단하는 정의를 뜻한다. 힘없는 정의는 무력하고 정의 없는 힘은 폭력이라는 뜻일까. 그러나 테미스 상에는 검을 치켜든 것과 천칭을 치켜든 것 두 종류가 존재한다? 최고 재판소의 테미스 상이 오른손에 쥔 검을 높이 치켜든 것은 정의보다 힘을 과시하는 자세에 대한 통렬한 자기비판 아닐까. p.107

이것은 미래의 내 모습이다.
범인을 증오하면서 사냥에 심혈을 기울이다 못해 양심이 뒤틀려 버린 남자. 형사로서는 우수해도 인간으로서는 열악해져버힌 남자. 나도 언젠가 이렇게 될 것이다. 여우사냥에 잔뜩 독이 올라 지금 내가 쫓는 사냥감을 모조리 여우로 믿어 의심치 않는 분 먼 사냥꾼, 겸손보다는 목표 달성을 우선시하고, 금지된 방법을 금지 됐다고 생각하지 않는 광신도. p.208

이 청년의 웃는 얼굴을 빼앗아 간 사람이 다름 아닌 나다. 사죄는 불가능하다. 용서를 구하는 것은 더욱 불가능하다. 무고한 한 인간을 깎아 내린 다음 용서를 바라는 것은 가해자 측의 오만일 뿐이다. 지금은 그저 비명횡사한 영혼의 안식을 기원할 뿐이다. p.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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