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사를 바꾼 10가지 약 세계사를 바꾼 시리즈
사토 겐타로 지음, 서수지 옮김 / 사람과나무사이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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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절한 수준의 약학지식과 흥미를 끄는 역사지식이 잘 어우러져 있는 책이다. 10가지 주제 임에도 불구하고 속도감 있게 금방 읽을 수 있다. 초등학생인 아들녀석도 흥미를 가지고 읽을 만큼 책 내용 자체도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쉽게 이해되는 것 같다.
이런 장점이 반대로 다소 깊이 있는 정보 또는 최신 정보를 얻는 부분에서는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최근 출간된 한국인 저자의 ˝인류를 구한 12가지 약˝과 비교해서 읽어보면 그 차이가 어떤지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이는 우열의 문제가 아니라 저자의 선택의 문제일 것이며, 이 책은 현재 쓰여진 그 모습 그대로 매우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매력적인 책이다.



의약품은 때로 놀라운 위력을 발휘한다. 한 알의 알약. 한 봉지의 가루약은 클레오파트라의 코와 마찬가지로 역사의 흐름에 거대한 그러나 알아차리기 힘든 변곡점을 가져왔다. 이 책을 읽으며 역사의 만약을 마음껏 즐겨주시기를 바란다. 이야기 속에서 어떠한 교훈, 어떠한 이야기를 끌어낼지는 독자 여러분 개개인의 자유로운 감성에 달려 있다. p.11

모르핀은 엔도르핀과 앞머리가 흡사한 구조로 수용체와 결합해 엔도르핀과 같은 작용을 일으킨다.....모르핀은 이 비밀의 골짜기를 파고 들어가 임시방편이지만 커다란 쾌감을 선사한다. 모르핀을 계속 투여하면 우리 몸은 현재 엔도르핀 양은 충분하다고 판단하여 생산을 중단한다. 결국 모르핀 공급이 중지되면 우리 몸은 엔도르핀이 부족해져 견디기 힘든 불쾌감을 느끼게된다? 이것이 바로 마약의 금단증상이다. 모르핀을 투여하면 금단증상은 사라지지만 엔도르핀 생산능력을 다욱 떨어진다. 그리고 그 다음에는 더 많은 양의 모르핀이 필요하게 되는 억순환에 빠진다. p.99

제멜바이어스와는 정반대로 리스터는 수술감염증을 추방한 영웅으로 온갖 명예를 누리며 한평생을 보냈다. 리스터의 이름은 지금도 소독의 대명사처럼 인식되고 있다. 예를 들어 세계 각지 가정의 욕실 선반에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구강 소독제인 ‘리스테인‘이라는 상품은 리스터의 이름에서 따온 이름이다. p.145

항생물질 남용이 내성균 출현의 주요 원인이라는 주장 부인할수 없는 사실이다. 예를 들어 미국에서는 항생물질의 80퍼센트가 가축 등의 동물에 사용된다.
질병 예방, 성장 촉진 등의 이유지만 효과는 장단할 수 없다.저렴한 약이니 일단 먹이고 보자며 항생제를 오남용하는 습관은 이윽고 우리 자신의 목을 조여오는가미가 될 것이다.
인류가 오랫동안 그려온 20세기 후반이 되어서야 겨우 손이 닿는 곳까지 접근한 ‘질병 없는 세계‘라는 꿈은 신기루처럼 다시 사라질 수도 있다. 우리가 아슬아슬한 벼랑 끝에 서 있음을 확실하게 인식하고 대책을 세워야 할 때가 왔다. p.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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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주석의 한국의 미 특강
오주석 지음 / 푸른역사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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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고나면 확실히 기억나는 부분은 우리 그림은 ˝오른쪽 위에서 왼쪽아래 쓰다듬듯 바라보는 것˝이라는 것일테다. 아주 잛고 간단한 원리지만 정말 놀랍다. 이제까지 대충 봤던 그림이 다시 눈에 들어오니 말이다. 그리고 이 원리때문에 우리 옛 그림들은 세로가 가로보다 긴 직사격형을 띄고 있다는 사실또한 흥미롭다.
우리 옛그림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처음으로 읽기에 적합한 책이다. 강연 속기록을 바탕으로 한 책이기에 딱딱하지않고 중간 중간 재미있는 에피소드들도 있어 지루하지 않게 읽을 수 있었다. 무엇보다 이 책을 읽고 나면 우리 옛그림에 대해 다루고 있는 책을 더 읽어보고 싶은 생각이 들게하는 점이 가장 매력이다.
다만 책 후반부로 갈수록 그림읽기 보다는 그 당시 사상적인 부분의 이야기가 많은 부분을 차지해 우리 옛그림 자체에 대한 호기심을 채우기에는 다소 부족한 점이 있다.


예술 작품은 어려운 것이 아닙니다. 
특별한 지식이 없어도 마음을기울여 찬찬히 대하는 사람에게는 누구에게나 그 속내를 내보입니다. 이제부터 제가 여러분들이 너무나 잘 아시는 김홍도의 <씨름>이라는 그림을 보여드릴 텐데, 이 그림 모르시는 분은 여기 단 한 분도 안 계실 겁니다. 하지만 제가 설명해 드리면 ‘아니, 저 그림을 한번도 제대로 본 적이 없네‘ 하고 절감하실 겁니다. 
이런 말이 있습니 다. ‘시이불견‘이라는 말 들어 보셨어요? 볼 시視 자에 볼 견 자, ˝보기는 보는데 보이지 않는다˝는 말입니다. ‘청이불문‘들을 청 자, 들을 문자, ˝듣기는 듣는데 들리지 않는다˝는 말입니다. 보고 듣는데 왜 안 보이고 안 들릴까요? 마음이 없어서 그렇습 니다! 애초 찬찬히 보고 들을 마음이 없이 건성으로 대했기 때문입니다. p.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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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 최대한 쉽게 설명해 드립니다 누구나 교양 시리즈 2
게르하르트 슈타군 지음, 장혜경 옮김 / 이화북스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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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단언컨데 종교적 믿음이 없는 사람을 위한 종교 해설서이다. 하긴 종교인에게 종교를 설명하는 것 자체가 말이 안될 수 도 있겠다. 스스로의 존재를 설명하는것과 마찬가지일테니 말이다.
˝당신이 종교를 믿지 않는 다는 걸 알고있어. 하지만 종교가 생겨난 것과 종교인들이 그렇게 행동하는데는 나름대로 합리적인 이유가 있어. 그러니 이 책을 읽어보고 우리 종교인을 좀 더 이해해 보자고....하지만 나는 절대 당신에게 종교를 가지라고 말하진 않을 거야.˝

다만 기독교라는 특정 종교를 중심으로만 설명하는 점은 조금 아쉽지만 그래도 인간에게 있어 종교란 무엇인지에 대해 또 각 종교가 세상을 또는 사람들응 어떻게 만들기를 원하는지에 대한 설명은 충분히 흥미롭다 하겠다.
특히 종교의 원론적인 부분을 설명하는 1부 보다 비종교인으로서 궁금해 했던 종교에 관한 여러 의문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2~3부가 더 흥미롭게 다가왔다.
1부를 읽으면서 느껴지는 다소간의 지루함만 극복하면 2~3부는 훨씬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이 책의 핵심은 앞쪽에서 살명한 이 문단인거 같다.
˝자, 그럼 과연 종교란 무엇인가? 
위대한 감정, 인간이 느낄 수 있는 가장 위대한 감정일 것이다. 종교는 내.안.에. 담.긴. 우.주.의. 메.아.리다. 그렇게 본다면 종교가 아닌 것이 무엇인지도 자연스럽게 알 수있다. 
어떤 신이든 그 신의 노예가 되는 것, 초월적인 권력이 무서워복종하는 것, 곰팡내 나는 도그마의 지하실에 감금되어 있는 것, 그것은 종교가 아니다. 
종교는 정신적 자유의 최고봉이다. 진정한 종교는 자유로울 때만이 가능하다. 모든 진리는 오로지 자유로부터 탄생한다. 부자유와 어리석음과 하나가 되는 순간 종교는 사이비 종교가되고 거짓이 된다.˝ p.18


현생 인류의 조상을 지혜롭다고 표현한 것은 그들이 자신의 유한성을 깨달았기 때문이 아닐까? 종교는 인간이 생각하는 존재, 질문하는 존재이기 때문에 존재한다. 동물에게는 종교가 없다. 동물은 자신의 현존과 유한함 때문에 곪머리를 앓지 않는다. 종교는 인간이 특별히 크고 우수한 두뇌를 가졌기 때문에 존재하는 것이다. p.21

원죄 문제는 납득하기 힘든 기독교 사상이다? 이런 것을 두고 연대 책임이라 부른다. 인간이기 때문에 누구나 죄인이다. 이런 토대 위에서 즐거운 종교가 설 수 없다. 때문에 때때로 신자들에게도 복음이 복음으로 다가오지 않는다. 복음이 원죄로부터 구원을 약속하지만 진정으로 기뻐할 수가 없다. 우리는 신의 죽음에 책임감이 있다. 무의식에 죄책감이 새겨진다. p.74

기독교는 예수를 통해 신을 인간화했다. 신의 모상으오 태어난 인간은 여타의 피조물과는 다른 신격화된 피조물이다. 하지만 기독교가 신에 대한 유일한 교리가 이니며 종교가 창조와 피조물에 대한 사랑을 추구하는 한 모든 종교의 가치는 동일하다. p.116

인간을 위해 신이라는 플래너와 메이커를 우주로 들여보내려는 창조론자들의 의도는 너무 빤하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그들은 신을 수십억년 동안 자신의 세계를 수선이 필요한 기계처럼 계속 만지막거렸던 슬픈 기술자로 전락시켰다. 그들이 그린 신의 모습은 얼마나 초라한가! p.124

신은 세상을 창조했고, 인간은 아우슈비츠를 창조했다.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임레 케르테스의 말이다. 신은 세상을 창조했고, 인간은 세상 속의 악을 창조했다. 하지만 선 역시 인간의 창조물이다. p.139

유대인에게는 신이 두 존재(아버지와 아들)로 분열된다는 것은 무시무시한 일이다. 그런데 여기서 멈추지 않고 성령이 추가되어 둘이 셋으로 확대되고, 다시 신의 어머니 마리아가 일봉의 반신으로 추가 되었다. 유일신이 사위일체(성부, 성자, 성령, 성모)의 성향이 강한 삼위일체의 신이 된다. 하지만 이렇게 구약의 신을 급진적으로 해석하지 않았다면 예수의 제자들로 구성된 유대교 분파는 결코 세계종교가 되지 못했을 것이다. 따지고 보면 예수가 아니라 바오로가 기독교의 창시자였다. p.1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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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안의 역사 - 현대 한국인의 몸과 마음을 만든 근대 역사학자 전우용의 한국 근대 읽기 3부작 2
전우용 지음 / 푸른역사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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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SNS에서 촌철살인의 진수를 보여주며 혹자는 전문 타골사라고까지 말하는 작가가 역사학자였다는 사실을 다시금 깨닫게 해주는 책이다. 그가 특히 더 분개하는 소위 토착왜구세력에 대해 촌철살인을 던질 수 있는 이유를 이 책을 읽은 독자라면 이해할 수 있다.
한국 근현대사에 대한 전문가적 지식을 알기쉬운 문체로 그리고 이야기하듯이 잘 설명해준다. 근현대사에 그의 기존 2권의 책보다 좀 더 쉽게 읽히는 것은 나만의 느낌인지 아니면 그간 많은 SNS활동에 따른 좀 더 대중적인 글쓰기를 추구한 것인지는 모르겠다.
어떤 이유에서든 간에 우리 생활에 좀 더 가까운 근대사에 대한 이야기를 접하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음에 충분한 책이다.
근대의 모습이 투영되어 우리가 살고 있는 현대의 모습이 되어 있는 점을 생각해보면 일제 36년이라는 시간이 우리의 삶의 큰 영향을 끼쳤다는 사실을 다시한번 느끼게 해준다. 우리가 사용하는 단어, 제도가 대부분 일제 식민지시대에 정립된 것이지만 그것이 우리의 생각이 담겼다기 보다는 일본인이 사용하던 것을 그대로 사용한다는 점은 참 안타까운 것같다. 그러기에 아직 우리 주변에는 한국인인 모습을 하고 있는 토착왜구 세력이 많을 수 밖에 없는 것일까?



한국 남성들이 너도나도 포경수술을 받게 된 데에는 의학적 효용뿐아니라 전쟁을 겪으면서 ‘신분 관념이완전히 붕괴하고 그 대신 균질화의 욕구가 정면에 떠오른 사정도 작용했을 것이다. 한국 남성들이세계 제일의 포경수술 비율을 자랑 하게 된 배후에는 다들 하는데 나만 빠질 수 없다는 심리, 일단 ‘정상‘이나 ‘표준‘으로 인정된 것이라면그에 자신을 맞춰야 한다는 강박 관념 같은 것도 있었다. 이런 문화에서는 특수 특별 · 특권이 더 백안시되기 마련이지만, 한편으로 그 특수 특별 특권에 대한 욕망도 만만치 않다. ‘특권층‘에 대한 한국 사회의 시선이 극명하게 엇갈리고, 특권층들의 처신이 언제나 아슬아슬한것도, 이런 양면적 욕망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p.35

그런데 ‘사랑‘은 순우리말이 아니다. 한자어 상량이 변한 말이다. 이와 가장 가까운 순우리말 단어는 헤아리다‘로서 계산하다. 계측하다와 비슷하다. 사고 유형으로는 수학적 사고에 해당한다. 사물과 사상, 타인의 마음을 제대로 헤아리려면 신중하고 세심하며 정밀하고집요해야 한다. p.67

현모양처론은 중세 유교의 덕목이 아니라 메이지 시대 일본에서 장아되어 20세기 초 한국에 유입된 친황제 국민국가의 여성관이다. 일본천황제 국민국가가 여성에게 부여한 역할은 남성이 나라에만 충성한수 있도록 뒤에서 가정을 맡아 꾸리며 자식을 충성스러운 미래의 신민으로 기르는 일이었다. 현모양처라는 용어는 성인 남성을 가정에서완전히 이탈시켜 천황에 직속된 신민의 일원이라는 자격만을 부여하고, 그에 따라 가정에 생긴 ‘권위의 공백을 제국 신민의 아내이자 어머니로서의 책임을 자각한 여성의 자발적 헌신으로 메우려는 의도에서만들어진 것이다. p.77

1913년 조선총독부는 객주취체규칙을 제정 공포했다. 이에 따르면 객줏집을 비로솬 숙박업소를 경영하는 자들은 자기 집에 숙박한 손님의 인적사항과 전날 묵은 곳, 행선지 등을 기록해 두었다가 손님이 떠나면 한 시간 안에 경창주재소에 신고해야 했다. 가처가 일정치 않은 독립운동 혐의자들을 감시하려는 조치였는데, 이로써 여행객의 위치 정보는 가족른 몰라도 경찰은 아는 특수정보가 되었다. p.243

도시는 기본적으로 권력의 의지에 따라 만들어지고 변형되는 공간이다. 공간을 개조할 수 있는 힘이 곧 권력이다. 그래서 도시의 생명은 대체로 권력의 생명보다 길다. 이른바 역사도시는 거시적으로든 미시적으로든 여러 차례의 권력 교체를 경험한 공간이다. 이런 도시들에서는 새 도로를 내고 새 건물을 짓는 것뿐 아니라 낡은 건물을 헐거나 남겨 두는 것까지 정치적 고려가 개입한다. p.301

그런데 일제강점기에 일본제국주의자들은 ˝일본인은 남성적이고 한국인은 여성적˝이라는 이미지를 조작해 식민 지배를 남성의 여성 지배와 등치하려했다. 관제엽서나 포스터는 기생 등의 여성이나 입에 곰방대를 문 노인으로 한국을 형상화했고, 학교에서는 방정한 품행만 앞세우고 기개와 지조는 뒤로 밀어냈다. 더불어 남성성을 대표하는 정신이자 태도였던 기재와 지조는 성가신 개념이 되었다. 부정한 권위에 맞서고 부당한 명령에 불복하는 것은 비국민적 악덕으로 재배치되었다. p.362

일본인들이 양력과 음력을 각각 문명과 야만의 표상으로 설정한 바로 그 이유 때문에, 식민지 조선에서는 오히려 양력에 대한 저항이 더필요했다. 조선인들의 의식 깊은 곳에는 음력을 지키는 것이 일제의 민족문화 말살 책동에 대한 저항이라는 생각이 있었던 듯하다. 일제강점기 내내 음력은 계속 농촌의 생활리듬을 지배했을 뿐 아니라, 도시에자는 조선인들의 생활리듬에도 압도적인 힘을 발휘했다. 조선인들은명절, 생일, 제사, 이사 등 특별한 날은 모두 음력을 따랐다. 양력 1월1일의 신정은 왜설이라 하여 외면했을 뿐더러, 신정을 쇠는 조선인들은 암암리에 배신자나 반역자 취급을 받았다. p.3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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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 - 불확실한 삶을 돌파하는 50가지 생각 도구
야마구치 슈 지음, 김윤경 옮김 / 다산초당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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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제가 「무기가 되는 철학」을 다소 응용하여 「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로 선정한 것에 큰 박수를 보낼만큼 멋진 제목이라고 생각된다.
이 책의 프롤로그를 읽어보면 우리가 철학을 배워야하는 혹은 공부해야하는 이유를 현실감있게 잘 압축하여 말하고 있다. 이 책에서 다루는 철학 사상은 현실 혹은 인간관계에 대한 내용을 설명하고 응용되어야 하기에 각 챕터는 그리 길지않고 필요한 핵심만을 다루고 있다.
이 부분은 이 책의 장점이라 하겠다. 몇년전 팟캐스트에서 인기를 끌었던 ˝지대넓얕˝의 전형적인 방식이다. 이러한 방식은 철학을 업으로 하지 않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이보다 더 좋을 수 없을 만큼 적정한 분량이다. 더 궁금하면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찾아본다는 사실을 작가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곁.에.두.고. 읽을만한 책이다.
그렇다. 이 책은 곁에두고 읽을만 하다. 처음에는 고개를 끄덕이며 혹은 가우뚱하며 그냥 읽어 가는 것이 좋다. 처음에는 최소한의 밑줄과 표시 정도 만으로 족하다. 그리고 문득 생각날때 마다 끌리는 챕터를 다시 읽어보는 그런 책이기에 곁에 두고 읽어야 하는 책이다.

p.s. 이 책을 읽으면서 친한 선배의 모습이 떠올랐다. 늘 인간관계에 대해 고민하고 회사에서 좀 더 성숙한 인간이길을 고민하고 지적 호기심이 많지만 그 기저에는 따뜻함을 가지고 있는 그런 사람이다. 선배에 선물할 이 책을 사서 오랜만한 연락해야겠다. 그리고 이야기하고 싶다. 나와 우리들 혹은 삶에 대해서.....




˝교양 없는 전문가야말로 우리의 문명을 가장 위협하는 존재다.˝
참으로 강렬하다. 철학을 배우면 어떤 일에 도움이 된다거나 멋있어 보인다거나 현명해진다는 것이 아니고, 찰학을 배우지 않고 사회적 지위만 얻으면 뮨명을 위협하는 존재, 한마디로 위험한 존재가 된다고 지적하고 있다. p.6

다시 말해 사람이 창조성을 발휘하여 리스크를 무릅쓰고 나아가는 데는 당근도 채찍도 효과가 없다. 다만 자유로운 도전이 허용되는 풍토가 필요하다. 그러한 풍토 속에서 사람이 주저 없이 리스크를 무릅쓰는 것은 당근을 원해서도 채찍이 두려워서도 아니다. 그저 단순히 그렇게 하기를 원하기 때문이다. p.69

평범한 인간이야말로 극도의 악이 될 수 있다. 스스로 생각하기를 포기한 사람은 누구나 아이히만처럼 될 가능성이 있다. 그 가능성에 관해 생각하는 것은 두려운 일일지 모르지만, 그렇기에 더더욱그 가능성을 분명히 인식하고 사고하기를 멈추면 안 된다고 아렌트는 호소한다. 우리는 인간도 악마도 될 수 있다. 그리고 인간이 되느냐 악마가 되느냐는 시스템을 비판적으로 사고할 수 있는 능력에 달려있다. p.101

마키아밸리는 더 나은 통치를 위해서는 비도덕적인 행위도 허용된다고, 즉 그 행위가 더 나은 통치라는 목적에 부합한다면 인정받을 수 있다고 한 것일 뿐이다. 그도 미움을 사고 권력 시반을 위태롭게하는 부도덕성은 어리석은 행위라고 비판했다. p.132

쿠르트 레빈에 의하면 어떤 사고방식이나 행동양식이 정착되어 있는 조직은 해동 - 혼란 - 재동경의 과정을 거쳐 변화한다. 여기서 이 프로세스가 해동에서 시작된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해동이라는 것은 바로 ˝끝낸다˝라는 의미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무언가 새로운 것을 하려고 할 때 앞으로의 일을 ˝시작˝하는 데만 초점을 맞춘다.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쿠르트 레빈의 지적른 새로운 것을 시작할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오히려 지금까지의 방식을 ˝잊는˝것, 즉 이전 방힉에 ‘종지부를 찍는 일‘이라는 점을 상기시켜 준다. p.151

어떠한 형질이 더욱 유리한지 사전에 알 수는 없다. 자연도태는 말하자면 주사위 던져지듯 일어난 다양한 형질의 돌연변이 중 우연히 더 유리한 형질을 지닌 개체가 그 형질을 차세대에 유전으로 남기고, 더 불리한 형질을 지닌 개체는 도태되어 가는 과정이다.......개미 a가 페르몬을 뿜으며 지나간 경로가 반드시 최단거리인 것은 아니었으며, 오히려 멍청한 개미가 적당히 길을 잘못 들거나 다른 데 들렀다 가는 애러를 일으킴으로써 생각지 못한 결과로 최단경로가 발견되었다. 이에 다른 개미도 그 최단 경로를 사용하게 되어 결과적으로 ‘단기적인 비효율‘이 ‘중장기적인 고효율‘로 이어진 것이다. p.218~220

우리가 안이하게 궁극의 이상으로 내건 ‘공정하고 공평한 평가‘는 정말로 바람직한 것일까? 그 이상이 실현되었음에도 ‘당신은 뒤쳐져 있다‘고 평가 받는 많은 사람들은 대체 어떻게 해야 자기 존재를 긍정적으로 인식할 수 있을까? 그러한 사회와 조직은 정말로 우리에게 이상적일까? 공정이라는 개념을 절대적인 선으로 받들기 전에 곰곰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p.249

세상은 결코 공정하지 않다. 그러한 세상에서 한층 더 공정한 세상을 목표로 싸워 나가는 일이 바로 우리의 책임이요, 의무다. 남모르는 노력이 언젠가는 보상받는다는 사고가 인생을 망칠 수도 있다는 것을 명심하자. p.2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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