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절한 수준의 약학지식과 흥미를 끄는 역사지식이 잘 어우러져 있는 책이다. 10가지 주제 임에도 불구하고 속도감 있게 금방 읽을 수 있다. 초등학생인 아들녀석도 흥미를 가지고 읽을 만큼 책 내용 자체도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쉽게 이해되는 것 같다.이런 장점이 반대로 다소 깊이 있는 정보 또는 최신 정보를 얻는 부분에서는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최근 출간된 한국인 저자의 ˝인류를 구한 12가지 약˝과 비교해서 읽어보면 그 차이가 어떤지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이는 우열의 문제가 아니라 저자의 선택의 문제일 것이며, 이 책은 현재 쓰여진 그 모습 그대로 매우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매력적인 책이다.의약품은 때로 놀라운 위력을 발휘한다. 한 알의 알약. 한 봉지의 가루약은 클레오파트라의 코와 마찬가지로 역사의 흐름에 거대한 그러나 알아차리기 힘든 변곡점을 가져왔다. 이 책을 읽으며 역사의 만약을 마음껏 즐겨주시기를 바란다. 이야기 속에서 어떠한 교훈, 어떠한 이야기를 끌어낼지는 독자 여러분 개개인의 자유로운 감성에 달려 있다. p.11모르핀은 엔도르핀과 앞머리가 흡사한 구조로 수용체와 결합해 엔도르핀과 같은 작용을 일으킨다.....모르핀은 이 비밀의 골짜기를 파고 들어가 임시방편이지만 커다란 쾌감을 선사한다. 모르핀을 계속 투여하면 우리 몸은 현재 엔도르핀 양은 충분하다고 판단하여 생산을 중단한다. 결국 모르핀 공급이 중지되면 우리 몸은 엔도르핀이 부족해져 견디기 힘든 불쾌감을 느끼게된다? 이것이 바로 마약의 금단증상이다. 모르핀을 투여하면 금단증상은 사라지지만 엔도르핀 생산능력을 다욱 떨어진다. 그리고 그 다음에는 더 많은 양의 모르핀이 필요하게 되는 억순환에 빠진다. p.99제멜바이어스와는 정반대로 리스터는 수술감염증을 추방한 영웅으로 온갖 명예를 누리며 한평생을 보냈다. 리스터의 이름은 지금도 소독의 대명사처럼 인식되고 있다. 예를 들어 세계 각지 가정의 욕실 선반에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구강 소독제인 ‘리스테인‘이라는 상품은 리스터의 이름에서 따온 이름이다. p.145항생물질 남용이 내성균 출현의 주요 원인이라는 주장 부인할수 없는 사실이다. 예를 들어 미국에서는 항생물질의 80퍼센트가 가축 등의 동물에 사용된다.질병 예방, 성장 촉진 등의 이유지만 효과는 장단할 수 없다.저렴한 약이니 일단 먹이고 보자며 항생제를 오남용하는 습관은 이윽고 우리 자신의 목을 조여오는가미가 될 것이다.인류가 오랫동안 그려온 20세기 후반이 되어서야 겨우 손이 닿는 곳까지 접근한 ‘질병 없는 세계‘라는 꿈은 신기루처럼 다시 사라질 수도 있다. 우리가 아슬아슬한 벼랑 끝에 서 있음을 확실하게 인식하고 대책을 세워야 할 때가 왔다. p.2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