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관에서는 언제나 맨얼굴이 된다 - 새하얀 밤을 견디게 해준 내 인생의 그림, 화가 그리고 예술에 관하여
이세라 지음 / 나무의철학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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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4개 챕터로 구성되어 있다.
상대적으로 대중에게 덜 알려진 그림이 많은 챕터부터 읽었고, 그것이 마지막 챕터였다.
작가가 가장 숨기고 싶을만큼, 혹은 머리속에서 지우고 싶을만큼의 경험에 관한 얘기가 중심을 이루고 있었다. 본인의 내면 깊은 곳에 있는 얘기를 하기위해서 상대적으로 낯선 그림을 대상으로 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래서인지 4번째 챕터는 그림에 매몰되기 보다는 작가의 진심을 느낄 수 있었던 같다.

책 뒷편에 있는 추천사에 이런 문구가 있다.
˝글을 읽으며 마음이 먹먹해져서 눈물이 났다. 이런 용기있는 글을 쓰기 위해 얼마나 힘을 냈을지 짐작이 되어서.˝
이 책을 읽는 독자라면, 특히 그녀와 나이가 같거나 많은 독자라면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문구다.

다음 책에서는 본인의 경험을 전면이 드러내기보다는 그 경험을 통한 작가로서의 메시지를 기대해본다.



리카르드 베르그의 〈북유럽의 여름밤〉을 처음 봤을 때 ‘이상적인 간격‘이라는 말이 떠올랐다. 너무 멀지도, 가깝지도 않은 거리를 유지한 두 남녀가 발코니에서 백야 중인 북유럽의 저녁 풍경을 바라보고 있다. 왼쪽에서 들어오는 빛은 여성의 허리 부근과남성의 오른쪽 다리를 부드럽게 비춘다. P.2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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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먼 자들의 도시 (100쇄 기념 에디션)
주제 사라마구 지음, 정영목 옮김 / 해냄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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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과연 저들처럼 눈이 멀게 될까. 대체 어떤 이유로 나는 지금까지 눈이 멀지 않은 걸까. 그녀는 피곤한 표정으로 두 손을들어올려 머리카락을 풀었다.
그녀는 생각했다.
곧 우리 몸에서 나는 악취가 코를 찌를 거야. 그때 한숨 소리가 들렸다. 
신음, 처음에는 숨을 죽인 가운데 시작된 아주 작은 울음소리, 언어처럼 들리는 소리, 언어여야 하는 소리. 그러나 언어의 의미는 점점 높아지는 소리에 묻혀 사라져버렸다. 
그 소리는 외침으로, 으르렁거리는 소리로, 마침내 무겁게 씩씩거리는 숨소리로 바뀌고 있었다. P.137

그들은 어머니에게 의지하는 어린아이들처럼 그녀에게 의지하고 있었다. 만약 내가 이 사람들을 실망시킨다면, 그녀는 생각했다. 그녀는 주위의 모든 사람들이 눈이 멀었음에도 불구하고그럭저럭살아가고 있다는 생각은 하지 못했다. 
사람들이 무엇에는 익숙해진다는 것, 특히 사람이기를 포기했을 경우에는 그것이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것을 이해하려면, 그녀 역시 눈이멀어야 했다. 물론 그들은 아직 사람이기를 포기할 지경에는이르지 않았지만, 이제 엄마를 찾지 않는 사팔뜨기 소년도 조건에 익숙해지는 사람의 한 예라고 할 수 있다. p.316

왜 우리가 눈이 멀게 된 거죠. 모르겠어. 언젠가는 알게 되겠지. 내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고 싶어요. 응, 알고 싶어. 
나는 우리가 눈이 멀었다가 다시 보게 된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나는 우리가 처음부터 눈이 멀었고, 지금도 눈이 멀었다고 생각해요. 눈은 멀었지만 본다는 건가. 볼 수는 있지만 보지않는 눈먼 사람들이라는 거죠.
의사의 아내는 일어나 창으로 갔다. 그녀는 쓰레기로 가득찬 거리, 그곳에서 소리를 지르며 노래부르는 사람들을 내려다보았다. 이어 그녀는 고개를 들어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모든것이 하얗게 보였다. 내 차례구나, 그녀는 생각했다. 두려움 때문에 그녀는 눈길을 얼른 아래로 돌렸다. 도시는 여전히 그곳에 있었다. P.4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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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 옆 인문학 책상 위 교양 21
박홍순 지음 / 서해문집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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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별 사회현상을 철학, 사회과학을 통해 부족하지도 넘치지도 않게 잘 다루고 있는 것 같다.
그렇기에 인문학 입문서로 딱이라 할 수 있다.

제목처럼 정말 미술관 ˝옆˝ 인문학이다.
미술관 ˝안˝ 인문학은 아니다.

친숙한 또는 직관적으로 느낄 수 있는 미술작품을 모티브로하여 인문학의 주요 이론들과 사회현상을 설명하고 있다. 미술 작품의 역할은 모티브, 딱 거기까지다. 그래서 미술관 안에 있는 인문학이 아니라 미술관 옆이 있는 인문학이다.
작가가 미술작품에 대한 지식이 모자라거나해서 적게 다루는 것이 아니라 인문학을 좀 더 쉽게 설명하기위한 도구로 쓰기위해 절제했다는 느낌이 든다.


고야는 전쟁의 끔찍한 현실을 그림을 통해 고발했다. 하지만 새로운 전쟁이 이성의 부족 때문이 아니라 이성의 과잉 때문이라는 것까지는 인식하지는 못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전쟁 자체의 처참함에 대해 몸서리쳤다. P.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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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없음의 과학 - 세계적 사상가 4인의 신의 존재에 대한 탐구
리처드 도킨스 외 지음, 김명주 옮김, 장대익 해제 / 김영사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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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신론자들은 경이롭고 기가 막히게 잘 해명될 수 있는 실재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지적 용기가 있다. 무신론자로서 당신은 당신이 살아갈유일한 인생을 온전하게 살 도덕적 용기가 있다. 실재를 온전히살고 누릴 용기, 그리고 당신이 왔을 때보다 더 나은 세상을 만들고 떠나기 위해 최선을 다할 용기가 있다. P.59

신이 없을 때 우리는 희망과 위안의 진정한 원천을 발견한다. 예술, 문학, 스포츠, 철학은 다른 형태의 창의성과 묵상과더불어 즐기는 데 무지나 거짓말을 요구하지 않는다. 그리고 과학도 있다. 과학은 내적 보상 외에도, 방금 소개한 사례에서 진정한 자비를 제공할 것이다. 지카 바이러스를 물리칠 백신 또는 치료법이 마침내 발견되어 무수한 비극과 죽음을 막을 때, 신자들은 그 일에 대해 신에게 감사할까?
분명 그럴것이다. 그리하여 이러한 대화는 계속된다. P.77

도킨스 : 흥미로운 말씀이군요. 그들이 겉보기에는 확신에 차서 사도신경을 암송하는데, 그것은 의심을 극복하기 위한일종의 주문이다 이거죠. ˝저는 믿습니다. 믿습니다. 믿습니다!˝ 이렇게 말하면서요. 실제로는 믿지 않으니까. P.98

해리스 : 종교는 수많은 질문에 대한 권한을 잃었는데, 온건주의자들은 무슨 논리인지 이것이 믿음의 승리라고 주장합니다. 믿음은 스스로 계몽을 일으킨다고 주장하죠. 하지만 실은 외부로부터 계몽되었고, 과학에 침범당했어요. P.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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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의 지붕 낮은 집
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 지음 / 사람사는세상노무현재단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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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특권과 반칙이 없는 사회 만들기를 기조로 삼고 있습니다. 그래서임기 동안 해낼 네 가지 과제를 세웠습니다. 
첫째는 정경유착 근절입니다. 난 재벌들에게 돈 안 받겠다고 했습니다. 
둘째는 지방분권입니다. 지방에 힘을 실어주어야 합니다. 
셋째는 영호남 갈등 해소입니다. 이를 위해서라면 뭐든 야당에 양보할 생각입니다. 
넷째는 권력기관의 힘을 빼는것입니다. 국민이 위압을 느끼지 않아야 편안한 세상이 됩니다.˝
창덕궁에서는 내가 어디까지가 권력기관이냐고 질문하였을 때 노 대통령은 검찰청, 경찰청, 국정원, 언론기관 등을 꼽으면서 한마디로 전화 와서 받았을 때기분 나쁜 곳은 다 권력기관‘이라는 명언을 하신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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