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남편의 휴대폰 알람음이 울린다. 웅크리고 뻐근한 근육을 움직여본다.

오늘도 하루가 시작되는가보다 학교가는 생각만하면 두통이 온다는 아이말이 눈뜨자 생각나는 아침

마음이 무겁다 배도 고프다. 해놓은 밥도 없다. 뚜벅뚜벅 발걸음을 냉장고로 가서 반찬을 꺼내본다 아이들 이름을 한명씩 부른다 강윤아! 강민아! 다시 냉장고로 발걸음을 옮겨 뒤적뒤적....

야채실에는 이것저것 많이 보인다. 어머님이 시골에서 뽑아다 주신 상추 쑥갓, 마늘 등등 하나같이 죄다 아이들이 꺼리는 생식거리 그렇지만 나는 그럭저럭 끼니를 해결할 수 있는 식재료들 하지만 아이들이 좋아하는건 거의 없다.

언젠가 작은 녀석이 밥상앞에서 작은 소리로 투덜거리면 하는 말이 생각난다. 엄마 밥은 맛있는게 하나도 없어... 냉동고를 다시 열어본다. 아, 꼬마돈가스! 돈가스를 튀겨 줘야 겠다.

어제 저녁부터 어깨를 누르는 통증이 엄습해 온다. 몸을 비트는가 싶더니 다시 침대에 붙어버린 아이의 겨드랑이를 꼭 찌른다. 다시 발걸음은 인덕션앞 밥에 전원을 올리고 기다린다. 소리를 지른다 아까보다 높아진 소리 강윤아 강민아 휴대폰에선 다시 알람 아이들이 학교로 나설시간을 알려주는. 이것저것 먹는둥 마는둥하더니 반쯤 감긴눈으로 집을 나서는 아이들의 뒷모습을 멍하게 바라본다. 어제 저녁부터 쌓기 시작한 설거지 개수대에서 그릇 몇 개를 씻어보다가 거품을 씻어내고 침대로 고스란이 엎어진다. 긴잠,긴잠을 자고싶다는 생각에 빠진다.나도 모르게 감긴 눈이 떨어지지 않는다.

2017.5.12 르베인 알라스카


댓글(2)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이누아 2017-05-12 13: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

ieunwoo 2017-05-12 13: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방가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