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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잠꼬대 ㅣ 시와반시 기획시인선 19
장하빈 지음 / 시와반시 / 2021년 3월
평점 :
절판
아름다운 은유의 시. 다 읽고나면 허공을 떠도는 글귀들이 내게 달라붙어 달빛가루처럼 반짝거립니다. 오래도록 붙어 떨어지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먼 들판에서 마당귀에서 마루밑에서 내내 그리울 겁니다.
봄
네가 봄이었으면 참 좋겠어
봄은 말이야 보고 싶은 이에게 꽃을 물고 오거든 - P11
달빛 소나타
달빛은 나의 악보 그림자는 나의 악기
나는 그림자 밟으며 달빛을 연주한다 - P38
별리
봄에는 먼 들판에서 울고 여름엔 마당귀에서 울고 가을엔 마루 밑에서 울고 겨울엔 가슴속에서 운다 귀뚜르귀뚜르 천지간에 울음만 수놓고 간 솔아
- P40
산문
어제는 마음이 소란해서 산문에 들고 오늘은 춥고 배고파서 산문을 나섰다 내일은 적막 그리워 산문을 서성일까 - P56
질라래비 훨훨
꽃 본 나비 담 넘어가랴 물 본 기러기 산 넘어가랴
그대 숨기척 못내 그리워 어제는 꽃밭을 맴돌고 오늘은 물가를 맴돈다 - P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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