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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스튜어트 밀의 자유론 ㅣ 메이트북스 클래식 23
존 스튜어트 밀 지음, 정영훈 엮음, 최기원 옮김 / 메이트북스 / 2025년 6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 입니다>
이 책은 시대를 초월한 자유의 본질을 깊이 탐구하며, 오늘날 우리가 직면한 수많은 사회적 질문에 명쾌한 해답을 제시한다.
존 스튜어트 밀은 19세기 산업혁명의 격동 속에서 인간의 존엄과 자유를 위한 굳건한 철학적 기반을 마련한 선구자이다. 그는 시장 만능주의를 경계하고 제한적 정부 개입을 주장했으며, 자유주의와 사회주의의 조화를 통해 인간 중심 사회를 구현하고자 했다. 밀의 고전 『자유론』을 현대적 언어와 구성으로 재탄생시킨 이 책은 밀의 시대를 초월한 통찰이 오늘날 우리에게 얼마나 절실한 메시지를 전하는지 역설적으로 증명한다.
밀이 살던 시대는 물질적 풍요와 기술 발전이 눈부셨지만, 그는 개인의 고유성이 사라지는 것에 깊은 불안을 느꼈다. 그는 사회를 움직이는 진정한 힘이 정부나 법률 같은 외형적 권력만이 아니라고 보았다. 오히려 사람들의 무의식적 동조와 여론의 압력, 도덕감정의 획일화야말로 개인의 삶을 침묵시키고 자유를 내부에서부터 침해하는 본질적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이 책은 이러한 통념과 가치 판단 속에서 자유가 어떻게 침해되고 무너지는지를 분석한 보고서로서, 오늘날 우리 사회의 모습을 비추는 거울과도 같다.
특히 밀이 경고한 '다수의 폭력' 개념은 민주주의마저 여론이라는 이름 아래 폭력 도구가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는 오늘날 우리가 겪는 혐오 발언, 여론 재단, 사회적 낙인 등의 문제들과 직접 연결되는 원리이다. 침묵이 살아남는 길이 되고, 다르게 사는 것이 비정상으로 치부되며, 소수의 표현은 허용되되 다수에게 불편한 것은 금지되는 모순적인 상황에서, 우리는 진정 자유를 누리고 있는가라는 근본적 질문을 던지게 된다. 이 책은 이러한 질문에 대한 깊은 성찰을 요구하며, 자유의 본질을 되짚어볼 기회를 제공한다.
밀의 핵심 사상인 '해악 원칙(harm principle)'을 중심으로, "다른 사람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 한, 개인의 자유는 침해받아서는 안 된다"는 주장을 명료하게 설명한다. 표현의 자유, 사상과 행동의 자유, 그리고 다수 억압에 맞선 소수 의견의 가치를 분석하며, 원전의 깊이를 잃지 않으면서도 이를 현대 사회의 구체적 사례와 연결하여 독자의 사유를 자극한다. 단순한 요약본이 아니라, 밀의 사상이 왜 지금도 유효한지를 끊임없이 묻고 답하게 만드는 책이다.
"인간의 이성이 본래 불완전한 이상, 진실은 오직 다양한 관점이 충돌해 맞부딪치는 자리에서만 온전히 드러난다. 그럼에도 우리는 그 불완전함을 감내할 수 있어야 한다. 더 넓고 더 깊은 진리에 다가가기 위해 기꺼이 치러야 할 필연적이고 값진 대가이기 때문이다."
“자유란 단지 원하는 대로 행동하는 것이 아니라, 타인의 권리와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는 능력이다.”
“어떤 의견이 틀렸다고 해서 침묵시키는 것은, 진리를 향한 가능성 자체를 죽이는 일이다.”
우리나라 정치판도를 보자. 거대여당1개 거대야당1개. 그리고 없다. 다양성이라고는 눈씻고 찾아볼 수 없다. 그리고 그 두개의 정당은 상대의 모든 정책에 오로지 반대를 위한 반대에 에너지를 쏟는다. 국회의원들은 개인의 의견이 무시되고 조금이라도 당론과 다른 성향이 보이면 탈당하라는 압력에 시달려야 한다. 섬겨야 할 대상이 국민이건만 국민의 의견은 철저히 무시되고 당리당략에 전념할 뿐이다. 이러니까 민주주의 시행 80년이 지나도록 진전이 없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뭔가 발전을 기대하던 국민들의 열망은 불씨마져 사그라질 지경이다. 밀이 동양이 서양의 지배하에 들어갈 수 밖에 없었던 원인으로 지적한 다양성과 독특함에 대한 철저한 억압, 그 잘못을 우리나라 정치계는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1800년대에 씌어진 이 책이 오늘 우리나라 정치인들의 가슴에 새로운 불씨를 지피는 계기가 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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