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전  그녀의  마음을 잡기 위해 썼던 편지를  다시 읽었다.

그시절의 전부였다고 할 수 있었던  처음이자 마지막사랑이라고 혼자 믿으며 ,그녀에게 모든걸 걸고 싶었다.

지금생각해보면   서투르고 보잘것 없는 내자신은 생각하지도 않고 그저 현주를 원망하고 미워하고 그리고 혼자서 만든 

상처속에서 허우적 거리고 살았던 것 같았다.

"지훈씨!  그편지 읽으니 옛생각이 새록새록 해요?"

"아니에요, 그저  " 

그날 저녁에  지연의 오피스텔 베란다 작은 빈화분에  편지를 태웠다.

어짜피 그 작은기억은  내게 과거일 뿐이고 현재의 나의모습도,  나의 여자도  모든것이 달라져 있으니 말이다.

다음날 부터 우린 구체적으로 결혼에 대한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남자라서 몰랐는데 결혼 그거  굉장히 복잡했다.

일단 중국에서 귀국전까지  아파트는 구하지 않고  지연의 오피스텔에서 신접살림을 차리기로 했고, 그외에 예식장,야외

찰영 등 여러가지 잡다한것에 대해 하나하나 준비하려 하니 여간 성가신 것이 아니었다.

지연에게 모든걸 위임했지만, 촉박한 시간때문에 어느것 하나 해결될 수있는 것이 없었다.



"지훈씨!  나이러다 결혼식날 청바지 입고 결혼하는거 아닌지 모르겠다"

한숨을 쉬고 있는 지연을 보며,  가만히 있으면 안되겠다 싶어   동기인 영구에게 도움을 청했다.

마침 영구부인의 친한 지인이  웨딩전문가라   상당부분들을 해소할 수 있었고   회사 강당을   결혼식 장소로 대여할 수

있어서 한숨 돌렸다.

선부장님의 배려로 중국입국도 일주일 정도 늦출수 있어 , 신혼여행부분도   해결 할 수 있었다.

결혼식 예물반지를 맞추러 백화점에 들렀을때 , 토이의 '내가 너의 곁에 잠시 살았다는 걸'이라는 노래가 나오고, 나도 모

르게 노래를 따라 부르는데  지연이  눈을 흘겼다.

"혹시 현주씨 생각하면서 부르는거 아니에요?"

"아니에요, 그저  노래가 좋아서`````"

그녀의 손을 꽉 잡았다.

이제 내기억 저편의 희미한 것들은 사라지고,  지연과의 새로운 기억들이 가득찰 것이라고 믿으면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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